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너무 말을 많이 한다. 그것도 대개 다 쓸데 없는 말들, 중언부언.

어떻게 이 버릇을 고치지 그러다가, 만보기가 떠올랐다.

만보기 [ 萬步機 ] : 걸음 수를 측정하는 기계.

만언기 [ 萬言機 ] : 말 수를 측정하는 기계. 이런 건 이 세상에 아직 발명되지 않았을까? 자려고 누웠을 때 생각이 들었다. 발명 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이 아이디어를 특허로 만들어둘까, 그런 생각도 했다.

나부터도 쓸데없는 말 안하려면 그런 기계로 하루에 얼마나 말 하나 측정해보고 싶은데, 비슷한 사람들 많지 않겠는가, 게다가 말 많은 넘들한테 막 선물도 해주고.

특허를 따면 돈을 많이 벌 거 같다는 생각에 잠시 흥분하다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하면서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오늘도 몇마디 말들을 멍청하게 하고는, 다시 만언기의 꿈에 젖었다.

아이디어를 낸다 쳐도, 누가 기계를 만들어주지? 아 복잡해라. 그렇지만 갖고 싶어라.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5-0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명된다면 분명 "혀"에다 달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메피스토입니다.^^

치니 2008-05-09 08:59   좋아요 0 | URL
아, 메피스토, 라고 줄여 불러도 되는거였군요. ^-^;; 저는 닉을 볼 때마다 휴 길다 하면서 말도 못 걸었지 뭐에요.
가끔 메피스토님 서재에서 좋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혀'에 달면 너무 아플거 같아요. ㅜㅜ

누에 2008-05-0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만들면 저도 하나 주셔요.

치니 2008-05-09 08:59   좋아요 0 | URL
^-^ 오케이! 하지만 누에님은 가끔 너무 오래 입을 다물어 버리셔서...전 그럴 때 심심해지는뎅.

mooni 2008-05-09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많은 넘... ㅋ 저군요. 저한테도 하나 선물해주세요. 그전에 얼른 돈을 버셔서 일단 우수한 발명가를 섭외, 제작을 의뢰하시고요. 아니면, 하린군을 훌륭한 발명가로 키우는 것도 나름 방법일지도 모르죠. 히히.

치니 2008-05-09 09:02   좋아요 0 | URL
마하연님이 말이 많다구요? 에, 아닐 거 같은데...^-^
저는요, 요즘 무슨 말을 하고 뒤돌아서면, 머리를 찧고 입을 때리고 싶어질 때가 있거든요.
신중하지 못하게 아무 말이나 쏟아놓고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몰라요.

하린군, 예전의 과학을 좋아하고 발명가가 되겠다던 그 아이가 아니어요, 요즘. ㅋㅋ 음악에 푹 빠져서...하지만 돈이 될거라고 하면 솔깃할지도.
 

따뜻하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 벽에 적어놓은 상상마당. 이렇게 회색 벽에 하얀 글씨로 적어두었더라.

감정, 태도, 분위기 따위가 정답고 포근하다.

신경림, 김광진, 요조가 함께 꾸린 북 콘서트를 보고 나오다 마주친 코너에서의 이 자상함에 엄마 없는 어린 아이가 모처럼 아주 다정한 보살핌을 받았을 때 처럼 마음이 달뜨면서도 아릿했다.

 



 

딱 이렇게 생긴 신경림 시인은, 딱 찰리 브라운처럼 순진무구하고 솔직하며, 때로는 장난스럽고 때로는 진지하시다. 한마디로 귀여워 죽겠다!

 

알고보니 김광진과 요조는 시인의 신간 시집을 소개하기 위해 장만한 양념 같은 것이었지만, 양념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따로 놀 때의 음식 맛은 가히 최악임을 누구나 알고 있으렷다. 그런 점에서 이런 콘서트를 기획한 평화방송, 야무지다. 물론 창비와 알라딘과 예스24와 상상마당의 후원이 어우러진 결과물이겠지만, 그런 후원을 하는 것이 대운하를 위한 후원을 하는 누구누구보다야 백만배 더 낫지 않겠는가. 자본주의는 이렇게 씌여지면 그나마 참 어여쁘다.

얼핏 봐도 100여명 안짝인 방청객들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입장하여 자리를 탐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시 한 줄 한 줄에 대해 경청하고, 노래 가사 하나 하나에 귀 기울이는 모습.

