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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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한결같이 슬프다.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부부, 남편을 잃고 슬퍼하는 부인, 반려견을 잃은 아이, 엇나간 아들이 걱정되는 엄마, 헤어지는 애인, 임용이 안된 시간 강사, 사라져가는 언어. 작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가장 인상깊었던 단편은 "노찬성과 에반" 아마도 반려견과 초등학생 아이의 관계, 핸드폰이 생기면서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재미었었던 단편은 "침묵의 미래" 어설플게 SF를 시도한 느낌이다...

그리고 "건너편"도 재밌게 읽었다. 헤어지려는 애인의 입장과 헤어지고 난 후의 심리를 참 잘 표현했다.


다른 단편들은 평범했다.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슬펐다.

특히 마지막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제자를 살리기 위해 뛰어든 남편이라는 소재 자체부터가 너무 슬프다.


김애란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이렇게 슬프면 다음 작품은 읽고 싶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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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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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 영향은 아니지만 나도 몇 달 전에 퇴사했다.

더 이상 조직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홀로서기를 결심한 바로 그 나이에. 차이점은 저자는 결심하고 10년을 더 회사를 다녔다는 점이다!


'회사 사회'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탁월하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필요하지 않는 것을 필요하게 만들어가는 사회. 솔직히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더 이상 살게 없어진다. 

요즘은 엥겔스 지수가 너무 높아져서 별로 사는 것도 없는데 식비가 너무 많이 드는 것 같다.


저자가 얘기했듯이 집도 줄이고 소비를 줄이면, 실제로 생활비가 많이 들진 않는다.

또한 열심히 진지하게 산다고 그만큼 나에게 돌아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행복은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것이 아닐까?라고 문제 제기한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내가 가장 행복하게 느낄 때는, 날씨가 좋아 좋은 사람과 산책할 때, 친구들과 커피 마시며 수다 떨 때,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을 때, 넷플릭스 볼 때 등등 행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더 이상 회사로부터 받고 싶은 것이 없어졌을 때 나도 퇴사했다. 마지막 까지 최선을 다해 졸업했다.

그러다 보니 후회도 없고 시원하기만 하다. 

퇴사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너무 만족스럽다. 저자가 얘기했듯이 퇴사하니 하고 싶은 일들이 마구 생겼다. 


저자가 얘기했듯이 고용보험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왜 자발적 퇴사자에게는 실업급여를 안주는지....오히려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이 가장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하지 않을까? 북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어쨌든 퇴사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과감히 단행하길 바란다.

신세계가 펼쳐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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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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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를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일흔 살에 돌아가서 더 이상의 사노요코의 책을 읽을 수 없지만, 나이드는 것에 대해 이렇게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전세계적으로 장수의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노년이 어떤 의미인지, 노인으로 사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1938년 베이징에 태어나서 베를린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고 한다. 두 번 결혼하고 아들이 있고 유방암에 걸려 예순일곱에 수술 하고 항암치료를 받는 1년 동안 한국 드라마에 빠져 살면서 턱이 틀어졌고 암이 뼈에 전이된 것을 알고 바로 재규어를 샀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 참 멋있다.


그녀의 문체는 냉소적이면서 담담하고 웃음을 자아내고 슬프다. 자기 세대는 끝났다 하면서 할 말은 다 한다. 

왜 나이들면 불쑥불쑥 화를 내는지, 옛날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되는지, 체면을 차리는 상황 등을 설명해 준다.


나도 만약 일기를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왜 일본 중년 여성에게 겨울연가, 욘사마, 한국 드라마가 인기였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수십 종류의 머플러를 선보인 욘사마에 빠지고, 드라마에서 툭 하면 미국 유학을 가는 주인공들이 신기하고, 사랑을 믿는 한국사람들이 부러웠다고 한다.

작가가 얘기했듯이 일본 사람에게 한국 남자는 희귀한 존재였다. 모든 것에 정열적으로,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인의 눈에는 너무나도 생소한 것이다. 겨울 연가에서 박용하의 역을 스토커로 표현한 것도 의외였다. 일본에는 그렇게 집착하는 남자가 없나보다. 조용한 집념의 나라 한국. 외국 사람들은 한국을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겨울연가 때문에 난생처음 DVD를 사게 된 저자가 너무 귀엽다. 절대 무언가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작가에 그 이후 DVD를 수집하는 취미가 생겼다. 한국 드라마 때문에 남이섬도 갔고 제주도도 갔고 판문점도 갔다.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일제시대 일본의 만행도 알게 되고, 저자는 솔직히 본인의 무지를 시인하면서 진심으로 부끄러워 한다. 이게 대다수 일본인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냥 다른 나라 특히 아시아에 관심이 없을뿐이다.


