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학습자를 위한 문해력 - 천천히 생각하는 아이가 읽고 이해하고 쓰기까지
박찬선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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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학습자라 함은 기본적으로 학습이 더디고 한 번에 많은 내용을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의미한다." 

 

느린 학습자는 학습이 더딜뿐만 아니라 혼자서 공부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느린 학습자를 위한 학습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 소위 기본 학습이 뒤쳐진다고 해서 학습지를 반복해서 투입하는 방법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독서 경험을 최상위 목표로 둔다. 문해력을 통해 글쓰기를 병행할 것을 강조한다. 

 

문해력은 독해력과 달리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함께 이해한 것을 활용하고 표현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느린 학습자에게 문해력은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학습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해력을 점진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조급한 마음 때문에 독해력에 주안점을 두고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읽기의 유창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읽기 유창성이 되지 않은 느린 학습자들에게 유창성 텍스트를 제시하고 유창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기준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반복해서 읽기를 지속해 간다.그리고 느린 학습자의 특성에 맞춰 읽는 책의 수준을 높이며 적절한 책을 읽어갈 수 있도록 교사 또는 학부모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느린 학습자들이 독해력에 어려움을 겪는 주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기초적인 국어 문법의 미습득임을 밝히고 있다. 느린 학습자들이 문장을 읽더라도 이해하는 수준이 떨어지는 주 원인이 문법 미습득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육과정 안에서 일부러라도 국어 문법 학습을 지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문법 지식이 탄탄하게 갖추어 질 경우 느린 학습자들의 읽기 수준은 맥락을 관통하는 힘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맥락을 살펴보는 힘이 생기면 읽기가 즐거워지고 읽기가 쉬워지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도 길러진다. 생각하는 힘은 글쓰기로 표현된다. 느린 학습자에게 글쓰기를 기대하는 것이 너무 과한 욕심이 아닌 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최종적인 목표인 문해력은 천천히 생각하며 읽고 이해하고 쓰기까지 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영상과 게임에는 반응 속도가 빠르지만 유독히 학습에 흥미를 잃고 더디게 참여하는 느린 학습자에게 알맞은 처방법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분명하다. 느린 학습자들에게는 양적으로 학습양을 늘리기 보다 교사 대 학생 즉 1:1 지도가 필요하며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단기간 안에 문해력이라는 도달점에 이르게하겠다는 목표는 교사 또는 어른의 과한 욕심으로 보인다. 느린 학습자에게 필요한 것은 체계적이면서 함께 공감해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느린 학습자와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느린 학습자를 이해하기 위한 교사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에 『느린 학습자를 위한 문해력』을 모든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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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작은 이야기
강릉 작은학교 교사연구회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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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당시 나는 강릉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인구 순으로 빅3도시를 원주,춘천,강릉으로 말한다. 강원도 17개 시군 중에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가 강릉이라서 일반 사람들은 작은 학교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강원도에서 작은 학교라 함은 전교생 60명 미만의 학교를 말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었던 강릉 모산초등학교도 작은 학교에 해당되었고, 도교육청에서 한창 작은학교희망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지원청 단위로 작은 학교들의 교사 연구회를 지원하고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강릉 작은학교 교사 연구회도 그 일환으로 1년 단위로 움직인 교사들의 모임이었다. 당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연구회장을 맡았고, 사업의 일환으로 작은학교 교사들의 소소한 교실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 싶어서 사업계획을 세웠고 연구회 소속 선생님들의 이야기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글을 모으고 정리하고 편집하고 출판하는 과정이 오로지 나의 몫이긴 했지만 고생한 것만큼 보람도 컸던 것 같다.

자가출판플랫폼인 부크크를 이용하여 우리들의 작은 학교 교실 이야기들을 우리를 넘어 작은학교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정식으로 출판 작업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연구회 사업 중에 가장 잘한 일이 이 사업이 아니었나 싶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출판물 형식으로 언제든지 필요하면 구할 수 있게 해 놓았으니 아직도 흐뭇한 마음이 든다.

당시 연구회 초청 강사로 오신 『배추 선생님과 열네 아이들』의 저자 탁동철 선생님은 작은학교 교사 연구회가 작은 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본인이 책 소개 글을 써 주고 싶다고 하셨다. 아래 글이 바로 그 글이다.

"나는 요즘 꽃보다 강릉 작은 학교 교사들의 이야기 글 속에 폭 빠졌다. 서로 다른 색깔과 소리와 모양이 한 자리에 어울려 꽃처럼 눈길을 끌어 모으는 글 모음이다.

같은 학교 교직원들과 친해보겠다며 아침 마다 커피를 내리는 선생님이 있고, 강낭콩을 심어놓고는 아이들 말과 감정의 흐름을 마음에 담으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는 선생님이 있다.

