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광고인이다 - 희망도 절망도 아닌 현실의 광고 이야기
임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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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홍수 시대를 살아간다고 흔히들 말한다. 예전에는 TV, 영화, 길거리 등에서만 볼 법한 광고가 손안에 걸어 다니는 만능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보급과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의 범람으로 그야말로 광고 전성시대가 아니지 않나 싶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를 통해 상품이 소비되고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자 광고를 의뢰하는 곳에서는 임팩트한 광고 제작을 의뢰한다.    

  

광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소비자의 니즈를 포함하여 시대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 한다는 나름 부담감을 가진다. 소위 말해서 최소한 전 분야를 깊이는 아니더라도 두루두루 살필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그뿐인가. 광고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서 탁월한 전문 기술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저자는 광고인으로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앞으로 광고인으로 입문하여 살아갈 미래의 광고인들에게 지금껏 지내왔던 광고계에서 살아남을 숨은 노하우와 삶의 애환들을 여과 없이 소개해 주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약 15초 내외의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회의와 반복 작업들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모두 다 뜨악하며 경악하지 않을까 싶다. 프로덕션팀, 연출팀, 촬영팀, 데이터 매너저팀, 로케이션팀, 그립팀, 아트팀, 조명팀, 스타일리스트 및 헤어 메이크업팀, 모델 에이전시, 푸드 스타일리스트팀, 오디오 팀, 씨즐팀, 특효팀 마지막으로 밥차까지 광고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님을 그리고 협업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종합예술임을 느낄 수 있다.      

 

나름 강력한 인상을 주는 광고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아이디어 싸움이 곧 광고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고 할까. 광고주의 최종 오케이 사인이 날 때까지 무한 반복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광고인들이지만 결과물을 통해 그동안 쌓이고 쌓여왔던 애환들이 눈 녹듯 사라지며 또다시 새로운 일을 당차게 계획하는 일에 덤벼들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다는 저자의 고백 속에서 광고인은 아니지만 학교 현장에서 수많은 일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겪으면서 느끼되는 동질감을 조금이나마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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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쓴 MZ세대 사용설명서 - 세대 간 협력과 소통을 위한 MZ 키워드33
김효정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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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었던 이유는 (사실 나는 MZ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관련 책들을 그래도 꽤 많이 찾아 읽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읽었던 내용을 금세 까맣게 잊어 먹고 그들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을 자꾸 되뇌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 정도로 관성의 법칙이 나를 붙잡아 메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이 책을 읽었던 이유는 학교 내에서 교감 생활을 잘해 내기 위함이다. 최근에도 나를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 MZ 선생님들을 본다. 상황은 이렇다.  

 

거의 퇴근 무렵에 현관에서 만나게 되었다.  

 

"교감선생님, 뭐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우리 학교는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재량 휴업일 안 하나요?"

"못 하는 건가요? 안 하는 건가요?" 

 

MZ 선생님들이 받아들이는 체감의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또한 9월 4일에 공교육 멈춤의 날을 대대적으로 하려고 하는 선생님들의 심정은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런데 나로서는 아니 교감으로써는 학교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점이 있다.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행정직원들과 교육공무직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학교 재량휴업일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심의 안건으로 상정해야 되는데 등등의 고민들이 있다. MZ 선생님들의 질문에 흡족한 대답을 해 주지 못했다.  

 

<MZ 세대가 쓴 MZ 세대 사용 설명서>의 저자는 MZ 세대의 특징은 여러 측면에서 설명해 주고 있다.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MZ 선생님들의 특징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MZ 세대는 개인적인 사람이 아니라 개별적인 사람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MZ 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가장 사람들이 아니라 각각의 개별성을 존중받고자 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정리되었다. 개인주의하면 부정적인 느낌으로 먼저 와닿는 반면에 개별성이 강하다는 말은 존중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교육적인 면에서도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디지털 기반의 학습 대전환으로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강조되듯이 MZ 세대를 대할 때 개별 맞춤형으로 관계를 맺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만남이 아니라 개별적인 만남으로 MZ 세대를 대한다!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MZ 선생님들의 심장이 꿈틀대는 것은 개인주의라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 내 일이라고 생각되기에 일어난 사건에 공감하며 개별적인 행동을 통해 생각과 뜻을 펼치고자 함일 게다. 앞으로 교감으로, 더 나아가 교장도 될 텐데 더 많이 알아가야 할 것 같다. 학습하지 않으면 고인 물이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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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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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란 무엇인가?

