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불태우다 - 고대 알렉산드리아부터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지식 보존과 파괴의 역사
리처드 오벤든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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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과거로 그랬지만 앞으로도 지식을 보존하고 전수하는 도구로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드려낼 것이다. 물론 책이라는 물성은 좀 더 다양화 될 것이다. 종이로 된 책 이전에 진흙 위에, 파피루스 풀 위에, 양피지 위에 문자가 기록되었고 그것을 책이라 불렀다. 앞으로는 디지털화된 기록들도 당연히 (전자)책 등으로 불리워질 것이다. 

 

책이 가지고 있는 권위는 시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분명한 것은 겉으로 보여지는 지식 창고 이상의 힘과 가치를 나타낸다. 오늘날에도 각 국가들은 자국이 보유한 지식의 양을 뽐내기 위해 저마다 '국가도서관'을 웅장하게 짓고 다양한 형태의 지식들을 보존, 보관, 축적해 가고 있다. 더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더욱 돋보이는 희귀한 문서들을 하나라도 더 소장하기 위해 막대한 정보력을 동원하여 수집하거나 찾아내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책은 단순히 종이로 된 물건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책을 불태우다>라는 책 제목처럼 책을 불태우는 행위는 곧 종이를 소각하는 행위가 아닌 책에 깃들어있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 문화적 가치, 국가의 상징, 국민으로 하나로 모으는 자부심 등을 짓밟는 행위라고 저자는 말한다. 

 

헨리8세에 의해 영국의 종교가 가톨릭에서 영국 국교회로 바뀌게 되면서 기존의 수도원 내부에 존재했던 각종 문헌들과 책들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렸다. "영국에서만도 수만 권의 책이 불타거나 찢어져 파지로 팔렸다" (91) 당시 제본업자들에게는 파지로 팔린 고서들이 새로운 자재가 되었다. 피해를 입는 쪽이 있으면 어느 한 쪽에서는 이익을 본다. 19세기 당시 신생국가였던 미국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주었던 영국은 제일 타켓이 바로 '미국의회도서관'이었다. 벨기에의 국가 상징이었던 루뱅대학교 도서관은 독일에게 있어서는 제일 첫번째 공격 목표물이었다. "장서를 잃어버린 것은 대단한 보물을 잃어버린 것보다 더했다" (187쪽) 나치스 정권 치하 유대인 박해는 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책은 유대인들의 종교와 문화에서 언제나 중심"이었기에 나치스는 유대인들의 책들을 모조리 찾아내 분서했다. 

 

이처럼 도서관과 기록물의 파괴는 특정 문화를 파괴하는 일이었다. 우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벌어졌다. 조선왕조실록과 관련된 이야기다. 임진왜란 당시 흩어져서 보관 중이었던 실록들이 모두 잿더미가 되고 유일한 살아남은 것이 곧 전주사고에 보관했던 실록이었다. 훗날 강화도 정족산성에 보관 중이었던 실록은 병인양요 때 또다시 참화를 겪어야했다. 

 