작은 학교 사람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행복해하는 선생님, 아침마다 꽃들로 가득 찬 꽃밭으로 출근하는 것처럼 설레며 교실 아이들을 만난다는 선생님, 인생은 사랑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겠다 다짐하는 선생님.

경포초등학교와 경포대초등학교가 다른 학교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이들을 이기려 드는 자기 자신을 괴로워하는 선생님 이야기도 짠하다."

20편의 글을 모았다. 나는 제1화 커피 배달 가요!, 제6화 작은 학교의 힘, 제18화 나는 작은 학교로 걸어서 출근한다! , 제19화 교실 속 작은 이야기 네 편을 썼다.

인구소멸의 시대, 점점 작은학교가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교사들도 작은학교에 근무할 수 밖에 없다. 작은학교에서 먼저 고민하고 생활했던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은학교 근무를 꿈꿔 보면 좋을 것 같다.

제1화 커피 배달 가요! 7

제2화 부러진 강낭콩 9

제3화 학교에서의 작은 즐거움 18

제4화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20

제5화 인생은 사랑하기 위한 것 22

제6화 작은 학교의 힘 24

제7화 학교는 학교다 26

제8화 우주의 크기 31

제9화 유치한 선생님 32

제10화 학교는 어디에? 34

제11화 “존경합니다.” 37

제12화 숲으로, 숲으로 39

제13화 작은 학교 첫 출근! 41

제14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44

제15화 휴지, 휴지! 46

제16화 학교의 재발견 48

제17화 미녀삼총사와 선배들 51

제18화 나는 작은학교로 걸어서 출근한다! 59

제19화 교실 속 작은 이야기 63

제20화 상자 속에 무엇이 있을까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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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업 디자인 - 일주일 만에 배우는
김병섭 지음 / 지식프레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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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부터 시작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자율화와 분권화다. 그 중에서 교육과정의 자율화는 기존의 국가교육과정, 시도교육과정, 학교교육과정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의 흐름을 교사 교육과정으로 모아지게 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교사 교육과정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로 '학교 자율시간 선택과목' 운영이다. 기존의 교육과정 편제시수표에서도 충분히 교과증감 20%을 활용하여 교사만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지만 교사의 자율성이 왕성하게 일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실제적인 현실이었다. 이에 실질적인 교사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연간 최대 68시간 이내에서 '학교 자율시간 선택과목'을 운영하도록 고시하고 있다. 이제 교사는 바하흐로 교육과정 전문가로 우뚝 설 기회가 다가왔다. 교사만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첫 단추가 '학교 자율 시간 선택과목' 이기 때문이다. 

 

본서에서는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맡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일무이한 자신만의 교사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사례가 실려있다. 저자는 이것을 수업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여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수업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모든 과정을 '수업 디자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수업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곧 교사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히 수반된다. 교사 교육과정을 운영함에 있어 교사의 상상력은 수업을 풍성하게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교사의 기발한 상상력이 기반된 수업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법적인 범위 안에서 의무적으로 연간 68시간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했다. 이제 퇴로는 없다. 반드시 '학교 자율 시간 선택과목' 이라는 명목으로 교사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다양한 수업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저자는 교과서 중심, 흥미 중심, 질문 중심, 지역 중심, 주제 중심, 역량 중심이라는 테마로 현장의 교사들이 수업 디자인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실천 사례를 꼼꼼히 안내하고 있다. 보통 20차시에서 30차시 내외로 수업을 디자인하고 있으니 두 꼭지만 흉내를 내어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학교 자율시간 선택과목을 운영할 수 있겠다 싶다. 라면 완전 정복이라는 20차시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요구한 명실공히 수요자 중심의 선택활동이자 곧 선택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선택과목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형화된 교과목 이름으로 제시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한 선택과목이 곧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든 교과라고 보면 된다. 

 

이제 저자 뿐만 아니라 수 많은 대한민국 교사들이 자신만의 톡톡 튀는 선택과목들을 선보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다른 교사들의 수업 디자인 사례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또 이것을 바탕으로 최고의 수업을 만들어갈 선생님들을 기대해 본다. 수업 디자인이 곧 교사 교육과정이며 학교 자율시간 선택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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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가치, 학교와 같이 - 9인 9색 전남마을교육공동체 이야기
전남마을교육공동체활동가모임 지음 / 에듀니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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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 내 작은 학교 복합체육공간 준공식에 다녀온 적이 있다. 전교생 30명 남짓한 학교다. 준공식에 병설유치원 원아들과 초등학교 학생들, 마을 어르신, 학부모, 지역 시장, 시의장, 지역 내 학교장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기 위해 오셨다. 이제 학교 안 공간이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학교가 존재하고 있는 마을의 복합 공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을학교와 학교 공간을 함께 쓰는 프로젝트를 복합문화공간 만들기로 추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제는 아이들도 엄연한 주민의 일원이다. 학교와 마을이 같은 생각을 하고 함께 가야 한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어른들은 행복을 품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건강한 학교, 건강한 지역의 밑거름이 된다. 국가적으로는 지역의 활동가들이 최소한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 

 

마을교육공동체는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고 학생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마을교육을 위해 모인 공동체 안에서 협의는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먼저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듣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곧 존중과 신뢰다. 

