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우리에게 남은 건 기분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기분도살아 있을 때와는 달랐다. 간절함이 부족하다고 할까, 굴곡이 사라지고 평탄해져 있다. 그게 싫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평화롭고 기분이 좋다. 살아 있을 땐 죽음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왠지 모르게 조급했지만, 죽고 나니 끝이 없어 마음이 느긋하다. 어느 틈엔가 과거와 미래가 사라지고 남은 건 현재뿐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그렇지가않다. 시간이 진정으로 지금 이 순간만 남으니 무엇 하나 기대할 필요가 없다. 희망이 없는 대신 실망도 없다. 열광이 없는 대신 무료함도 없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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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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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슬픈 구절이 많다. 세상에 아직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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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산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김현화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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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제작된 ‘종이달’ 같은 작품을 써낸 분의 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싱겁다. 아무래도 잡지 기고글을 묶어냈기 때문이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내용이 부실하다. 나이 나이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반복해서 제목에서 기대한 초연함은 오히려 별로 못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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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두렵게 하는 건 작은 일이에요.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거대한 일은, 오히려 우리를 용감하게 만들어 주죠. - P92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에, 어쩌면 시간이 거꾸로 흐를지도몰라요, 미 구아포. 어쩌면 그 순간에 지나온 날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약속들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미래가 황폐하다면 대신과거가 풍요로워지는 거죠! 해진 자수를 뒤집으면, 맨 처음 염색할때의 색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명주실 뭉치를 보게 되는 것처럼요. - P96

거의 모든 약속이 깨졌다. 가난한 자들이 역경을 받아들이는 것은수동적이거나 체념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역경 뒤에서 가만히 주시하고,
거기서 이름 없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받아들임이다. 깨진 것은 특정한어떤 약속이 아니라, (거의) 모든 약속이기 때문이다. 꺾쇠묶음 같은 무엇,
그냥 두면 무자비하게 흘러갈 시간에 괄호를 두르는 일.
그런 괄호들의 총합은 아마 무한함일 것이다. - P116

당신의 목소리에는 기다림이 있어요. 뛰어내릴 수 있게 기차가 속도를 조금만 줄여 주기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 ‘좋아‘ ‘가자고 ‘손이리 줘 봐‘ ‘돌아보지 마!‘ 같은 말을 할 때도, 당신의 목소리에는그 기다림이 느껴지죠.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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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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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뭐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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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짱이죠!!! 치니님은 이거 원서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원서로 더 짱짱이에요!!

치니 2021-07-26 15:09   좋아요 0 | URL
올리브 같은 인물을 이토록 사랑하게 하다니,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둘어요. 으헝 다 읽은 게 뭔가 아쉽던 참인데 다락방 님 말씀 들으니 원서 도전해 보고 싶어졌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