책은 단순히 책이 아니라 국가의 자존심이며 정신을 담아낸 상징적인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대목 중의 하나는 국가의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도서관을 지원하는 예산 등이 손쉽게 삭감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단기적으로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으니 예산 지원을 주저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세계 역사에서 보다시피 도서관 지원이 활성화되었을 때 국가가 흥왕하고 많은 인재들이 발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적의 사기를 꺾는 최고의 방법이 도서관을 파괴하는 일이며 책을 불태워 버리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https://cafe.daum.net/chang1999/GH9v/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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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초격차 독서법 - 부자들의 지식은 복리로 쌓인다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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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사람의 생각에 진동을 일으키고 결국 읽는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 <부자들의 초격차 독서법>은 저자의삶의 고백이다. 가난했던 저자가 독서를 통해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넘어 자존감을 업시키고 일의 능률과 삶의 관점이 달라졌다는 간증이다. 더구나 저자가 고안해 낸 '초격차 독서법'은 짧은 시간 안에 책의 중요한 내용을 정확하게 짚어내며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한 독서하는 방법이다. 15분 안에 먼저 꼼꼼히 책을 읽어 보고 두 번째는 첫 번째 접어 놓은 페이지를 중심으로 자세히 읽어보고 세 번째는 읽어보면서 파란색으로 밑줄 그어 놓은 부분을 공책에 정리해 놓는 것까지 3회에 걸쳐 독서하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놓고 있다. 공책에 정리하는 방법도 단순히 작문 형식으로 기록하는 것보다 나중에라도 써 먹을 수 있도록 간단 명료하게 핵심만 기록하는 방법을 지향하고 있다. 물론 저자만의 독서법이니 독자들이 자유롭게 판단하셔서 응용하셔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조선 시대의 최고의 독서가라고 불리우는 김득신. 그는 한 권의 책을 만 번 씩 읽어냈던 분으로 알고 있다. 그가 왜 한 권의 책을 그토록 많이 읽었을까 의아해 하실 분이 있을 것 같다. 김득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약간 지능이 낮았던 것 같다. 김득신을 수행하는 하인 조차도 기억하는 내용들을 김득신은 금시초문처럼 여길 정도로 두뇌가 명석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 김치는 아들의 특성을 잘 알았기에 다른 것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삶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독서를 강조했고 어렸을 때부터 득신은 책 읽기에 습관을 들이며 죽을 때까지 책과 함께 생활하다 영면했다. 급기야 김득신은 예순에 가까운 나이에 성균관에 입학했고 벼슬길에 올랐다. 지금의 나이로 따지면 팔순 쯤 되서야 대학교에 입학하고 취업했다는 말이다. 지능이 낮고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김득신은 조선 시대 최고의 독서가로 기억에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독서법에 있었다고 본다. 

 

나도 교직에 들어와서 독서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10년 전부터 줄기차게 책을 읽어냈던 경험이 있다. 지식이 얕은지라 책의 내용이 어렵기도 하고 도통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책을 읽는 것인지 책장을 그냥 넘기는 것인지 모를만큼 나와의 싸움을 오랫동안 했던 기억이 난다. 포기하지 않고 책을 읽어내는 습관을 지속해서 가진 결과 지금은 조금 수월하게 책을 읽어가고 있다. 그만큼 지식도 쌓였다. '초격차 독서법'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과 같이 한 영역에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최소 7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자주 하곤 했다. 학교에 근무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전문적으로 학습해야 할 영역들이 두루두루 있는데 그 중에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몇 권의 책들을 연속해서 읽어냈더니 그야말로 나도 모르게 준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섰던 경험이 있다. 처음 입문했을 때야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지 관련 책들을 꾸준히 읽어내면 누구나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길은 시간 문제인 것 같다. 

 

나는 2021년 12월 7일에 대망의 첫 책 <교사여서 다행이다>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던 책 출간은 생각지도 못하게 기회를 얻게 되었다. 지나온 모든 과정을 복기해 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책 출간을 위해 기획서를 작성하고 짧은 시간 안에 작성한 기획서가 심사위원들에 의해 통과되고 필요한 집필의 시간도 확보할 수 있었고 편집장님의 수고로움을 통해 부족한 원고가 다듬어졌으며 드디어 책 표지 디자인과 책 제목이 정해져 시중에 독자들 앞에 나오게 되었다. 책 출간을 위해 예산도 충분히 지원받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어찌 내가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내가 책을 쓰겠다고 마음을 품었던 것은 아마 10년 전부터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실천했던 노력들의 결실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 쓸 실력이 없다면 책 출간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독서는 나에게 책 출간이라는 좋은 선물을 안겨 주었다. 

 

독자들께서도 독서에 푹 빠져 보는 것은 어떤지요? ^^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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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만드는 법 -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땅콩문고
강윤정 지음 / 유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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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편집자가 하는 일

 

"작품의 편집이나 만듦새, 홍보 방식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 세계와 어울리는 방향, 그중에 지금의 독자에게 소구할 방향으로 조율해 나가는 일입니다" (17~18쪽)

*소구: (방송, 신문) 광고나 판매 따위에서 ,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시켜 구매 동기를 유발함.

 

작가는 글을 창작하는 사람이다. 작가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그가 쓴 원고다. 그리고 그 원고를 독자들의 니즈에 맞게 편집해 주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올해 나도 책 작업을 마무리 중에 있다. 전반기에 어찌어찌 분량을 채워 원고를 출판사 편집자에게 넘겼다. 그리고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편집자가 원고를 읽어보고 나름대로 방향을 정해 수정해야 할 부분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처음에는 약간 언잖기도 했다. 기껏 쓴 원고를 다시 쓰라고 하니 속상했다. '왜 이렇게 까다롭지'.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편집자가 해야 하는 일을 이해하게 되었다. 

