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 컨피덴셜 - The U.S. vs. John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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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고 있는 우석훈씨의 <직선들의 대한민국>에 보면,

시대 상황이나 흐름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제인이나 기업가, 정치가가 아니라,

예술가라고 하는 말이 나온다.

 

존레논 컨피덴셜을 보면, 우석훈씨가 한 말이 그냥 상상으로 한 말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정치 따위엔 관심이 없을거야 라고 단정하는 것도

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정치를 하면 좀 아니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예술을 모르거나 예술가의 기질을 모르는데서 나온 이야기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핍박 받거나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을 가장 못참는 사람들이 어쩌면 예술을 하는 사람들, 아닐까.

 

존레논, 영리하고 용감하고 순수하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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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 - My Dear Enem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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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뿔도 없는 남자가 허세만 부리는데다가 철도 없고, 마음을 독하게 먹고 정신 차리게 해주려는데 그의 주변에는 의외로 좋은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 전부에게 이 사람은 내 돈이나 떼먹는 파렴치한이야라고 말하면서 잘해주지 말라고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이 안된 마음이 들어 잘해주고 있을 때, 우리는 보통, 또 낚였네 하면서 영화 속 전도연처럼 픽 웃고 말아야 한다.  

이윤기 감독은 이번에도 사람의 마음을 가는 비처럼 조용히 적셔주는 법을 한 수 가르쳐주는 것 같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피곤하게 아옹다옹하지 말고 그저 햇살 아래 멘솔 한 대라도 피워물고 있으면 잠깐이나마 평화가 오는 거, 그러니까 너무 미워하지도 말고 너무 사랑하지도 말고, 그냥 또 멋지게 하루를 보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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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2-06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도 영화도 배우도, 다 참 좋았어요.^^
낚였네ㅎㅎ 하면서 또 속아넘어가 주고 그렇게 살아요, 정말.

치니 2009-02-06 10:54   좋아요 0 | URL
하정우라는 배우에게 이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면, 막상 본인은 싫어할까요. ㅎㅎ 제법이네 라는 생각이 꽤 많이 들었거든요, 전도연씨야 이미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느물느물하면서 묘하게 보호본능 자극하는 남자 연기를 어쩜 그리 잘 하는지. 원래 저런 면이 있는 거 아냐 싶더라니까요.
혜경님의 리뷰 때문에도 이 영화를 보러 가는데 망설임이 없었던 기억이 나요. ^-^


니나 2009-02-0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파일로 1/2 정도 봤는데, 클클. 넘 재미있어요. 하정우 같은 남자 죠으면 박복에 이르는 병이겠지요. 언능 나머지도 땡겨야 하는디!

치니 2009-02-06 16:35   좋아요 0 | URL
참 웃어야 할 지 혀를 차야할 지 모르겠는 영화죠? ㅋㅋ
근데 거기 베토벤바이러스에 나왔던 김영민씨 작은 역이지만(하정우 옛 애인의 싸이코 남편 역) 잘하지 않아요? 기대주 중의 하나라고 생각.
영화 속 하정우 같은 남자가 아니고 그냥 하정우 같은 남자면 괜츈하죠. ^-^

2009-02-09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9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축! 우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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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와도 되는 걸 보면, 시대가 나아지긴 한 건가 싶어서 우선 마음이 기쁘다. 비록 극장에서 빅 히트를 치지는 못한 걸로 알고 있지만, 김해숙씨의 (수백번의 박수로도 모자랄)연기가 길이 길이 남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래도 다행이다.  

어찌 보면, 4-50대 여자들의 한을 풀어주려는 영화일 뿐인가 싶다가도, 능청스럽게 풀어 보여주는 서민들의 생활상에서 은근히 치밀하고 세심하게 장치를 해놓은 장면들이 보이면서, 보기보다는 훨씬 많은 생각 끝에 나온 영화일 거 같기도 하다.  

이러나 저러나, 사랑 앞에 국경도 나이도 없다는 고언이 엄연히 존재해도, 실상 눈 앞에서 보면 '아이구 주책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21살의 나이 차와 상관 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그걸 주변인들이 이해 못하면 그 주변인이 오히려 따가 되는 (영화 속에서 끝끝내 엄마를 이해 못한 딸만 한밤중에 동네를 도망치듯 떠나고, 이해한 나머지들은 모두 해피하다) 상황으로 엔딩을 만든 건, 그런 엔딩의 비현실성을 알면서도 아마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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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02-0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치니님. 저는 이 영화를 엄마랑 봤어요. 난 엄마에게 브라보유어라이프!를 외쳐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치니 2009-02-06 10:56   좋아요 0 | URL
어머, 엄니랑 보기엔 살짝 부끄했을 것 같은데요. 대담한 선택이셨네요. ㅋㅋ
저라면 '브라보 유어 라이프' 외쳐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린군은 당근 외면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샤인 어 라이트 - Shine A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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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 오예 오예! 시작할 때는 분명히 멤버들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게 보였는데 2시간 후에는 방방 뛰어다니는 젊고 혈기 가득한 롤링스톤즈만 보인다. 이것이 몇십년 동안 음악을 해 온 사람들의 힘! 이겠지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라서 극장 안의 좌석에 얌전히 앉아 있기 힘들었다. 나 뿐 아니라 모두가 그랬던 듯. 내 옆의 아저씨는 시종일관 손을 까딱이고 혼자 중얼거리거나 감탄사를 내뱉기도 하면서 즐기셨고, 어떤 곡이 끝나면 박수를 치는 관객들도 꽤 있었다.  

극장에서 공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무조건 이 영화를 보면 된다, 공연이 4-5만원 이상을 호가 하는 것에 비해 그보다 훨씬 좋은 음질과 내용을 확보하고 있는 곳에 7천원만 투자하면 된다니, 21세기의 영화가 주는 달콤한 선물 아닌가 말이다. 이런 선물은 냉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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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인드 리와인드 - Be Kind Re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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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난 첫번째 소감은, "역시 공드리!"  

이 아저씨의 기발한 상상력은 대개는 잊고 마는 초딩 때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뿜어내는 것이라서, 그만큼 신선하다.  

잭 블랙의 코메디 영화 하나가 또 나왔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설렁설렁 구경가도 그만큼은 충분히 뽑을 수 있지만, 잭 블랙 + 공드리라는 조합이 어떻게 구워졌나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도 전혀 실망감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그나저나, 여기 나왔던 영화들 중에서 제대로본 영화는 거의 전무하더라. 나는 역시 헐리웃 영화를 너무 찬밥신세로 만들어왔구나 싶다. 미국영화, 혹은 헐리웃 영화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칭찬보다는 비판이 훨씬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공드리 아저씨는 사근사근하다.  

이렇든 저렇든 우선 재미있으면 좋고! 게다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으면 좋고! 식상하지 않으면 되지! 그래가지고 돈도 벌면 더 좋고! 헐리웃 영화중에서도 그런 영화는 많아, 예술영화 찍는답시고 멋 부리는 것보다는 낫다구! 라고 말하는 듯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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