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왼쪽 눈이 아팠다. 꿈인데도 어찌나 아픈지 덕분에 잠을 깼다. 일어나 거울을 보니 왼쪽 눈꺼풀에 농구공만한 다래끼가 났다. 털썩.

세수하는데 일단 너무 아프고, 불편하고, 거울 보니 너무 바보같고 (당연하지 눈에 농구공이 붙었는데) 눈을 뜨기도 힘들고 속상 500제곱이다.

아침에 약국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약사 아주머니가 금방 알아보신다. (당연하지. 눈에 농구공 붙이고 등장하는 손님이 흔하겠어?)

"하따, 크게 났네."

"원래 다래끼 잘 안 나는데, 요 몇 달 사이에 두세 번이나 났어요. 왜 그렇죠?"

"하이고. 디게 피곤한갑다." (네, 저 너무 피곤해요. ㅠ.ㅠ)

운전하기에 불편할 정도다.

회사에 왔더니 반응은 제각각.

"눈에 머리에(얼마전 머리를 잘랐는데 너무 짧다고 놀림 받는 중인 네꼬 씨), 조합 아주 좋아!" (나도 모르게 주먹을 꼭.)

"발바닥에 천평지평(天平地平)이라고 써요, 선배. 진짜 낫는다니까. 내가 증인이야." (이걸 말이라고, 세 번이나 말함.)

"눈썹을 뽑아." (다수)

"소금물로 헹궈요." (아니 눈을?)

"뜨거운 물로 찜질해. 나도 간호사한테 들은 거야." (가장 준수)

"술 먹어." (내가 미친다.)

이 와중에 어떤 선배의 말, "말을 안 들어서 그래."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런 소릴 듣고 앉았다.)

아프고 신경 쓰여서 눈물이 죽죽 난다.

당분간 술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도 먹지 말란다.

갑자기

지글지글 끝이 까맣게 탄 돼지갈비가 먹고 싶어서 통곡할 지경.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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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2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먹어, 에 한표 네꼬님 ㅋㅋㅋ

이게 내 한개다!!!!!

3=3=3=3=3=3

네꼬 2007-08-0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루 와요!
=3=3=3=3=3=3

(자꾸 그러면 그 입에 '좌물쇠'를!ㅋㅋ)

마늘빵 2007-08-02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그를 잃꼬 이쓰니 넘흐 우껴요.

네꼬 2007-08-02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적인 아프님이 맞춤법을 틀리시다니... 싫망이에요. ㅋㅋ

mong 2007-08-0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라이몽이닷~
저 그거 아니에여~
=3=3=3

mong 2007-08-02 17:00   좋아요 0 | URL
참참 그래도 농구공은 어여 내려 놓으세여
그거 오래가면 곪아요 ㅜ.ㅡ

Mephistopheles 2007-08-0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삼겹살 파뤼~ 해요~ !!
(그나저나 농구공만한 다래끼라니...양손으로 받치고 약국이며 회사며 누비는 네꼬님 상상중...우하하..제법 재미있어요!)

네꼬 2007-08-0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우드스틱이면 다예요?
=3=3=3=3

ㅠ.ㅠ 저도 내려놓고 싶어요. 열심히 약 먹고 있고 집에 가서 찜질도 하려구요.
눈에 불이 막 나요. ㅠㅠ


메피님.
아주 그냥 아주 그냥 만날만날 어쩜 그렇게 효과적으로 약올리시는지!!!
(그런데 정말 상상하시는 그대로라는... ㅠㅠ)

무스탕 2007-08-0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도 다래끼가 나는군요.. 호야~~

메피님. 쐬주도 곁들여야죠? :)

nada 2007-08-0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구공 부분만 도려내면 안 돼요? -.-
천평지평인지 머시긴지 저건 평발 치료법 같아요.

(디게 거추장스럽고 아프실 텐데..페이퍼가 너무 귀여워서 웃겨요.ㅋㅋ 지송^^)

Mephistopheles 2007-08-02 18:27   좋아요 0 | URL
도려낸 부위에다 이쁜 고양이 피어싱을 하면......?
와..무서워라! =3=3=3

마법천자문 2007-08-0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에 빠지면 다래끼 난다는 말 들은 거 같은데요.

프레이야 2007-08-02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어떡하나 날도 더운데..
시커멓게 탄 돼지갈비는 다래끼 낫고 나도 드시지 마세요, 네꼬님.
암유발 아시죠?ㅠㅠ

네꼬 2007-08-0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ㅠ.ㅠ 호야~~에 감격하려고 했는데, 쏘주라뇨! 메피님 편이시잖아! 흥!

꽃양배추님.
천평지평, 그래도 오늘 밤 써볼지도 몰라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웃기긴. 웃기긴!! 흙.

메피님.
자꾸 이러실래요? 확 물어버린다! (췌. 무서워하지도 않으면서!)

위원장님.
그.. 그럼 전 어떡해요. 난 몰라. 난 몰라. ㅠ.ㅠ

혜경님.
그래도 돼지갈비는 좀 탄 게 제맛이잖아요. 아아 얘기하다 보니까 넘 먹고 싶어요. ㅠㅠ




도넛공주 2007-08-02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정타 하나 날려드리죠.저도 얼마전 똑같은 증세를 겪었는데 결국 이도저도 안되어서 수술했습니다.마취하고 찢었지요.얼마나 아픈줄 아십니까? 어떤 고통도 그에 못비할겁니다.