 

"편집 업무는 원고에서 시작해 물성을 가진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선형적으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일입니다. 다만 한권의 책만 붙잡고 있지는 않기에 실제 업무 감각은 선형적이기보다는 순환적이고, 대여섯 개의 공을 동시에 던지고 받는 저글링 곡예사의 그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19쪽)

 

출판사 편집자는 한 권의 책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해가 풀렸다. 6월달에 원고를 넘겼고 중간 중간 피드백을 받다가 8~9월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기에 이제 작업은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10월에 연락을 주셔서 '글이 재미없다', '왜 이렇게 ~한다 등의 가르치는 식으로 썼나', '3장과 4장을 다시 써 주셨으면 한다','원고 마감일은 10월 30일이다'라고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순간 열이 뻗칠 뻔 했다. 아니, 지금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갑자기 10월 말일까지 다시 쓰라고? 이 책을 읽어보니 왜 편집자께서 지금에서야 연락을 주었으니 이해가 되었다. "대여섯 개의 공을 동시에 던지고 받는 저글링 곡예사" 이기 때문에.

 

"같은 원고라도 백 명의 편집자가 있다면 백 권의 아주 많이 다른 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34쪽)

 

편집자의 능력이다. 같은 원고라도 편집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수 많은 책들을 편집해서 독자들 앞에 내 놓을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신의 손이다. 편집자를 잘 만나야 작가가 빛이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제목, 책 표지 디자인, 띠지에 들어갈 문구, 심지어 서점 매대에 놓았을 때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 등 편집자는 원고를 편집하는 것에서부터 서점에 책이 놓이는 순간까지 한시도 놓치지 않고 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이 있고 남다른 감각을 가진 편집자를 잘 만나는 것도 작가의 복인 것 같다. 

 

"작가 역시 본인 의견도 중요하지만 독자와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므로, 편집자가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의견을 내 놓으면 거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5~36쪽)

 

올 해 11월 중으로 시장에 선 보이는 나의 첫 책 <교감으로 살아남기>는 사실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교육에 관한 책이긴 하지만 교사가 아닌 교감을 타켓층으로 하는 책이다보니 독자의 범위가 좁을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직 교감이 쓴 책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약간의 신선한 감이 있다는 점이 있다. 사실 분명한 독자층은 교감 또는 교감이 되려고 준비하는 교사, 한 가지 더 기대한다면 학교의 교감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교사들. 이 정도다. <교감으로 살아남기>가 서점에 출고될 때 과연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가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겠지만 초보 신규 작가의 입장에서는 사실 설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편집자는 자신이 쌓아온 읽기의 경험을 믿어야 한다" (45쪽)

 

편집자는 작가의 원고를 처음으로 읽는 독자이자 반복해서 읽으며 편집자의 감각으로 독자들의 시선으로 맞추어가는 조율사이다. 편집자는 편집증을 앓고 있는 중독자이기도 하다. 작가의 원고를 판단하고 수정할 부분들을 찾아내는 감별사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주관도 잃지 말아야겠지만, 편집자의 시선에도 귀를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책 <교감으로 살아남기>는 편집자의 그동안의 쌓아온 읽기의 경험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좋은 원고를 쓰는 것이 저자의 몫이라면 그것을 독자가 집어 들고 싶은 책으로 만드는 것이 편집자의 일이니까" (69쪽)

 

이번에 책 작업을 통해 편집자와 처음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편집자가 하는 일을 알고 나니 위대해 보인다.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은 작가의 실력도 있겠지만 5할은 편집자의 실력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작품을 한발 떨어져 다시 살펴본 심경,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 같은 것이 담긴 글이자,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글이다" (129쪽)

 

이제 곧 있으면 '작가의 말'을 써야 한다. 편집자께서 편집된 원고를 보내주시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작업이 '작가의 말' 일 것 같다. 어떻게 작가의 말을 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명쾌하게 방향을 잡아주는 글을 읽고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한발 떨어져 다시 살펴본 심경',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글' 이 되어야 한다는 점

 