 

더티 워크는 선량한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 하에 사회 또는 국가가 운영되는데 꼭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고 불편하게 여겨지는 일을 말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사람들이 꺼려 하는 일들 중에 필수 노동이라고 말하는 직업들을 예로 들고 있다. 교도소 내에 정신질환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도관과 관련 상담사들, 원격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드론 조종사들, 미국 국경 내 순찰과 감시를 맡고 있는 국경수비대원들, 도살장 노동자들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직접 그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도덕적 외상을 호소한다. 더티 워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경제적 곤경에 빠져 있기에 선택의 폭이 사실상 넓지 않다. 사회적으로 존경 받기 보다는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선량한 사람들이라고 칭하는 일반 시민들은 자신을 대신하여 일하고 있음에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사회의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교도관의 직업이 더티 워크가 된 이유는 그들이 '보이지 않는 집단' 이라는 점과 그들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교도관 중에서도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재소자를 괴롭히게 하거나 징계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게 하는 더티 워크를 시킨다는 점이 존재한다. 이런 점은 교도소 자체가 외부의 감시를 받지 않기 때문이고 완전한 폐쇄된 시설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도 드론으로 원격 전쟁을 벌이는 조종사들도 근무하고 있는 곳이 외부와 동떨어져 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이 철저히 기밀 사항으로 보안 처리되고 있다는 점은 더티 워크로 바라보게끔 하고 있다. 실제 전쟁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군인과 달리 컴퓨터 화면 상으로 살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드론 조종사들은 자존감이 낮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적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그들을 오랫동안 현업에 종사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들의 상처를 완화시키고자 부대 내에 목사, 상담사 등을 두지만 근본적인 해결점은 제시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누군가는 필수적으로 종사해야 하는 일이지만 더디 워크로 분류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들의 무관심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나를 대신하여 불편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들의 직업 특수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걸맞은 예산과 복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함에도 예산 절감을 이유로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유층의 사람들과 자녀들은 그 누구도 그런 일을 시키지 않는다점도 돌아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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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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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대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137쪽)

 

라이더들의 일감도 이제는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배당해 준다고 한다. 각 플랫폼들은 사람을 관리자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일할 수 있는 능력자 AI를 통해 라이더를 조종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중에 택배, 배달 등 우리의 안전을 위해 남몰래 애쓴 이들 덕분에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너무 쉽게 편안함을 누리다보니 그 편안함이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망각했었다. 저자는 직접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라이더다. 현장에서 그가 느낀 라이더들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라이더들이 왜 신호를 어기면서까지 배달에 목숨을 거는건지, 배달 중에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지, 배달대행업체가 생기면서 고스란히 배달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 등을 책에서 밝히고 있다. 

 

맥도널드 같은 회사들은 그나마 라이더들에게 최소한의 노동의 대가가 정직하게 돌아가지만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의 진입은 쉽지만 배달하기 위한 모든 부담을 라이더들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오토바이도 자신이 사서 들어가든 리스를 해서 할부로 내든 오로지 그 몫은 라이더에게 있고 사고가 나더라도 각종 손해는 라이더들에게 있다고 한다. 