 

농어촌 소규모학교는 학교교육과정과 교과서만으로 학생들이 배움의 의미를 제대로 찾기 힘들다. 마을의 자워능로 학교의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해 마을에 대한, 마을을 통한, 마을을 위한 공동 활동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을교육공동체는 지역의 아이들이 잘 배우며 삶을 잘 누리고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지역사회를 뜻한다. (72쪽) 마을교육과정은 우물 안 개구리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목표로 한다. 다만 지역주의에 갇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학부모와 지역민이 수동적일 때에는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사람간의 연결이 탄탄할 필요가 있다. 일상이 있는 연결은 교사 중심이 아니라 학부모, 지역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 배움이란 관계를 맺는 방법이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주변과의 연결을 중시한다.(78쪽) 자신의 집 주변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다. 학생들과 자신들이 사는 마을을 소개하고 걷는 활동을 할 수 있겠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면 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삶에서 분명히 바꾸고 싶어하는 게 있다. '학교가 문을 안 연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대부분 교사들은 마을에서 주민으로 살고 있지 않다.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아이들이 살고 있는 동네, 마을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 교사는 날마다 자신이 만나 관계를 맺는 학생들의 삶의 토대를 알아가려고 해야 한다. 이것이 교육의 시작이다.(87쪽)

 

마을교육공동체 교육활동은 학교만이 아니라 학교 밖 마을도 교육적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교사들은 마을활동가들의 제안을 불편해 한다. 마을학교가 학교와 학생들을 본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오해한다.(88쪽) 마을교사는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마을의 구성원으로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강의, 돌봄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마을활동가들은 아이들이 마을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와 가정, 이웃을 이어주는 사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다.(89쪽) 삶이 모습이 다른 이들이 공통된 가치로 이어진다. 

 

마을교육공동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늘 만나서 가치와 의미를 이야기하며 공유해야 한다. 학교 안에서도 동료 교사 간 협력하기가 쉽지 않다. 여러 주체가 함께 연결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마을교육과정은 일회성 행사나 사업이 아닌 교육과정 편성 및 교과 교육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과의 연계, 통합을 지향한다. 학교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 교사는 교육철학과 수업을 혼자만의 틀에 가둬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사, 학부모, 마을활동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교육철학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학교는 문턱을 낮춰야 한다. 학교와 마을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발히 교류해야 한다. 학교가 다 채워줄 수 없다. 교육은 오로지 학교의 책임이 아니라 온마을이 책임진다는 공감대를 형성시켜야 한다. 혼자서 꾸는 꿈은 그치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가장 큰 힘은 사람이다. '숲이 연어를 키우고 연어는 숲을 가꾼다' 벤쿠버 원주민들의 생활 철학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한 아이가 자라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도 곧 연결이다. 마을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은 다양한 존재들이 서로 힘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채워진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지식 위주의 배움에서 아이들의 삶터와 연결되는 교육을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서로가 잘 하는 것을 중심으로 협업한다. 

 

학교 교사들은 마을교사들에게 배운 교육활동을 교과 성취기준과 연결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계획안에 반영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녹여낼 수 있다.(151쪽) 마을교육이 일회성 체험학습을 넘어서려면 학교교사와 마을교사가 협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정을 통해 관계가 쌓이고 함께할 내용을 고민하게 되면 다른 차원의 협업이 이루어진다. 

 

과밀화의 반대말이 '과소화'는 인간이 기본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기반시설과 사회적 인프라가 붕괴 지경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183쪽) 도시 사람들은 모여 있으나 연결되어 있지 않다. 연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떠나가는 농촌에서 찾아오는 농촌으로 만드는데 학교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잠재력과 가능성의 보고인 농촌의 작은 학교는 '오래된 미래'이다. 마을은 처음부터 거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안에서 태어나고 소멸한다. 마을이란 사람들이 서로의 관계망에 접속하고 그 안에서 깊게 얽혀 뿌리내리는 과정 그 자체다. 폐교는 지역 사회의 미래로 향하는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행위와 다름없다. 

