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왼쪽 눈이 아팠다. 꿈인데도 어찌나 아픈지 덕분에 잠을 깼다. 일어나 거울을 보니 왼쪽 눈꺼풀에 농구공만한 다래끼가 났다. 털썩.
세수하는데 일단 너무 아프고, 불편하고, 거울 보니 너무 바보같고 (당연하지 눈에 농구공이 붙었는데) 눈을 뜨기도 힘들고 속상 500제곱이다.
아침에 약국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약사 아주머니가 금방 알아보신다. (당연하지. 눈에 농구공 붙이고 등장하는 손님이 흔하겠어?)
"하따, 크게 났네."
"원래 다래끼 잘 안 나는데, 요 몇 달 사이에 두세 번이나 났어요. 왜 그렇죠?"
"하이고. 디게 피곤한갑다." (네, 저 너무 피곤해요. ㅠ.ㅠ)
운전하기에 불편할 정도다.
회사에 왔더니 반응은 제각각.
"눈에 머리에(얼마전 머리를 잘랐는데 너무 짧다고 놀림 받는 중인 네꼬 씨), 조합 아주 좋아!" (나도 모르게 주먹을 꼭.)
"발바닥에 천평지평(天平地平)이라고 써요, 선배. 진짜 낫는다니까. 내가 증인이야." (이걸 말이라고, 세 번이나 말함.)
"눈썹을 뽑아." (다수)
"소금물로 헹궈요." (아니 눈을?)
"뜨거운 물로 찜질해. 나도 간호사한테 들은 거야." (가장 준수)
"술 먹어." (내가 미친다.)
이 와중에 어떤 선배의 말, "말을 안 들어서 그래."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런 소릴 듣고 앉았다.)
아프고 신경 쓰여서 눈물이 죽죽 난다.
당분간 술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도 먹지 말란다.
갑자기
지글지글 끝이 까맣게 탄 돼지갈비가 먹고 싶어서 통곡할 지경.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