광분은 없었으나 희열이 있었고, 모종의 공범의식이 조금의 냉소도 없이 한 자리에 온화하게 모인 채, 간혹 왠지 울고 싶어지지만 행복하다고 해야 할 그 아우라.

어디 가 무엇을 보고 들은 후에 질문을 하라고 하면 쭈삣거리기 일쑤이던 내게, 척 하니 손을 들어 인상 깊은 질문을 하는 방청객들 몇몇은 존경스러워 보였고, 그런 질문들에 단정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하면서, 누구 하나 흠 잡는 법 없이, 지나친 겸손은 커녕 척척 농담까지 하시는 우리의 신경림 시인은, 교과서에 자신의 시가 실려서 주변으로부터 '넌 이제 망했다'라는 악담을 들어도 끄덕하지 않으니, 가수 김광진이 겸업 한다는 펀드 매니저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셔도 당연히 위풍당당하시다.

그러나 그 위풍당당은 사람을 기죽게 하는 것이 전혀 아닌지라, 그저 배시시 웃으며 선생님 고맙습니다,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하기만 하면 내 몸에도 어울릴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라, 또 한없이 존경스러운 마음이 된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아직 있고, 세상에 이런 걸 나눌 친구들도 아직 있고, 찾으면 재미있는 일들 투성이라는 느낌, 너무 오랜만에 느껴서일까. 주책 맞게 눈시울이 자꾸 뜨거워졌던 봄밤.

꽃가루는 흩날리고, 쾌적하지 만은 않은 술 냄새 섞인 홍대 거리를 휘청휘청 취기를 얹고 돌아다니던 봄밤. 이걸 신청해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아주 행복한 하루, 라고 마음 속에 일기를 썼고 친구에게는 '내 인생은 너무 대만족이야'라며 말도 안되는 호기를 부렸다. 당장 내일 대만족이 만족이 되고, 모레 만족이 불만족이 되더라도 그 순간 만큼은 모쪼록 그러고 싶었드랬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urnleft 2008-05-0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도 달착지근하니 따뜻하군요 :)

치니 2008-05-03 13:36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계신 곳은 어떤가요. 따뜻한가요.
부디, 항상 따스하게 지내시길요.

네꼬 2008-05-0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신경림 선생님과 찰리 브라운이라니. 나 부들부들 떨면서 추천했어요. 좋아서.

치니 2008-05-03 14:15   좋아요 0 | URL
사진만으로는 정말 닮았다고 생각 못하실지 모르지만, 실물을 보시면 제 말에 동감하실거에요, ㅎㅎ
네꼬님이 북 콘서트에 오신다면 저는 척 알아볼텐데, 네꼬님은 절 모르시겠죠? 으흐 다음엔 그런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 (은근 파파라치 근성이 있는 치니)
 

즐겨찾기, 이게 참 별 거 아닌거 같다가 별 거 일 때가 있다는건, 나 뿐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 만한 사안일 것이다. (아무리 초연하게 글을 쓰는 알라디너도, 즐찾이 어느날 갑자기 확 늘거나 확 줄면 약간은 흔들리지 않을까)

우선, 즐찾이라는 걸 하게 되는데 따르는 다중적인 잣대에 대하여 가끔 떠올리게 되는데... 사람마다 그 기준과 엄격함의 수위가 다르겠지만, 아무튼 자신만의 잣대가 없이 즐찾을 하게 되는 경우는, 강요에 의한(누가 강요를 하겠냐마는) 것 외에는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도 그런 잣대가 있다, 그것도 아주 고집스럽게.

잣대라는 말이 너무 강하다면 취향이라고 해두자.

즐찾을 해두었는지도 잊게 할 만큼 업데이트가 없던 어느 서재에 오늘 글이 올라와서 '내가 왜 이 서재를 즐찾 했었나' 갸우뚱 하면서 그의 서재를 뒤적거려 보니, 전혀 유명하지 않은 그 서재에서 내가 온기를 느낄 만한 구석은 순식간에 여러모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럼 그렇지 하는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꼭꼭 숨어 있는 서재들 중에서 내 취향 혹은 잣대에 딱 맞는 서재를 찾아내는 기쁨이란 사막에서의 오아시스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언더그라운드 취향인 내가 저지르는 실수는 뻔한 것이기도 하다.

