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없는 나라 -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
이승섭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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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좀 자극적이다. '교육이 없는 나라' 라고. 우리나라로 말할 것 같은데 교육으로 일어선 나라인데 왜 저자는 뜬금없이 '교육이 없는 나라' 라고 단언할까?

 

책 표지 그림도 암울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라는 키워드는 책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입학처장 및 부총장의 직임을 수행했던 경험을 살려 우리 교육의 현 주소와 문제점, 앞으로 경쟁력 있는 교육으로 세계에서 교육으로 일어선 나라가 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분석한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좋은 의미에서 차별화가 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입학 당시의 수능성적, 고등학교 내신 등급에 의해 한 줄로 줄세워져 있다는 점이 대학의 존립 자체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더구나 인구 절벽의 시대에 대학의 구조 조정은 불가피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 과거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인해 잿더미로 변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명실공히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나라라고 자부한다. 그렇게 된 이유는 '교육'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이제는 '교육' 때문에 국가의 발전이 정체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대학이 원래의 목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대학 입학이 샴페인을 터뜨릴 일인가? 대학교도 변모되어야 한다. 연구 중심의 대학, 교육 중심의 대학, 혼합 중심의 대학으로. 수준 높은 강의, 치열한 학습 풍토, 뛰어난 연구 성과, 올바른 사회 기여도가 대학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기원과 역사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고구려의 태학, 신라의 국학, 고려의 국자감, 조선의 성균관, 근대의 원산학사와 육영공원, 민립대학 설립 운동, 경성제국대학으로 이어온다. 그러다가 1996년 '대학설립준칙주의'에 따라 대학의 양적 확대가 지방에서 나타났다. 대학설립준칙주의는 2013년 폐지되고 허가제로 바뀌었다.(209쪽 참조)

 

대학을 입학할 수 있는 비율이 20%가 안 되었을 때에는 나름 대학 입학만으로 경쟁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학 입학이 성공을 보장해 주는 시대는 아니다. 입학은 쉽게 할 수 있으나 졸업 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학벌주의의 상징이 된 서울대의 입학 제도를 학부 중심에서 대학원 중심으로 전환했을 때 나타나는 장점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 교육의 제도가 아직도 과거에 머물려 있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폴란드의 벽돌공에 대한 예화로 든 점이 기억이 남는다. (29쪽)

 

"실제 아우슈비츠 수용소 정문에는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폴란드의 한 성실한 벽돌공은 자신이 쌓고 있는 건물이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임을 몰랐다고 한다. 만약 그 사실을 알았다면 성실하게 벽돌을 쌓았을까? 

 

앞으로의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와 노하우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곳에 적용할 수 능력이다.(33쪽)

 

저자가 예화로 든 것 중에 또 하나 기억에 인상적으로 남는 내용이 있었다. (78쪽)

 

중국에 있는 모죽이라는 대나무 이야기다. 모죽은 처음 5년 동안은 아무리 가꾸어도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루에 70~80센티미터씩 자라기 시작해 나중에는 30미터까지 자란다고 한다새로운 것을 분석하고 만들어 가는 능력은 처음부터 나타나지 않는다. 배움의 즐거움을 통해 서서히 나타난다. 저자가 얘기한 성실과 근면보다 재미, 상상력, 도전, 창의성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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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마을이 정말 만날 수 있을까 - 학교와 마을을 이어 온 10년의 이야기
이하나 지음 / 푸른칠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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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마을 활동가로 초중고 학교 안에서 마을교육을 해 온 저자의 학교 밖에서 학교 안을 들여다 본 심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교육공동체(강원도에서는 지역교육공동체로 용어 변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인구가 소멸되고 있는 강원도 지역에서는 학교가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마을)과 연계한 교육활동이 필요함을 느낀다. 지역(마을)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찾아오는 학교, 찾아오는 지역(마을)이 되도록 학교가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역(마을)의 인프라는 생각 외로 다양하다. 사람, 물적 자원, 환경 등 학교의 힘만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지역(마을)으로 눈을 돌리면 해결할 수 것들이 상당히 많다. 

 

저자가 학교와 지역(마을)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새롭다. 특히 학교 안에서만 오랫동안 근무해 온 나에게는 새로운 시선을 바라보게 하는 관점이다. 

