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히 지내셨습니까?

- 평안할 것까지야 없지만, 그럭저럭 잘 지냅니다. '어지간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저의 장점이거든요. 평안치 않은 일들은 모른척하고 있어요. :)

독서 좋아하시는 지요?

- 갱장히는 아니고 조금요.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 먼저 좋아하는 이유는 :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제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조금이라도 나은 내가 될 수도 있고, (시간 낭비를 했다는 의미에서) 더 나쁜 내가 될 수도 있지만 -_- 그래도 다르긴 다르니까요. 그런데 조금만 좋아하는 이유는 : 아아, 읽고 쓰는 일의 즐거움, '되'찾고 싶어라, 라고 대문에 썼다시피, 너무 오랫동안 멈춰 있던 탓인지 사랑이 점점 희미해져가요. ㅠ_ㅠ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 (많은 분들이 그렇듯) 때마다 다릅니다. 어느 분야의 책을 향해 달리느냐에 따라, 수량에도 편차가 커요. ((실제로는 책을 별로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두루뭉술 답변.))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 골고루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저는 어린이책을 좋아합니다. 읽기책도 좋고 그림책도 좋아요. 장르로 치면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독자를 웃게 만드는 책을 좋아합니다.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한 마디로요??? 정의해본 적은 없는데. -_- 비유하자면 생선구이 정도 되겠습니다. 생선의 물이 좋으냐(책의 내용이 좋으냐), 요리가 잘 되었냐(잘 만들어졌냐)에 따라 만족도가 큰 차이가 나지요. 참, 혹시 내가 알레르기가 있는 고등어는 아니냐(나의 취향과 맞느냐)도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겠네요.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위의 답에 따라 당연한 얘기지만) 생선을 발라 먹는 일이다. 가급적이면 발라 먹기 좋은 생선이 좋지만 :) 맛있는 생선이라면 잔가시가 많아도 끈기 있게 먹어치울 수 있으니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가시까지 맛있게 씹어 먹기도!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즐기는 풍토가 적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일상화 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지요. 어렸을 때 책 한 권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몸에 익힌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훨씬 즐겁게 살 수 있을 텐데. 요즘은 좋은 어린이책이 많이 출간되고 어린이의 독서에 마음 쓰는 어른들도 많으니, 앞으로는 좀 두고봐야겠죠. 그런 면에서 엄마아빠선생님인 알라디너들에게 무한한 지지를!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 <<릴케의 로댕>>을 추천합니다.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로댕이라는 한 사람을 이해하게 하고, 조각을 이해하게 하고, 예술을 이해하게 하고, 심지어는 인생을 이해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저에게는. 몇 년 동안 사무실 책꽂이에 꽂아두고 한번씩 꺼내어 아무데나 펼쳐 읽는데, 때마다 새로워요.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 그렇게 여기지 않습니다. 저는 만화책은 하나의 독립된 예술 매체라고 봐요. 다른 책과는 호흡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저는 그 호흡을 익히지 못해 늘 끙끙댑니다만. (한 권 읽으려면 소설책 한 권 읽을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그렇지만 '생활만화' <<올드독>> 은 잘 이해했어요. :)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 문학 쪽이 아무래도.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성실하게 답변하고 싶지만, 이 분야에 대해선 전혀 식견이 없어요. 의견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_- 그런데 "소비문학"이라는 말은 좀 의아하네요. 소비적이라는 뜻인가요? (질문자에게 질문을 ^^)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 굉장히 이상한 경로로 그림책 번역자가 되어 버린(!) 적은 있지만, 그땐 그 경로가 부끄러워서 혼났어요.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남의 책에 글을 덧댄 적은 여러 차례 있는데요, 이름을 밝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라고 말하면 너무 겸손이고요(하하하하! 부끄러워서 크게 웃으니, 더 부끄럽군요), 어떤 건 제가 쓰고도 너무 맘에 들어서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게 한스럽기도 했죠. (하하하하. 웃으면서 말하지만 농담 아닙니다. 하하하하하. -커지는 웃음소리.)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 로알드 달, 성석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바바 노보루, 정우열, 진은영, 또 많은데.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 <<마틸다>>에서 마틸다의 말을 통해 로알드 달 아저씨가 말씀하셨죠.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그렇게 심각하지 않고 웃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아저씨, 저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저도 정말, 그런 책이 좋아요. 알랍!  :)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 너무 어려워요. ㅠ_ㅠ 초보 알라디너로서, 제가 아는 분들은 이미 다 쓰셨는데. 혹시 중복될지 모르지만.... 작게작게님, 배꽃님, 다락방님(호명 되었으나 아직 안 쓰고 계시니!), 마태우스님 (모두가 이분은 당연히 호명되셨을 줄 알고 안 불러드릴 것 같아서요 하하하), 테츠님 (바쁘다고 핑계 대지 마삼! ^^)