유명세를 타는 서재를 좀처럼 안 가는 것이 그것인데, 그런 서재의 글은 어찌 어찌 하여 내 눈에도 들어오게 마련이다. 그럴 때 난 유명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대로 읽지 않는 오류를 범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글이, 유명세를 탄다면 무조건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텐데도, '나만' 알고 있는 무엇이 되지 않는 것이 못내 별로인지라 그냥 슥 보고 말아버리는 거다.

그러다 어느날, 미련스러운 고집으로 탁해진 내 눈에도 그 유명 서재의 정말 멋진 글귀와 참을 수 없는 매혹이 기어코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항복한다. 이미 즐찾이 100을 훌쩍 넘겨버렸을 그 서재에 나 같은 사람 하나가 삐질삐질 추가 되는 거다.

하지만, 반대로 괜히 으쓱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나도 안 유명했던 시절에 내가 콕 찍어놓은 서재가, 어느날 꽤 유명해지는 경우. 그럼 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혼자 으쓱, 거봐 내가 잘 될거랬지, 막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는거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난 글을 쓰는 사람을 도와주는 직업을 가졌어도 좋았을텐데, 또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나 더 하게 된다.

아무튼 참, 쓸데 없는 생각 많이 하기 대회에 나가도 결코 지지는 않는 치니씨. 휴일은 늘 이런 식이고나.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04-05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5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에 2008-04-05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실 것 같아요. 마감 못지키고 도망다니는 작가들 찾아서 옆에서 지키고 은근히 압박하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나중엔 오히려 고마워하게 되는 그런 귀여운 등장인물 있잖아요.

그리고 저도 유명서재는 '흥~'하고 안쳐다보게 되는 성향이..^^;

치니 2008-04-06 10:20   좋아요 0 | URL
누에님 서재를 찾았을 때의 기분, 지금도 생각 납니다.
같이 갈까나,라는 페이퍼 폴더를 봤을 때의 그 기분이요.
그 노래를 아는 사람이 제 친구들 빼곤 하나도 없었거든요.
가끔 세상은 참 넓지만,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만나게 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곤 해요.
누에님은 유명서재를 안 보실 지 몰라도, 유명 서재 알라디너님들은 누에님 서재를 보실걸요. ^-^

2008-04-06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6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da 2008-04-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데없는 생각 많이 하기 대회 2등은 저 주세요.ㅎㅎ
근데 구구절절 공감되는 글인걸요.
인기가 많은 님들 서재에는 댓글도 잘 안 달게 되어요.
'이 분은 나 아니라도 사랑 때문에 배가 터질 지경이실걸, 뭐.'
그런 새침한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도 사랑은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면서요.
샘이 나서 부르르 떨다가도, 또 비적비적 댓글 달구..ㅋㅋ
사랑의 빈익빈 부익부인가 봐요. -.-

치니 2008-04-06 13:03   좋아요 0 | URL
훗, 쓸데없는 생각 많이 하기 대회 열면 은근 경쟁이 치열하겠는걸요. 실은 저랑 1등을 겨뤄보자는 분이 이미 비밀글에 있었거든요.
맞아요, 유명 서재에 결국 즐찾을 추가해놓고도 댓글은 또 다른 망설임이죠.
내 보잘것없는 댓글을 읽으시기나 할까 막 그런 생각이...(그러다 몇날이고 제 댓글에 답이 없으시면 더 서운해진다구요, 쳇)
네 , 사랑은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 동감. 그래서 제가 꽃양배추님에게 맨날 업데이트 하라고 조르는 겁니다아.
샘이 나서 부르르 떨게 되지만 꼭 읽고 싶다구요.

이게다예요 2008-04-0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양배추님, 쳇!~
남 얘기하세요? 두 분다 진정 인기인이면서!
여기서 제가 샘이 나서 부르르 떨다가 다 읽고 댓글 달고 가요. 왜들 그러세요?ㅋㅋㅋ

치니 2008-04-06 20:18   좋아요 0 | URL
어, 이러시면 이게 다예요님의 글에서 제가 몇번이나 좌절하고 샘 냈는지 또 아니 말할 수 없죠.
솔직히, 처음에 찾아냈을 때, 이미 작가 생활 하시는 분인 줄 알았다구요.

2008-04-07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7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04-0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라딘마을에 뒤늦게 합류해서는 유명서재가 누구의 서재인지도 잘 몰라서 정말 유명하시다는 서재지기 분들을 혼자 뒷북으로 알고 그랬었어요- (지금도 '아니, 그분이 그렇게 유명한 분이셨어요?' 라는 새삼스러운 질문을 하기도 하는...)