"책의 운명은 잘 만들어졌느냐 아니냐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닌바, 책이 나왔다는 것을 독자가 인지하느냐, 독자가 그 책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느냐가 결정적이다" (134쪽)

 

이제 곧 있으면 주사위가 던져진다. 책의 운명이 결정된다. 잠깐 시장에 나왔다가 사라질지 아니면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지...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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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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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도래와 함께 대두되었던 문제 중 하나가 '일자리 감소' 였다. 과연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까? 여러 가지 분석에 의하면 기존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되 전체적인 일자리 수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대 의견도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 더욱 확대되기에 일자리 감소에 따른 두려움과 불안은 가질 필요가 없다라고 한다. 심지어 단순 노동, 사무직, 반복 패턴에 이루어지는 직종들도 살아 남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분석은 자신감인가? 아니면 오판인가? 저자는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는 해법을 제시한다. 제목에서 볼 수 있다시피 해법의 키워드는 '생각'에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두려운 것은 과연 인간 고유의 영역인 '생각'에 까지 미칠 것인가? 라는 점이다. 단순 연산이나 사람이 주입해 주는 데이터에 의해 움직여지는 수준에서 발전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다면 분명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이다. 반대로 주도권이 사람에게 있고, 사람에 의해 움직여지고 협업의 파트너로 사용되어진다면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고 본다. 결국 주도권 싸움에는 '생각'을 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반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있을까? 라는 질문에 번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때문에 편리한 점도 있지만 '생각'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생각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뿐인가. 왠만한 사무 작업들이 컴퓨터에 의해 진행되고, 발달된 프로그램 하나면 복잡한 문제도 단시간안에 해결되기에 깊게 생각하기 보다는 쉽게 정보를 얻고 검색하려고만 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 문제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맞서 유일하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에 하나가 '생각' 즉 생각하는 능력, 사고력이다. 더 나아가 공감하는 능력. 생각을 갈고 닦지 않으면 발달하지 않는 법이다. 기성세대를 향하여 꼰대라고 부른다. 과거 지향적인 언행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 아닌가 싶다. 새롭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기존의 관행에 빠져 변화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불러지게 된 것 같다. 나이를 떠나 젊은 사람들도 새로운 방식을 거부하고 자신의 생각의 틀 안에 갇혀 고집한다면 이 또한 꼰대가 아닐까? 

 

조직 안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인식이 많이 변화되었다. 예전에는 대인관계 능력을 최고의 항목으로 생각했던 것에 비해 오늘날에는 일을 잘 하느냐, 새로운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느냐 등 창의성과 관련된 항목을 우선으로 여긴다. 직장 안에서 상사에 비위를 잘 맞추기 위해 술 잘 먹고 회식 자리에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승진하는 옛 모습과는 반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직장에서 요구하게 되었다. 결국 '창의성' 에 달려 있다. 창의성은 깊은 사고력에서 나온다. 저자는 사고력 계발을 위해 독서를 권면한다. 혼자 자발적으로 할 수 없다면 독서 모임에라도 가입해서 억지로라도 하라고 말한다. 인문학 고전은 사람의 내면을 통찰하게 하고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며 판단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워주는 으뜸되는 도구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정해졌다! 생각하려고 하는 기계에 맞서 인간도 이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학교 안에 교감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시대다. 창의성과 공감력은 필수 조건이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예전의 관행대로 일을 하려는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철벽처럼 쌓여 있을 수 있다. 경청하며 공감하기 보다 지시하고 판단하려는 우월감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보다는 기존의 안정을 고수하기 위해 복지부동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교감' VS '생각하는 교사' 라는 구도로 진행된다면 교감의 자리는 분명 위태해 질 것이다. 생각하기 위해 끊임 없이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 독서도 생각을 끌어내지만 글 쓰는 것만큼 생각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교감 일기든 독후감이든 하루의 단상이든 꾸준히 생각한 바를 글로 써야 사고력의 후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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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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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첫째날이다.

 

방학이라고 해서 교감의 일상이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다. 물론 학기 중과 다른 점은 있다.