세실 2007-08-0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대학때 한동안 다래끼 났었는데...스트레스*피곤함이 주원인 인듯.
푹 쉬라는 뜻이오니 휴가라도 다녀오심이 어떨까요~~

산사춘 2007-08-03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해드리려고 했는데 댓글들 보구 죄송하게시리 넘 웃었어요.
그리고 이 글 때문에 전 이따 돼지갈비를 꼭 먹을 테야요!
위로차원에서 묘사글은 절대 쓰지 않겠습니다. (닭쵸!)

네꼬 2007-08-0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넛공주님.
(일단 와락-) 저도 몇 년 전에 그 수술 해봤어요. 세상에 세상에. "어떤 고통도 그에 못비할 겁니다"에 정말 백배 동의. 그래서 병원만은 안 가려고 열심히 약 먹고 버텨보는 중이에요. ㅠㅠ

세실님.
스트레스*피곤함. 진짜로 그래요. 요며칠 바쁘고 신경 쓰고 했더니 결국 몸으로 오네요. 세실님은 휴가 다녀오셨나요? : )

정아무개님.
신경쓰이는 걸로 말하자면 제 몸무게의 팔할이 다래끼에 가 있는 기분입니다. 빌어주는 건 고마운데 웃는 건 뭐얏!!

산사춘님.
(♡.♡<---이건 저의 동거녀를 대신. 저도 그렇지만 그녀도 춘님 페이퍼의 열혈팬)
이 한몸 불살라 춘님이 웃으신다면. 그런데 춘님은 점잖게 글로 웃겨주시는데 저는 몸이나 던지고 놀림이나 받아야 웃겨드릴 수 있군요. 역시 하수. (털썩.) 돼지갈비 묘사, 하시기만 해봐요!

Mephistopheles 2007-08-0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양재역에서 도곡동쪽으로 한블럭 가다보면 돼지갈비집이 하나 있습니다. 얼마나 장사가 잘되는지 번호표 받고 줄서서 기다릴 정도에요. 파는 거라곤 양념돼지갈비와 목살이 전부인 식당인데..자리잡고 고기 시키면 참으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반찬들이 나오죠 부추무침 깍두기..쌈야채 쌈장과 마늘이 다인데...고기가 고기가..숯불에 적당하게 구워서 쌈장 살짝 바르고 마늘 올리고 상추나 깻잎에 싸먹으면...아...이게 정녕 돼지고기였단 말이냐~~ 란 말이 나올 정도로 입에서 살살 녹아요~~아 침 넘어간다 꼴깍..(춘님의 돼지갈비 묘사 대변인 메피스토)

네꼬 2007-08-0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산사춘님이 "닭쵸!" 하신 거 안 보여욨?
얼굴이 벌건 채로 엉덩이를 들썩이다 (분해서)
책상에 엎드려 기절 중인 네꼬. 나도 모르게 침이.... (아아 비참한 말로)

*
여기서부턴 다락님만 보세요.

다락님, 우리 저 집 한번 가봐요. 고기가 끝내준대!!!!!

Mephistopheles 2007-08-03 12:38   좋아요 0 | URL
그니까 그 닭쵸! 란 바로 앞의 돼지고기 묘사글에 대한 반문을 의미하는 거잖아요..닭쵸만 안달렸어도 제가 저런 댓글을 안단다니까요~~~

네꼬 2007-08-03 13:53   좋아요 0 | URL
켕- 핑계는?! -_- (메피님 나 이거 다 나으면 다같이 돼지갈비 번개할까요? ㅋㅋ)

Mephistopheles 2007-08-03 14:07   좋아요 0 | URL
고양이가....구은 고기를 먹다닛!

네꼬 2007-08-03 14:09   좋아요 0 | URL
음- 고양이가... 생고기를 짝짝 찢어 먹으면 (잠시 상상. 초원의 사자 대신 고양이로 합성) 더 웃긴데요?

다락방 2007-08-03 14:16   좋아요 0 | URL
양념돼지갈비 콜이요!
우리 각각 3인분씩 먹고, 고기를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먹어줘야 할 물냉면도 후루륵 마셔버려욧!
아, 쓰읍.

그러니까, 빨리 나아야죠. 그래야 나랑 양념돼지갈비든, 콩나물과 구워먹는 삼겹살이든 옴팡지게 먹어줄거 아녜욧! 얼른 나아요, 응??

네꼬 2007-08-03 17:57   좋아요 0 | URL
이 쎈스!! 삼겹살---공기밥 된장찌개. 돼지갈비---물냉면. 이러니까 내가 다락님한테 빠지지. 내가 얼렁 나을 테니 고기에게 달려가기로 해요. 이번엔 각 3인분 도전!! ㅋㅋ

마노아 2007-08-0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구공이 어여 배구공 되고 테니스공 되고 탁구공 되고, 그리고 사라졌음 좋겠어요.
네꼬님 고생이 많아요. 흑흑

네꼬 2007-08-0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엉엉.
이틀 지난 현재 여전히 농구공. 오늘은 드디어 안과에 갔어요. 기필코 나으리.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