치니 2008-04-07 08:27   좋아요 0 | URL
후후, 저도 오래 된 멤버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가끔 그래요.
하지만 무슨 무슨 달인이 되신 분들, 화제의 서재글에 올라오는 이름은 저절로 외워지죠.
심심할 땐 즐찾 해놓은 서재가 아니어도 화제의 서재글을 대체로 보거든요.
아무튼 알라딘엔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전부 다 즐찾을 하다간 제가 다 읽을 시간도 모자라요.

다락방 2008-04-0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치니님. 저와도 같은 생각이예요. 저도 오히려 남들이 잘 찾지 않는 곳에 가서 제 흔적을 남기는게 더 좋더라구요. 위에 꽃양배추님 말씀처럼 이분은 나 아니어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걸, 하는 것과 같달까요.

그래서 이 페이퍼에 무척 공감가네요. 흣.

그리고 이 문장두요.

하나도 안 유명했던 시절에 내가 콕 찍어놓은 서재가, 어느날 꽤 유명해지는 경우. 그럼 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혼자 으쓱, 거봐 내가 잘 될거랬지, 막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는거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어떤 서재는, 지금처럼 나만 알기를, 하는 독점욕도 생겨요, 저는. 흣 :)

치니 2008-04-07 14:53   좋아요 0 | URL
앗, 다락방님. 제가 가는 거의 모든 서재에 출몰하시는 다락방님. 실은 다락방님 서재에도 여러번 갔지만 댓글 한번 못 썼더랬죠.
인기인, 이시잖아요!!!
(예: 화제의 서재글을 클릭하면 어김없이 뜨더라는. ㅎㅎ)
나만 알기를 원하는 서재, 있죠. 하지만 제 안목이 워낙 출중한지 (엣헴ㅋㅋ) 그 서재들은 반드시 빛을 발하여 눈길을 끌더라구요.

가시장미 2008-04-0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세 서재가 있나요? 으흐흐 그런 표현을 들으니, 그런 서재가 궁금해지네요 :)
전 개인적으로 즐찾을 할 때, 자신의 삶의 이야기나 책에 대한 혹은 어떤 사안에 대해 솔직하느냐, 주관적인 자신의 시각을 갖고있느냐를 고려하는 것 같아요.

진정성의 문제라고나 할까요. 의사소통을 하고 고류를 하는 공간인데.. 진정성이 없다면 그것만큼 공허한 고류도 없지않을까해요.

그런의미에서 치니님의 서재도 언젠가. 즐찾을 했다는거죠.
으흐 앞으로 자주 뵙도록해요!

치니 2008-04-08 13:25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도 유명하신 걸로 아는데요, ^-^
저 역시 비슷한 거 같아요, 글을 잘 쓰는 알라디너들은 엄청 많고 많지만, 그 중에서도 솔직하고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한 글에 더 매혹 당하는 편이죠.
또 나도 모르게 맡게 되는 그 사람만의 냄새가 ... 있는데, 그게 좋을 땐 망설임 없이 즐찾! 근데 그 냄새가 뭐냐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잘 모르겠어요.
자주 찾아주실 거라니, 감사 드려요. :)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하지만, 2주째 - 정확히는 내가 초절정 감기몸살을 겪어내고 난 후부터 - 일이 별로 없다. 팀에 1인 추가 인원이 배치된 지 2개월 남짓 되긴 했지만, 꼭 그 때문에 내 일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는 없고, 그저 전반적으로 일이 줄었다.

일이 줄어드니 직딩인 나로서는 좋으면서도 싫은 이율배반에 시달린다. 심심하게 노는 걸 유독 좋아하는 지라, 이런 편안함이 참 좋은데, 이렇게 밥 값 안하고 지내도 되나 싶어 노심초사하니까 그렇다. 눈치 보지 말고 살자, 고 외치면서도 눈치는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이 심정. 으흐흑. 지금 이 순간도 누가 벌컥 문을 열고 와서 내가 이 짓 하는 거 볼까봐 10% 정도는 긴장 상태에서 타이핑 중이다.

이런 날들엔 유유히 짐 싸서 휙 하니 휴가를 가도 좋으련만, 3월이라는 단어는 어째 그런 엄두를 못 내게 한다. 휴가는 한겨울 아니면 한여름이어야 한다는 이상한 편견은 어디서 나온걸까. 3월에는 모든 걸 시작한다는 편견은 학교 입학식 때문이겠고.

