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축하받는 건 좋은 일일까? 아주 조그만 팀이지만 나름대로 팀장이었는데, 후배들로부터 이런 화분을 받았다. (궁서체 '귀요미' 후배들은 둘 다 나보다 두 뼘은 키가 크다.) 환송회에 동료들이 많이 와서 즐겁게 노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 내가 회사 그만두는 걸 이렇게 기뻐하다니 이 사람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결국 기분이 좋은 거니까 그걸로 됐다. 어쨌든 선물도 많이 받았잖아!

 

그래요 저는 자랑합니다. 그것 말고 제가 뭘 하겠어요..

 

 

 

와인, 크레파스, 스케치북, 발사믹 식초(왜?), 초콜릿, 차, 가방, 잼, 술잔,

그리고 무려 직접 만든 나무 도마(이사님 짱!)  

 

 

 

나보단 남편을 생각해 고른 게 분명한 편집부 선물은 무려 로얄 앨버트 커피잔 세트.

남편의 소감은 "퇴사 한 번 더 해요."

 

 

 

 

 

디자이너 후배의 선물은 세상에 로모 카메라. 그래, 이 언니가 새 생활을 시작하겠다.

 

 

 

 

 

퇴사 선물의 꽃, 굿바이 카드. 벽에 붙여 두었다. 고마워요.   

 

 

 

*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한 바퀴 돌며 인사 나눌 때 울지 않았으니 장하다.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일했다.

지쳐 나가떨어지거나

회사나 동료들을 미워하지 않고 떠난 것도 다행이다.

두 회사, 13년 직장 생활의 막을 내렸다.

당분간 빈둥빈둥 놀겠다.

그러고는 '나'를 위한 일을 꾸리면서 살겠다.

그간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괜히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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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3-03-1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짝짝짝!!!!!!
(실제로 들으셨다면 깜짝 놀랄겁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거든요^^)

네꼬 2013-03-15 19:51   좋아요 0 | URL
아이코 내 귀야.. 이거 감사합니다. (90도 인사.)

다락방 2013-03-15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그리고 참 잘 살았구나, 네꼬님. 퇴사한다고 이렇게나 한아름 선물을 받고. 어떻게 살면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어요, 응? 멋져요. 참 근사한 사람이야.

초코후레이크 우유에 말아서 후루룩 먹으면서 이 글 봤어요. 그리고 초코후레이크 먹던 손을 잠시 멈추고 댓글 달아요. 댓글 다 쓰면 다시 후레이크 먹고 힘내서 난 사무실에서 일할게요. ㅠㅠ

네꼬 2013-03-15 19:53   좋아요 0 | URL
그런 거겠죠? 나 나간다고 다들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어딘가... =_= 그래도 환송회 떠들썩하고 웃겨서 다행이었어요. 나 안 울었다고! 초코후레이크라니 그건 간식이오? ㅎㅎ 후레이크 후루룩 흡입하는 다락님 귀여워요.

웽스북스 2013-03-1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시 인기쟁이는 다르군요. 멋있다. 부럽다. 흐잉흐잉.
고생했어요 지난 13년,
술을 부르는 계절이 왔으니 함께 나가 이 계절을 환영하고, 네꼬님의 새 신분을 축하하고 그릅시다잉
(어째 댓글이 맨날 술마시자는 얘기임?)

네꼬 2013-03-15 19:54   좋아요 0 | URL
인기쟁이가 아니구, 오래 다녀서 그런 거예요. 웬디님도 일단 오래 다닌 다음에 그만둬요. (응?) 술이나 마십시다. 계절 좋고! (댓글에 술마시는 얘기만 하는 거 아니잖아요. 뭐 먹잔 얘기도 하면서... ㅋㅋ)

레와 2013-03-1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네꼬님 짱!

네꼬 2013-03-15 19:54   좋아요 0 | URL
헤헤 레와님은 만날 짱이래. (으쓱) 그나저나 그 빵은 어찌된 거요? 냄새가 여기까지 납디다!!