 

교무실이 조용해졌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 인정하지 않겠지만 나는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 말수도 적다. 정말이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사실이다. 단, 직장 안에서 관계 형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말을 잘 내뱉는다. 직업상의 내 모습과 개인적인 나의 모습은 정말 반대다. 학기 중과 다르게 교무실이 조용해지면 참 좋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는다. 집중할 수 있는 점도 있다. 교무실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무행정사님, 가끔 출근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혼자서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이서 좋다. 그리고 내 책상은 <나만의 서재>가 된다. 학기 중에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책들을 잔뜩 쌓아놓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듀얼 모니터라 한 쪽 컴퓨터 모니터에는 업무관리시스템 화면을 띄워 놓고, 다른 쪽 모니터 화면에는 필수적으로 연수를 받아야 할 원격연수 화면을 띄워 놓고 나름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곁에 책을 펴고 읽어내려 간다. 이런 형태의 독서를 오랫동안 해 왔기에 나름 익숙해져 있다. 교사 시절에는 독립된 나만의 교실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짬 나는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교감이 된 이상 물리적으로 이전의 분위기를 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나만의 서재>를 꾸릴 수 있다.

 

10년 전부터 <나만의 서재>를 인터넷 공간에 꾸려 운영 중에 있다. 이름하여 <이창수의 서재>다. 촌스럽게 내 이름을 만천하에 공개하듯 서재의 이름을 실명으로 지은 이유는 아마 그때 당시 유명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무슨무슨 서재라는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자주 연 것으로 기억된다. 그 바람에 서재의 이름을 <이창수의 서재>를 짓고 한 편 한 편 누가 찾든 말든 읽은 책들을 기록해서 올렸다. 10년이 지나니 인터넷 가상의 서재이지만 <이창수의 서재>가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저자처럼 독립된 공간의 물리적 서재는 아니지만 나름 유용하게 사용하는 서재가 되었다. 블로그 안에 검색 기능이 되어 있어서 찾고자 하는 키워드만 넣어도 관련된 용어들이 발췌된다. 강의를 준비할 때에 큰 도움을 얻는다. 책 쓸 때도 도움을 얻었다.

 

베이스 캠프 얘기를 해 보자. 베이스캠프는 <서재의 마법>에서 저자 김승(P)님이 자신의 독서 여정 속에 기초를 마련한 곳이다. 보통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 원정대 같은 경우에는 식량이나 필수 보급품을 보충받기 위해 반드시 설치하는 곳이 베이스캠프라고 한다. 베이스 캠프는 등산 원정대원들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는 기지요 생명의 젖줄이다. 독서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언가 막히고 힘들고 전환점이 필요할 때 순간 순간 베이스 캠프를 찾는다고 한다. 그에게 베이스 캠프란 서재를 말한다. 그는 오늘도 베이스 캠프에 차곡 차곡 지식을 모으고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다양한 신문을 읽고, 신간 서적을 읽고, 영화와 영상을 보는 곳이 서재다. 참고로 저자 김승(P)님은 20세부터 20년 넘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그 지식들을 자신만의 분류법으로 정리정돈하며 지식을 체계적으로 분리하고 있다. 독서는 곧 사람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독서 경험과 지식들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김승(P) 만의 독서법을 소개한 책이 바로 <서재의 마법>이다. 20년 넘게 꾸려온 김승의 베이스 캠프를 취재한 책이 <서재의 마법>이다.

 

지식을 취급하고 지식을 전달하며 지식을 재생산하여 미래 인재를 키워나가야 할 교사들이 귀 기울여할 대목이다. 교사들에게도 베이스 캠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생과의 만남이 지속되다보면 고갈되는 느낌이 들고 자원이 바닥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때가 바로 재충전을 해야 할 시기다. 재충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지식을 다루고 지식과 함께 살아가야 할 교사들에게 재충전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자신만의 베이스 캠프>를 꾸리는 일이다. 처음부터 정돈하여 꾸릴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자신만의 지식 베이스를 저장할 캠프를 완성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베이스 캠프가 있느냐 없느냐가 교사의 실력을 좌우할 것임이 분명하다. 지식의 변화 속도가 예전과 다르게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과거의 지식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 없을 정도다. 방학 기간 동안 재충전하면서 자신만의 베이스 캠프를 꾸려볼 것을 권해 본다. 나도 나만의 베이스 캠프인 <이창수의 서재>에 영양분을 차곡 차곡 비축해 가는 기쁨으로 무더운 더위와 코로나19를 극복해 가고자 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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