아무튼 그런저런 노라리 노라리 시간에서, 하루종일 컴과 지내야 하니, 알라딘 서재 보다가 궁금한 싸이트들은 다 들르고 있다. 웬디양님 서재에서 본 루나파크(www.lunapark.co.kr) 가보고, 꽃양배추님 서재에서 본 김혜리 기자의 블로그(http://blog.cine21.com/imagolog?&pageNo=11) 가보고...

나이 먹어 그런지, 취향의 탓인지, 개인적으로 김혜리 기자의 블로그가 훨 재미있다. 루나파크의 그림은 귀엽지만 내가 좋아하는 류의 그림이 아니고, 어떤 일화는 공감이 되는데 어떤 일화는 너무 시시하다. 웬디양님처럼 사소한 것에 감동하지 못하는 내 타고난 퍼석함과 심드렁함 때문이겠지.

김혜리 기자의 블로그는, 듣던대로 참 아늑하고 단아하고 냉철하고(다른 이에게가 아니라 김혜리 본인에게만) 따스하고 매력적이다. 별 것 아닌 글 같은데 다 읽고 나면 엄청난 가독력을 주는 글이었구나 싶고, 갑자기 띵 하는 감동도 오고 그런다. 게다가 잊고 있었던 배우들이랑 가슴 떨림이 불현듯 찾아오면서 약간 행복한 마음도 된다.

그 중 자신이 썼던 일기를 되돌아보는 포스팅이 있었는데, 나도 문득 내 일기들을 다 어쨌던가 생각해봤다. 지금 쓰는 일기는 기껏 싸이 다이어리에 일촌공개나 비공개로 푸념을 적는 정도의 일기이고, 한 때 열심히 내 머릿속 모든 이야기들을 쏟아내곤 했던 일기장들이 있었다. 아마 고교시절에 제일 치열했을 것 같다. 그것들은 잘 버리기 대장인 내가 버얼써 옛날 옛적에 버렸지만, 그 때 했던 생각들은 내 뇌 한 쪽의 저장고에 잘 모셔져 있다. 이상하게도, 그것만큼은 기억을 잃지 않는다.

대신에 내가 했던 사랑에 대해 꾸질꾸질 적었던 것들은, 거개가 기억나지 않는다. 특히 작은 에피소드들, 당시에 너무 슬프고 너무 졸렬하고 너무 기대했던, 혹은 너무 반짝였던 에피소드들이 그 대상과의 헤어짐 이후에 뚝 하고 끊어진다. 이건 분명 지극한 자기보호본능이 만들어낸 해리성 기억상실임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 자신 이해 되지 않는다. (남들은 더하지)

한 때는 정말 열심이다가 , 어느 때 부턴가 아니야 싶다고, 그게 뭐 그리 큰 트라우마라고, 온갖 보호본능이 작동해서 뚝 끊어지고 그럴까.

요즘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사랑스럽고, 보고 싶은 사람이 더 보고 싶은 좋은 병에 걸려 있다. 수년이 되었는데도 자꾸만 손가락 하나도 더 보고 싶어서 아릿한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번인 거다. 그러다 문득, 이것조차 나중에 예의 사랑처럼 잊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되어서, 조급증이 난다.

조급해서 좋을 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데.

낮에 사무실 직원들에게 하린군 이야기를 하면서, 조소를 들었다. 자기 애 이야기를 하면서 나처럼 태연하게 '우리 하린이는 너무 멋있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정말 멋있어' 라고 말하는 엄마가 별루 없기 때문에 그럴 거다. 그런데 진짜 멋있는데 어쩌지. 아하하.