순남이 2013-03-1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왓 선물~_~ 사진 남겨 주셨다! ㅎㅎㅎ

네꼬 2013-03-15 19:55   좋아요 0 | URL
순남이를 위해 찍었다오 ㅎㅎ 네꼬 인형은 암만 노력해도 순남이를 못 따라가지만.. 크헤헤

하늘바람 2013-03-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 그만두시는 거예요?
그래도 속상하지 않게 그만두시는 거 같아 기분좋네요
좋은 선배이자 팀장님이셨나봐요
선물이 가득이네요

네꼬 2013-03-15 19:56   좋아요 0 | URL
그만두었습니다. 이제 백수 3주차인데 여전히 정신 없네요.
격려(?) 감사합니다. ^^
저 관둔다고 좋아서들(?) 준 선물이에요. ㅋㅋ

아무개 2013-03-1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떻게 직장생활하면 퇴사때 이런 선물을 받을수 있는건가요. 멋져요 멋져!


네꼬 2013-03-15 19:56   좋아요 0 | URL
비결을 알려드리죠.
오래 다니면서 사람들을 괴롭힌다. 끝. ㅋㅋ
그러면 진짜, "환송" 받을 수 있어요!! (멋지다는 오해는 감사히 접수...)

치니 2013-03-1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시 네꼬 님 다운 퇴사네요. 로모 저거 은근 까다로운데 ㅎㅎ 전 괜히 멋으로 샀다가 까다로운 게 귀찮아서 남 줬는데 보니까 또 살짝 후회되네요? 재미난 사진도 많이 찍고 맛있는 것도 해드시고 우아한 커피 잔으로 커피도 드시고...할 거 엄청 많겠다요.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는 몰라도 그저 조금이나마 더 오래 놀 수 있기를! ㅎㅎ

네꼬 2013-03-15 19:58   좋아요 0 | URL
응? 응? 치니님, 나다운 퇴사라니. ㅋㅋㅋ 웃겨요 그 얘기. 자랑쟁이 퇴사. ㅋㅋ
로모는 지금 필름 끼우는 것부터 난항이랍니다. 잘 찍어서 후배 은혜에 보답하려고 긴장하고 있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어요. 찍어서 치니님한테도 자랑할게요. 가벼운 가방에 스케치북 넣고 다니면서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으라고들 하더라구요. 에그 착한 사람들. (그나저나 감사요!)

세실 2013-03-15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퇴사네요^^
잠시 푹 쉬시고 새로운 도전 하시길요~~~

네꼬 2013-03-15 19:59   좋아요 0 | URL
세실님 고맙습니다.
"잠시 푹" 명심할게요. 헤헤. 성실한 세실님 본받아 열심히 준비할게요!

이매지 2013-03-1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사하신다는 얘기 전해들었는데,
정말 어떻게 퇴사하면 이렇게 선물을 받으실 수 있는 것입니까. ㅎㅎㅎ
암튼 날도 좋고 하니 퇴사와 새로운 생활을 축하하며 마시러 가요! (읭?!)

네꼬 2013-03-29 16:45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우린 일단 술을 마시면서 얘기합시다. 반드시 취하기로 했잖아요 응?

마노아 2013-03-16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차고 사랑스러운 네꼬님! 결단을 내리고 몸소 실천한 그 모든 과정을 축하해요.
충분히, 지겨워질 만큼 휴식을 취하도록 해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장해요, 장해, 우리 네꼬님!!!

네꼬 2013-03-29 16:46   좋아요 0 | URL
으쓱으쓱. 마노아님, 나 컴튜터 하도 안 켜서 이제 답 달아요. 미안해요. ㅠㅠ 그리고 잘 쉴게요. 고마워요!

heima 2013-03-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정말 멋진 선배이자 후배였을 것 같아요 네꼬님^^
고생많으셨어요. 새로운 걸음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네꼬 2013-03-29 16:47   좋아요 0 | URL
허둥대는 선배이자 속 썩이는 후배였지만
퇴사는 떠들썩하게 해보았습니다... 헤헤
heima님 반갑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