 

"배달료는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알고리즘의 선택에 더 가까웠다" (153쪽)

 

나도 가끔 라이더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도 핸드폰 화면을 눈에서 떼지 않는다. 손가락을 움직이며 화면을 터치하고 검색하고 쉴 틈 없이 배달 건을 잡기 위해 돌아가는 틈 속에서도 쉬지 않고 전쟁 아닌 전쟁에 몰입한다. 라이더들의 수익은 배달료와 비례한다. 라이더들만의 배달 잡는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배달을 잡고 배달하고 이런 식이 아니라 최대한 배달 건 수를 잡고 배달하는 경로에 있는 곳을 순차적으로 배달하고 배달하는 중에도 수시로 자신에게 유리한 배달을 잡는 일들을 반복해서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교통 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가 편안함을 누리는 대가로 누군가는 이렇게 목숨을 건 질주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사회 구조적으로 라이더들에 대한 안전과 복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현실은 유령의 회사와도 비슷한 플랫폼에 의해 모든 과정이 진행되다보니 책임 질 사람도 없는 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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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복음 - 그들의 삶과 철학
E. T. 시튼 지음, 김원중 옮김 / 두레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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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사회는 과연 원시적이었는가?

 

인류학적 통찰에 의하면 원시적이라는 말은 미개한 또는 야만적인 뜻이 아니라 '최초의', '본연의', '가장 근원적인'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디언 문명은 미개한 문명이 아니라 인류가 지금까지 이어온 가장 근원적인 문명인 가장 잘 보존된 문명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인디언 종족들은 자신들만의 고유의 언어를 지니고 있었으며 모두 다 위대한 영의 존재를 인정했다. 서구 백인들의 물질적 지향의 삶이 아니라 누군가 세계를 지었고 그 세계를 주관하는 영적 지향의 삶을 고수했다. 아메리카 땅에 발을 디딘 백인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만이 곧 선이며 인디언들이 믿는 영적인 존재는 야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인디언들은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아,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당신의 신은 일주일에 딱 한 번 오시는군요. 저의 신은 매일 매일 언제나 저와 함께 계시는데 말입니다" (33쪽)

 

기독교의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온 선교사들도 군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 잔혹하게 인디언들을 죽이고 점령해야 할 대상자로 여겼다고 한다. 물론 일부의 선교사들은 인디언들의 생활을 보며 이들의 삶이 진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삶이라고 동경하고 아예 인디언 종족들과 함께 살기를 소망했다고 전해온다. 

 

인디언들의 문화를 보면 이기적인 백인 문화와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인디언들은 누가 하루 종일 얘기를 한다고 해도 말을 도중에 방해하지 않는 게 삶의 원칙이었다고 한다. 예의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법도로 여기며 철저하게 자녀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쳤다고 한다. 

모든 악의 뿌리가 탐욕인데 인디언 사회에서는 탐욕이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인디언 사회에서는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가졌으면 당연히 부족 사람들과 함께 나눠가지는 것이 그들의 관습이었다. 병들고 곤경에 처한 힘없는 모든 노인들을 돌보고 지원했다. 그리고 노인들을 대단히 존경했다. 

 

"내가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이 이상의 친절과 진정한 기독교 정신을 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나이든 사람, 과부들과 고아들을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돌보았다" (30쪽)

 

역사에 기록된 가장 잔인한 사람들이 중세의 기독교인들이라고 한다. 사람을 산 체로 불태워 죽였으니 말이다. 

 

오늘날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며 평화의 정신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인디언들의 제도를 살펴 보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도 우선 시 해야 될 일이다. 자연을 이익의 수단으로 보지 않는 정신, 눌러 앉아 있는 땅의 개념을 소유적 자산이기보다 다시 돌려 주어야 하는 공공재로 바라보는 그 정신이 우리 인간들이 되찾아야 할 순수한 정신이 아닐까 싶다. 인디언들만큼 자신의 삶을 절제하며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 사람들이 지구상에 그 어느 누구도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정욕을 절제하기 위해 금식하며 신체적 힘을 소모하기 위해 애썼으며 성적인 부도덕함을 수치스럽고 더러운 처사라고 생각했다.

 

인디언 사회를 읽으면서 성경이 지향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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