아무튼 요새 이런다. 좋은 것들이 점점 더 좋고 싫은 건 더 싫어진다. 당연한 건가? 아니, 고쳐 말하면 좋은 것에 대해선 비판력을 완전 상실하고, 싫은 건 좋아해보려고 노력을 안한다.  원래 그랬나? 아니다, 아냐,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나쁜가? 아니다 이 상태가 나는 좋다. 그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나? 별로 아니다. 됐다, 그럼!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ooni 2008-03-2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라리 노라리 시간. ㅎㅎㅎ 노는 시간이 생기니 신조어를 발명하시는.. ㅋㅋ
그게 직장에서 쉬는 틈이 있대도 눈치보여서 본격적으로 놀지도 못하잖아요. 책을 볼것도 아니고, 영화를 볼 것도 아니고. 일을 한번에 확 몰아서 해치우고 나면, 짬짬이 노는시간 한몫으로 몰아서 집에가도 좋다! 이럼 좋을텐데요..^^
근데 짬짬이 놀고 계시니까, 업데가 잦아서 좋으네요. 헤헤. (저두 신끼 있어요. 예지몽 꾸거든요. 진짜예요. +_+ 별로 신통한 예지는 못하지만요.ㅋ )

치니 2008-03-27 08:41   좋아요 0 | URL
노라리노라리, 저는 어디서 들어서 써먹은건데, 신조어는 아니공. 헤헤
마하연님으로서는 먼 옛날 이야기 같겠네요.
아앙 부러워요.
예지몽, 저도 꾸긴 꾸는데 꼭 나쁜 일이 생길 때만. 흑.

웽스북스 2008-03-2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면서도 싫은 이율배반 완전 공감이에요
일 많을 땐 죽을 것 같다가, 좀 한가해지면 으흠, 잉여인간인가 뭐 이런생각 들고 ㅎㅎ

루나파크에 다녀오셨군요 루나파크는 헤헤거리며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인데
치니님께는 잘 안맞을 수도 있지요 제가 사소한 일에 워낙 감동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구요 ㅎㅎ 그냥 좀 애가 유치찬란한 걸수도 있어요 ㅋㅋㅋ

그런데 저 지금 막 김혜리기자 블로그 들어가고 있어요 (덕분에 알았어요 흐흐)

치니 2008-03-27 08:43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웬디양님은 그 좋으면서도 싫은,을 분명 이해하실 거라 믿었어요. 흐흐.
잉여인간 말씀하시니 예전에 읽었던 소설이 생각나네요 (아 또 삼천포 ㅋㅋ).
루나파크는 재미는 있었는데 여운이 아무래도 김혜리 기자 쪽이 쎄더라구요. ^-^ 웬디양님도 소감 올려주세요.

chaire 2008-03-2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교시절의 다이어리가 가장 처절했던 거 같아요. 그때는 죽이고 싶은 것도
적지 않게 있었고, 간절하게 희구하던 것도 있었죠. 희망도 절망도 치열하게 하던 시절.
지금은 그중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니, 늙은 게 맞겠죠. 요즘의 일기는 그래서
간혹 희멀건한 흰소리 같다고 느껴요. 잘 쓰지도 않지만.
유치한 거 싫어했는데 그게 외려 좋은 거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혜리 씨 블로그, 가봐야겠다.

치니 2008-03-27 10:12   좋아요 0 | URL
네 , 지금껏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스스로의 위선과 가증스러운 가면 때문에 몹시도 괴로워했다는 것. 타협하면 안될 거 같은, 나라도 그래야만 이 세상이 변혁될 것만 같은 생각을 막 하고 그랬죠.
지금은 뭐... 말 안해도 아시죠? ^-^;;
혜리 씨 블로그, 저때문에 (아니 실은 꽃양배추님 때문)몇명 방문자 늘었겠네요. ㅋㅋ

토니 2008-03-27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언니들이 제 일기를 자주 훔쳐봐서 엄청나게 큰 자물쇠를 달았던 기억이 나요. 매번 콤비네이션 번호 맞춰가며 열어 일기 쓰는게 어찌나 번거롭던지. 무슨 국가 기밀이 담겨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 생각하면 좀 우스워요.

언니 글은 편하면서도 나름 흡입력이 있어 읽을 때마다 즐거워요. 전 이제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어요. 옛날 고집과 열정은 다 어딜가고 그저 몸뚱아리 편하면 다예요. 전 제가 이렇게 싱거워질 줄 꿈에도 몰랐어요.




치니 2008-03-27 11:37   좋아요 0 | URL
마지막 문장에서 '몸뚱아리 편하면'이라는 리얼한 표현에 혼자 소리내어 웃습니다. 하하.
일기에 자물쇠가 달려 있는 일기장도 있었드랬죠.
저는 혹시 누가 집에서 볼까봐 친구에게 맡기기도 했었어요.(그렇다면 친구는 봐도 됨? 예스 ㅎㅎ)
그야말로 끄적임일 뿐인 글인데 흡입력까지나...아무튼 감사해요. :)

네꼬 2008-04-0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댓글의 10%가 바로 그래요.