위키피디아 : https://en.wikipedia.org/wiki/Yōko_Sano

인간은 생산적이어선 안 돼. 쓰레기나 만들 뿐이니까. 난 불가연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거야. - P42

내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 지나치게 많지만 사사코 씨에게는 아무래도 좋지 않은 일이 지나치게 많다. - P45

- 나 예뻐?
- 넌 그걸로 충분해요.
- 여름은, 발견되길 기다릴 뿐이란다.
- 엄마, 나 이제 지쳤어. 엄마도 아흔 해 살면서 지쳤지? 천국에 가고 싶어. 같이 갈까? 어디 있는 걸까, 천국은.
- 어머,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던데.

- P109

그러나 한국 드라마는 근본적으로 어딘가 다르다. 이 행복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스토리도 대부분 억지로 짜 맞춰서 개연성이 없다. 보고 있으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런데도 행복하다. 엄청나게 행복하다. 잘난 사람들은 모두 이 현상을 분석하려 들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좋아하는 데 이유 따위가 없다. 그저 좋은 것이다. - P126

아줌마들은 외롭다. 할 일이 없다. 인생은 이제 내리막길이다. 몸이라면 더 이상 안 써도 괜찮다. 귀찮고 성가시다. 하지만 사랑은 받고 싶다. 애정으로 한가득 채워지고 싶다. 한국 드라마의 남자는 일본 남자라면 부끄러워할 만한 일을 태연하고 당당하게 해치운다. 장미꽃으로 하트를 그리고,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서도 이름을 부르며, 눈이 먼 여자를 위해 목숨을 끊어 자신의 각막을 이식한다. 이성은 모순을 허락하지 않지만 감성은 모순의 마그마다.
한국 부모의 강압적이고 이기적이며 타산적인 태도는 정말로 극성맞다. 일본 아줌마들이 한번쯤 해보고 싶어 하는 행동을 한국 아줌마들이 대신 해준다.
정이란 정을 있는 대로 다 쓴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서야 그 빈자리에 감정이 콸콸 쏟아져 들어왔다. - P137

외로운 독거노인은 주변에 화낼 소재가 떨어지면 천하와 국가를 논하며 울분을 토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
살날이 얼마 없으니 어린아이처럼 살고 싶다. - P187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을 먹을지 스스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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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강창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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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을 수 있다면 생명이 붙어 있는 것이다.

가족 중에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먹는 것을 평생 조심해야 하고 가족들도 같이 담백하고 무염 건강한 밥상을 먹게 된다.


직접 아내를 위해 요리하는 저자. 라면 말고 할 수 있는 음식이 없었지만 사랑하는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먹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짠하다. 

책을 읽으며 나도 엄마를 위한 요리를 하고 싶어 졌다. 

나도 겨우 미역국, 카레 정도만 할 수 있어서 이 책에 나온 감자전, 오믈렛, 짬봉, 볶음밥 등을 해보고 싶다.


출판사 커플 강창래 편직기획자와 알마 정혜인 대표. 40년을 같이 했지만 마지막 3년은 얼마나 절절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나한테도 같은 시련이 닥치면 난 어떻게 견딜까?

책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인생은 결국 내가 어찌할 수가 없고 다만 사랑하는 사람과 소박하게 식사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https://blog.naver.com/khhan21/220451344659

내가 보기에 가장 좋은 식사는 소식이다. 학자들도 소식이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도 그 이유는 잘 모른다. 다른 생명을 적게 약탈하기 때문이 아닐까. - P38

히포크라테스 수프.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굴비하라는 마음. 굴비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뜻.

보리차
이중텐의 중국사, 종이, 발칙한 현대미술사
바질페스토 PRIM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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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 평생 성장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의 48가지 공통점
도쓰카 다카마사 지음, 김대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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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를 할 때 특히 금융권,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다.

신문을 읽으라느니, 종이와 팬을 들고 다니라느니 등은 동의 할 수 없지만

메일 회신을 빨리 하라는 것과 상사와 일에 대한 이미지 공유하기, 보고는 상사의 말이 나오기 전에 하기 등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조언이 가장 나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양보하는 마음은 반드시 상대방에게 전해진다는 것. 내가 조금 늦게 내리더라도 '애프터 유' 정신으로 대하면 따뜻한 세상이 될 것 같다.

 

 2012년에 쓴 것을 감안해서 읽어야 하고 저자가 너무 맥킨지 홍보대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맥킨지에 대해서 배운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일본 사람 특유의 '애사심' '애국심'을 강조하는 부분도 불편했다.


하지만 맥킨지의 '졸업'정신은 마음에 든다. 회사는 중퇴가 아니라 졸업, 그래서 전 사원들을 alumni로 부르는 것은 멋진 발상이다.

많은 기업들, 조직들이 이런 마인드를 배우면 좋겠다.


회사를 그만둘 때 반드시 졸업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절대 도망치면 안된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전 직장에서 일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나와야 한다.
스스로 도망쳤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전 직장 동료들 가운데서도 반드시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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