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도 그런 생각을 할 지 모르겠는데, 나는 스스로 신끼 같은게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우스울 지도 모르겠지만(이 아니고 진짜 우습겠지만), 뭐 이런거다.

어제 저녁밥 배불리 먹고나니, 이상하게도 허경영씨가 왜 국회위원 출마 안하는지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저번에 누군가에게 고소 당하고 수사 당한다고도 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왜 뉴스에서 안해줄까 그런 궁금증.

그런데 오늘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인트라넷에 그와 관련된 패러디 포스터를 올렸다. 내가 궁금해 하는 소식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 사람 관련 이야기를 들은거다.

또 다른 건 하나는, 어제 티비에서 CF를 보면서 이나영은 요새 뭘 할까 또 쓰잘데기 없이 궁금했다. 왜 영화는 안하고 광고만 하지, 영화 좀 하면 보러갈텐데, 그런 생각도 했다. 요는 이런 궁금증이 정말 정말 뜬굼 없이 든다는거다. 한 몇달에 한번 정도로.

그런데 오늘 네이버에서 우연히 이나영이 '비몽'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로 해서 김기덕 감독이랑 오다기리 죠랑 함께 작업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이러니까 내가 자꾸만 뭔가 있다 생각하게 된단 말이다.

이런 걸 가지고 뭐 해먹을 수 있는게 있을까, 그렇다고 점쟁이가 될 리도 없고. 혼자 또 쓸데 없는 생각을 한다. 요새는 쓸데없는 생각 하기 대회를 나가도 모자랄 지경으로 많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앉았다. 덜 바빠서 그렇다.

바쁘다, 라는 단어가 나와서 또 쓰잘데기 없이 덧붙이자면, 나는 이 세상에서 젤 싫은 것 중 하나가 '바쁜 것'이고, 그보다 더 싫은 것은 '바쁘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쁘다고 말하는 순간, 사람이 되게 병신 같아 보이고, 자기관리도 못하는 거 같고, 잘 하던 것도 허둥대면서 자신감도 없어진다. 여유롭게 우아하게, 바빠도 안 바쁜 양, 물 속에서 엄청 발 놀리는데 천천히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백조처럼, 뭐 그런걸 늘상 원하고 사는 거다. 이건 또 무슨 주접인지.

아무튼 봄이 와서 그런지 , 대체로 잡생각 퍼센트 50% 이상 상승, 놀고 싶은 마음 100% 상승, 쓸데없는 욕망 20% 정도 상승 추세다. 이런 퍼센트, 정확성은 전혀 없다만. 그냥 그렇단거다.

봄이 와서 말이다, 봄! 이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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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3-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세상에서 젤 싫은 것 중 하나가 '바쁜 것'이고, 그보다 더 싫은 것은 '바쁘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쁘다고 말하는 순간, 사람이 되게 병신 같아 보이고, 자기관리도 못하는 거 같고, 잘 하던 것도 허둥대면서 자신감도 없어진다. 여유롭게 우아하게, 바빠도 안 바쁜 양, 물 속에서 엄청 발 놀리는데 천천히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백조처럼...

오오오,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제 말이요!!!

(바빠서 스스로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었던, 제 얘길 하시는 줄 알고 벌벌 떨었어요.)

치니 2008-03-26 10:23   좋아요 0 | URL
네꼬님, 독일로 휴가도 길게 다녀오신 분이 무슨 ~ (ㅋㅋ 뜬굼없죠)
몸이 바쁜거야 어쩔 수 없더라도, 마음을 바쁘지 않게, 천천히 조용하게,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에 적은거에요.
네꼬님처럼 열심히 살고 몸 바쁜거야 당연하죠 ^-^



이게다예요 2008-03-2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 심장병처럼 갑자기 가슴이 벌컹벌컹할 때가 있거든요. 가슴을 싸쥐고 앉아 있는데, 그때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이 몇 년 만에 제 앞에 짜~안 하고 멀리서부터 나타나더라고요. 전 이런 경험을 아주 자주 겪었거든요. 어디 처박혀 사는 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가슴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사람. 그럼 나도??ㅋㅋ

치니 2008-03-26 10:22   좋아요 0 | URL
우와, 저보다 훨씬 더 신끼가 있으시군요.
몸에서 아예 미리 신호를 보내주는거네요.
너무 예민하게 신호를 보내오면, 피곤할 때도 있겠어요.

토니 2008-03-27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이 몇 년 만에 짠하고 나타났을 때 전 황급히 등을 돌렸던 기억이... 촌스럽죠? 날 풀리니 다시 등산 시작하려고요. 나무 사이를 지날 때 느끼는 잔잔한 감동이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더라고요

요즘 제임스 멕브라이드의 The Color of Water 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한달째) 시간이 되시면 한번 읽어 보세요. 십년 연속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른 책이라 골랐는데 감동이 잔잔하네요. 마치 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것처럼요..

치니 2008-03-27 11:35   좋아요 0 | URL
아, 이런. 소심한 토니님. ^-^ 앞으로 혹시 또 오매불망 그분을 만나게 되면, 꼭 더 좋은 인연으로 발전시켜야해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는 어떤게 올라오는지 도통 모르고 사는 저인지라...가끔씩 권해주시는 책들 보관함에 모셔두고 있어요.
저번에 권해주신 스타인벡의 <불만의 겨울> 읽고 있는데, 아 오역 투성이에다 옛날 책이라, 제가 아무래도 출판사를 잘못 고른거 같아 후회중입니다. 흑.

토니 2008-03-2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문을 능가하는 번역본은 없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누가 들으면 영어 무지 잘 하는 줄 알겠어요. ㅋ) 번역하다보면 늘 고민되는 게 얼마만큼 원문에 충실할 것인가예요. 어떤 책은 원문에 심하게 충실해서 읽다 보면 단어가 막 떠올르기도 해요.
제가 맡은 나라가 미국 일부와 벨기에라 다시 불어를 배워보려고요. 영어를 써서 편하긴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담주에 꼭 만나요. ^^

치니 2008-03-27 13:07   좋아요 0 | URL
끄덕끄덕, 원문을 능가하는 번역본이 있기란 정말 하늘에 별 따기.
충실하건 덜 충실하건, 앞뒤 문맥은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번역을 보다보면 원어를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그냥 기분이 안 좋아져요.
불어를 다시 배워보신다니, 화르르 저도 괜히 그러고 싶어지네요.
(공부란 공부는 다 싫어하면서! ㅋㅋ)
담주에 정말 별 일 없이 약속 지켜지기를 서로 바랍시당 ~

누에 2008-03-31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tv5.org/TV5Site/enseigner-apprendre-francais/accueil_apprendre.php
http://plus7.arte.tv/fr/1697480.html

추천 사이트!

멀리서 은근히 지지합니다. ^^

치니 2008-03-31 09:22   좋아요 0 | URL
오 ~ 누에님 감사감사.
arte는 제가 잘 이해할런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