치니 2008-04-02 16:20   좋아요 0 | URL
아앙, 네꼬님.
멍청한 치니씨, 지금 무지 헷갈려 하고 있어요.
'그래요'가 뜻하는 게 무얼까 하고... 내 글을 내가 다시 읽어도 도무지 어떤 걸 두고 말씀하신건지 잘 모르겠어요.
불쌍한 중생을 위해 시적인 함축에 대해 약간 설명해주심 안될까요.

네꼬 2008-04-02 19:12   좋아요 0 | URL
((으앗 제가 창피. 제멋대로 써버렸다니.))

"지금 이 순간도 누가 벌컥 문을 열고 와서 내가 이 짓 하는 거 볼까봐 10% 정도는 긴장 상태에서 타이핑 중이다."

저도 10% 정도는 긴장한 상태로 댓글을 썼다는.....

=3=3=3



치니 2008-04-03 08:44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네꼬님,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선생님 말씀이,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느니라'였어요.
못알아들은 제가 센스 부족이죠.
아무튼, 지루한 일상에서 10% 긴장하면서 요런 댓글 다는거 너무 깨소금이에요. 헤헤.

nada 2008-04-0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없는 사람, 살짝 서러워질라고 해요.ㅋㅋ
그래도 저 기타 치는 얄쌍한 손목은.. 머, 멋있잖아요. 이런. =.=

치니 2008-04-06 13:05   좋아요 0 | URL
꽃양배추님이 아이를 갖는다면 - 쑥스러운 상상 헤헤 - 게다가 아들이라면, 분명코 하린군보다 멋진 구석이 있으리라 장담해요.
왜냐면, 모든 어머니는 고슴도치 거든요. ^-^;;
 

다른 사람도 그런 생각을 할 지 모르겠는데, 나는 스스로 신끼 같은게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우스울 지도 모르겠지만(이 아니고 진짜 우습겠지만), 뭐 이런거다.

어제 저녁밥 배불리 먹고나니, 이상하게도 허경영씨가 왜 국회위원 출마 안하는지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저번에 누군가에게 고소 당하고 수사 당한다고도 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왜 뉴스에서 안해줄까 그런 궁금증.

그런데 오늘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인트라넷에 그와 관련된 패러디 포스터를 올렸다. 내가 궁금해 하는 소식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 사람 관련 이야기를 들은거다.

또 다른 건 하나는, 어제 티비에서 CF를 보면서 이나영은 요새 뭘 할까 또 쓰잘데기 없이 궁금했다. 왜 영화는 안하고 광고만 하지, 영화 좀 하면 보러갈텐데, 그런 생각도 했다. 요는 이런 궁금증이 정말 정말 뜬굼 없이 든다는거다. 한 몇달에 한번 정도로.

그런데 오늘 네이버에서 우연히 이나영이 '비몽'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로 해서 김기덕 감독이랑 오다기리 죠랑 함께 작업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이러니까 내가 자꾸만 뭔가 있다 생각하게 된단 말이다.

이런 걸 가지고 뭐 해먹을 수 있는게 있을까, 그렇다고 점쟁이가 될 리도 없고. 혼자 또 쓸데 없는 생각을 한다. 요새는 쓸데없는 생각 하기 대회를 나가도 모자랄 지경으로 많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앉았다. 덜 바빠서 그렇다.

바쁘다, 라는 단어가 나와서 또 쓰잘데기 없이 덧붙이자면, 나는 이 세상에서 젤 싫은 것 중 하나가 '바쁜 것'이고, 그보다 더 싫은 것은 '바쁘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쁘다고 말하는 순간, 사람이 되게 병신 같아 보이고, 자기관리도 못하는 거 같고, 잘 하던 것도 허둥대면서 자신감도 없어진다. 여유롭게 우아하게, 바빠도 안 바쁜 양, 물 속에서 엄청 발 놀리는데 천천히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백조처럼, 뭐 그런걸 늘상 원하고 사는 거다. 이건 또 무슨 주접인지.

아무튼 봄이 와서 그런지 , 대체로 잡생각 퍼센트 50% 이상 상승, 놀고 싶은 마음 100% 상승, 쓸데없는 욕망 20% 정도 상승 추세다. 이런 퍼센트, 정확성은 전혀 없다만. 그냥 그렇단거다.

