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너무 말을 많이 한다. 그것도 대개 다 쓸데 없는 말들, 중언부언.
어떻게 이 버릇을 고치지 그러다가, 만보기가 떠올랐다.
만보기 [ 萬步機 ] : 걸음 수를 측정하는 기계.
만언기 [ 萬言機 ] : 말 수를 측정하는 기계. 이런 건 이 세상에 아직 발명되지 않았을까? 자려고 누웠을 때 생각이 들었다. 발명 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이 아이디어를 특허로 만들어둘까, 그런 생각도 했다.
나부터도 쓸데없는 말 안하려면 그런 기계로 하루에 얼마나 말 하나 측정해보고 싶은데, 비슷한 사람들 많지 않겠는가, 게다가 말 많은 넘들한테 막 선물도 해주고.
특허를 따면 돈을 많이 벌 거 같다는 생각에 잠시 흥분하다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하면서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오늘도 몇마디 말들을 멍청하게 하고는, 다시 만언기의 꿈에 젖었다.
아이디어를 낸다 쳐도, 누가 기계를 만들어주지? 아 복잡해라. 그렇지만 갖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