 

**

 

이름 불러 주신 아프님, 이런 글을 쓰게 되어서 부끄럽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떨렸어요. 고마워요. ♡_♡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매지 2007-05-08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선구이라니 신선하네요^^
저도 로알드 달이 좋아요 ♡

네꼬 2007-05-0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 님의 마음, 어느 페이페에선가 보아서, 알고 있었어요. ♡

꼬마요정 2007-05-0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책에 대한 시각 멋져요~~
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란 걸 느꼈어요~
책이라고 하는 것만이 만화의 위상을 높이는 건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고마워요~~네꼬님

비로그인 2007-05-0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문답을 둘러보다 보니 글에 관해선 다들 한가닥 하시는 분들만 있나봐요~
에효 부끄럽삼~

무스탕 2007-05-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만화는 9번째 예술로 분리가 되고있지요.. (근거를 들이댈수는 없지만..)
저도 뼈째 먹을수 있는 구운 생선이 몇 가지 있어서 좋습니다 :)

홍수맘 2007-05-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생선구이' 라는 님의 표현에 뽕~ 갑니다. 근디. 왜 하필이면 고등어 알레르기래유. ㅠ.ㅠ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 ^.

네꼬 2007-05-0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 반갑습니다. ^^ (실은 아까 저도 슬쩍 님의 서재에 다녀왔는데.) 근데 전 아무래도 만화가 너무 어려워요. 이해하려면 노력을 해야겠지요.

체셔님 / 님이 "부끄럽삼"이라고 하시다니. 알라딘에서는 아무도 동조해주지 않을 겁니다.

무스탕님 / 만화는 제게 미지의 영역이에요. 그리고 역시 생선은 뼈째 먹어야 제맛! :)

네꼬 2007-05-0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 고등어 알레르기라니, 고양이로선 두고두고 놀림 받을 일이지요. ㅠ_ㅠ 그러나 저는 님의 서재에서 솔솔 풍기는 생선 향기에 늘 넋을 잃어요. @_@

비로그인 2007-05-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선구이. 읽을 때 짭조름한 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웃음)
그런데 왜 고등어를 싫어하실까. 살도 두툼한데. 그럼, 참치는 어때요?
참치 캔 말고~ 진짜 참치 생선을 고등어처럼 튀겨 먹거나 쩌 먹는 일. 맛있는데. 쩝.

비로그인 2007-05-08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저 썼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07-05-0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도 린드그렌을 좋아하네요.^^
릴케의 로댕, 담아갑니다. 추천!

마늘빵 2007-05-0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마지막 멘트에 저 떨렸...어요. 파르르.

마노아 2007-05-0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선구이 비유 아주 좋았어요. 네꼬님 멋져요^^

네꼬 2007-05-0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 고등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알레르기가 있어요. 팔목과 허리에 두드러기가 나요. 웃기죠? -_- 참치라면, 눈이 골뱅이가 됩니다. 캔이든 뭐든 상태는 가리지 않아요. (^^)

테츠님 / 올치올치! 굿이에요, 굿굿굿!

배혜경님 / 어므나, 감사해요. 린드그렌 선생님은 성인 반열에 오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릴케의 로댕도 꼭꼭 읽어보시길 ♡

아프님 / 난 몰라. =__=

마노아님 / 멋진 리뷰 쓰시는 님이 백배 멋지삼. 우리 언제 생선구이 먹으러 같이 가요. =^^=

다락방 2007-05-09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정말 예쁜 분이시네요.
:)

네꼬 2007-05-0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블리 다락방님 / 그저 긍정적인 고양이 한 마리일 뿐입니다. :)

(의연하게 말했지만, 떨려라..)

antitheme 2007-05-09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릴케의 로댕>이라....저희 집 가까운 모대학에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이 큰게 있는데 이책을 읽고 애들한테 설명해주면 되겠군요.

네꼬 2007-05-0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님 /

"그는 이 전체 장관의 위대함과 모든 경악을 본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몸 전체가 두개골이며 혈관 속에 있는 피는 모두 뇌수인 것이다."

라고, 릴케가 <생각하는 사람>을 설명하네요. 덕분에 저도 이 부분을 펴본 아침입니다. :)

비로그인 2007-05-0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네꼬님이 달아주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문구....완전 내 스타일이야~~~
결국, 저도 이 책을 사서 볼 것 같습니다.

네꼬 2007-05-0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시키면~ 와그르르다, 이거죠? 좋았어!!!!! (반성은 안 하고.)

엘신님 / 읽는 동안 심장이 막 두근거렸어요. 제 생각엔, 엘신님도 분명 그걸 아실 듯!!

향기로운 2007-05-0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긍정적인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네꼬 2007-05-09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님 / 저도 긍정적인 고양이가 좋아요. 긍정적인 향기님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