봄이 와서 말이다, 봄! 이그그.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꼬 2008-03-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세상에서 젤 싫은 것 중 하나가 '바쁜 것'이고, 그보다 더 싫은 것은 '바쁘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쁘다고 말하는 순간, 사람이 되게 병신 같아 보이고, 자기관리도 못하는 거 같고, 잘 하던 것도 허둥대면서 자신감도 없어진다. 여유롭게 우아하게, 바빠도 안 바쁜 양, 물 속에서 엄청 발 놀리는데 천천히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백조처럼...

오오오,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제 말이요!!!

(바빠서 스스로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었던, 제 얘길 하시는 줄 알고 벌벌 떨었어요.)

치니 2008-03-26 10:23   좋아요 0 | URL
네꼬님, 독일로 휴가도 길게 다녀오신 분이 무슨 ~ (ㅋㅋ 뜬굼없죠)
몸이 바쁜거야 어쩔 수 없더라도, 마음을 바쁘지 않게, 천천히 조용하게,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에 적은거에요.
네꼬님처럼 열심히 살고 몸 바쁜거야 당연하죠 ^-^



이게다예요 2008-03-2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 심장병처럼 갑자기 가슴이 벌컹벌컹할 때가 있거든요. 가슴을 싸쥐고 앉아 있는데, 그때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이 몇 년 만에 제 앞에 짜~안 하고 멀리서부터 나타나더라고요. 전 이런 경험을 아주 자주 겪었거든요. 어디 처박혀 사는 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가슴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사람. 그럼 나도??ㅋㅋ

치니 2008-03-26 10:22   좋아요 0 | URL
우와, 저보다 훨씬 더 신끼가 있으시군요.
몸에서 아예 미리 신호를 보내주는거네요.
너무 예민하게 신호를 보내오면, 피곤할 때도 있겠어요.

토니 2008-03-27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이 몇 년 만에 짠하고 나타났을 때 전 황급히 등을 돌렸던 기억이... 촌스럽죠? 날 풀리니 다시 등산 시작하려고요. 나무 사이를 지날 때 느끼는 잔잔한 감동이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더라고요

요즘 제임스 멕브라이드의 The Color of Water 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한달째) 시간이 되시면 한번 읽어 보세요. 십년 연속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른 책이라 골랐는데 감동이 잔잔하네요. 마치 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것처럼요..

치니 2008-03-27 11:35   좋아요 0 | URL
아, 이런. 소심한 토니님. ^-^ 앞으로 혹시 또 오매불망 그분을 만나게 되면, 꼭 더 좋은 인연으로 발전시켜야해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는 어떤게 올라오는지 도통 모르고 사는 저인지라...가끔씩 권해주시는 책들 보관함에 모셔두고 있어요.
저번에 권해주신 스타인벡의 <불만의 겨울> 읽고 있는데, 아 오역 투성이에다 옛날 책이라, 제가 아무래도 출판사를 잘못 고른거 같아 후회중입니다. 흑.

토니 2008-03-2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문을 능가하는 번역본은 없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누가 들으면 영어 무지 잘 하는 줄 알겠어요. ㅋ) 번역하다보면 늘 고민되는 게 얼마만큼 원문에 충실할 것인가예요. 어떤 책은 원문에 심하게 충실해서 읽다 보면 단어가 막 떠올르기도 해요.
제가 맡은 나라가 미국 일부와 벨기에라 다시 불어를 배워보려고요. 영어를 써서 편하긴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담주에 꼭 만나요. ^^

치니 2008-03-27 13:07   좋아요 0 | URL
끄덕끄덕, 원문을 능가하는 번역본이 있기란 정말 하늘에 별 따기.
충실하건 덜 충실하건, 앞뒤 문맥은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번역을 보다보면 원어를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그냥 기분이 안 좋아져요.
불어를 다시 배워보신다니, 화르르 저도 괜히 그러고 싶어지네요.
(공부란 공부는 다 싫어하면서! ㅋㅋ)
담주에 정말 별 일 없이 약속 지켜지기를 서로 바랍시당 ~

누에 2008-03-31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tv5.org/TV5Site/enseigner-apprendre-francais/accueil_apprendre.php
http://plus7.arte.tv/fr/1697480.html

추천 사이트!

멀리서 은근히 지지합니다. ^^

치니 2008-03-31 09:22   좋아요 0 | URL
오 ~ 누에님 감사감사.
arte는 제가 잘 이해할런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