 

학교교육의 목표는 지역시민을 키우는 교육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교육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교 단위의 자치 권한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는 학교라야 창의적인 교육활동이 가능하다. 협력적인 문화가 가능하다. 마을과의 소통도 가능하다.(202쪽) 학부모들을 필요할 때 교육의 파트너로 여겨 마땅히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마을이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마을에서의 삶'이 가능해야 한다. 

 

전라남도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양각색의 마을교육공동체의 이야기들이 지역을 살려내고 학교를 살려내며 지역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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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바꾸는 위대한 질문 하브루타 - 안 된다고 하기 전에 왜 그런지 이유를 묻는 바른 교육 시리즈 25
민혜영(하브루타 민쌤) 지음 / 서사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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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공감해 주는 대화, 하브루타식 대화법

 

저자는 평범한 엄마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전국으로 돌아다니며 지혜롭게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강의하는 유명한 강사가 된 것 같다. 자녀를 키워 본 이들은 다 알겠지만 뱃 속에서 난 내 자녀이지만 부모 뜻대로 안 되는 게 자식이다. 자녀를 하나같이 훌륭하게 키워 보고자 하는 욕심이 없는 부모가 어디에 있겠느냐마는 결코 자식 농사 짓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진리 중의 진리다. 

 

저자는 워킹맘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어쩜 그렇게 자녀를 자기주도성이 강한 아이로 잘 키워냈는지 부러움을 한 몸에 살 것 같다. 어려운 점이 없이 자녀들을 키워 낸 것은 아닌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자녀를 키워 가고 있는 엄마라면, 아니 아빠들도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부분이 대부분이다. 구구절절 가정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들이 책에 담겨 있다. 부모라면 모두가 공통된 경험치를 가지고 있을 내용들이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쉽게 읽히면서도 모두가 공감하는 듯 싶다. 불과 1쇄를 찍어낸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한달 여만에 5쇄를 찍을 정도니 독자들이 얼마나 많이 공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의 조언이 단지 형식적으로 자랑하기 위한 말들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통해 쏟아내는 이야기들이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일상의 사례를 쉽게 풀어냈다. 등교 준비시키랴 출근 준비하랴 정신없이 바쁜 아침의 일상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노심초사 걱정하는 학부모의 입장을 잘 풀어냈다. 학교를 일찍 마치고 학원을 순례해야 하는 워킹맘의 걱정을 잘 담아냈다. 저자는 남들처럼 자녀들을 학원으로 뺑뺑이 시키지 않고 방목해서 키워낸 것이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자라는 데 조금의 영향을 끼쳤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히 성실표 엄마로 살아가는 부모 밑에 자라는 아이들은 작은 것 하나까지 부모의 잔소리를 들으며 지시와 명령에 따라 움직여가는 로봇처럼 지내야 한다. 반면 약간 불안하기는 하지만 어디에서 놀며 언제까지 집에 돌아와야하는지 자녀와 약속을 정해 놓고 자녀를 믿는 심정으로 키운 가정의 분위기는 좀 더 허용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도 여전히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 시절을 지나는 대목에서는 가슴 졸이며 지내야 했을 때가 많았을 것이다. 이제 좀 더 크면 더 큰 걱정과 염려로 지내야 할 시기도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자녀 양육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부분은 바로 '가정에서의 자녀와의 끊임없는 대화'에 있다. 자녀와 대화를 단절하지 않기 위해 저녁 식사 시간만큼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최대한 함께 한다는 점이다. 저녁 식사 시간에는 잔소리 대신에 자녀에게 공감하는 질문을 던지고 경청하는 자세로 듣는 것이 일반 가정과 다른 점이다. 저자는 이것을 '가정식 하브루타'라고 이야기한다. 하브루타는 짝과 함께 어떤 문제에 대해 형식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토론식 대화법을 말한다. 유대인 가정에서 시작되었고 유대인 자녀들의 성공담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익히 알려진 대화법이기도 하다. 

 

자녀가 커 갈수록 대화가 점점 줄어가는 이유는 부모에게 큰 책임이 있다. 자녀가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질문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자녀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자녀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경청하려는 자세로 질문을 던지고 허용적인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질문의 내용은 각각 다를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 주로 하는 질문인 학업과 취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부모의 생각을 주입하기 보다는 자녀의 생각을 존중해 주어야 대화가 단절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은 책 속 문장을 정리해 본다.

 

13쪽

"마음으로 공감하지 않으면 절대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46쪽

"나는 원치 않는데 상대가 나에게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도움을 준다면 그것을 결코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77쪽

"수직 관계에서는 지시와 명령의 언어가 나오지만 수평 관계에서는 존중과 권유의 언어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83쪽

"학습보다도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먼저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우리는 늘 잊고 있습니다" 

 

85쪽

"마음을 묻는 질문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158쪽

"아이의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하고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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