 

"행정과 정책에서 거버넌스가 필요한 건 성과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옆을 돌아보라는 의미인데, 공교육에서의 거버넌스는 결론과 성과 내기에 보다 치중한다. 재주꾼은 많지만 큰 그림을 조망하는 리더가 부족하다" (230쪽)

 

학교와 지역(마을)을 연계하여 새로운 교육 방안을 실천하고 있는 학교가 강원도 내에서도 많이 있다. 문제점은 연구학교의 연구 과제를 수행한 뒤 다음으로의 지속성이 항상 언급된다. 2년 동안 학교 구성원들이 나름 최대한 주제를 수행하며 애쓴 결과를 후속적으로 이어 받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있다. 저자가 얘기한 대로 거버넌스를 성과와 결과로만 바라보고 있는 한계점인 것 같다.

 

'옆을 돌아보라'라는 말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좁은 시야를 넓혀 지역(마을)을 바라보라는 의미인 것 같다. 물론 학교도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많다.

 

10년 넘게 학교 밖에서 지역(마을) 교육에 참여해 온 저자도 현재 학교가 처한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계속해서 학교에 뭔가를 밀어 넣는다. 상부 조직에서는 정책과 예산을 내려보내고, 마을이나 기업은 학교를 끼고 뭔가 이벤트를 하고 싶어 한다. 대놓고 학생들을 동원해 달라고 한다. 꾸역꾸역 밀려드는 요구를 다 받아 매년서도 교사는 철밥통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매도 당한다" (230쪽~231쪽)

 

지역(마을) 연계 사업이 자발성과 지속성이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하게 쓰라고 내려 보내는 예산이 학교에서는 또 하나의 일거리가 된다. 학교가 필요해서 요구하는 예산과 상부 조직에서 사업 하라고 내려 보내는 예산은 똑같은 예산이지만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심지어 학교가 들러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 기관의 홍보 수단으로 학생들을 동원해 달라는 요구가 점점 많아 지고 있다. 교사 교육과정에 의해 교사들이 연간 계획에 의해 교육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도저식으로 사업을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당당하게 요구한다. 학교는 이벤트 하청 업체가 아닌데도 말이다. 

 

책 제목처럼 '학교와 마을이 손을 맞잡고 만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고 서로 상생의 가치가 일치되어야 한다. 학교도 지역(마을)을 향해 돌아볼 수 있어야 하고, 지역(마을)도 학교를 향해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참고로 저자가 제안한 학교 내 민원 담당자 상설 배치에 대한 생각에 적극 공감한다. 현재 외부 민원은 학교 내 교감이 보통 담당하고 있다. 

 

"이제 학교의 민원은 교사가 직접 받지 않고 민원이나 중재를 전문으로 할 사람을 채용해 필터링할 때가 되었다. 10년 전의 민원과 지금의 민원은 강도와 수준이 달라졌지 않은가"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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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김지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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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이겨내는 것이기보다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_124쪽

 

작년 이맘 때 쯤인가. 장애인의 날 어간에 특수 선생님들의 고충이 담긴 책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 아동들을 담임하고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였다. 선생님의 고충 뿐만 아니라 장애를 지닌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그려냈다. 장애를 지니고 학교 생활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비장애인의 한계점이다. 

 

저자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활용하여 이동한다. 뇌성마비를 지닌 사람이 걷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저자는 이런 예를 든다. 보통 사람들이 몸이 뻐근할 때나 잠자리에서 막 일어날 때 기지개를 한다. 몸이 펴지라고. 순간은 개운하고 편할 수 있지만 기지개 동작이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생각해 보라. 몸에서 느끼는 충격이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뇌성마비를 지닌 사람들이 몸이 경직될 때 이런 느낌이라고 한다. 주변에서 가끔 뇌성마비를 지닌 분들을 본다. 얼굴 근육이 심하게 뒤틀린 분도 있고 걸음을 걸을 때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다. 

 

장애인의 날 쯤 되면 방송사에서 미담 사례로 장애를 지닌 사람이 불편함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방송해 주는 경우가 있다. 장애를 이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으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저자도 지적했듯이 그런 감동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시 잠깐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어려움을 본다고 해서 사람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오래 간직하다보면 실망이 커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 때가 많다. 

 

그래서 저자는 장애를 지닌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보통 사람과 같이 사람들에게 비춰지기를 바란다. 

 

장애는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 지는 것이라는 말 한마디에 우리 사회가 가진 장애에 대한 편견을 어떻게 깨뜨려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또한 장애 여성이라고 띄워 쓰는 대신  '장애여성'으로 같이 붙여서 쓰자라고 강조한다. 장애와 여성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장애여성처럼 한 몸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애와 여성을 분리할 때 마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여성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시선을 배워가는 것이다" _129쪽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장애인을 도우려하다보면 마치 힘 있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돕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똑같은 인격체로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기 위해서는 앉아 있는 사람의 시선을 맞춰가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거나 아래에서 위로 쳐다볼 때 서로의 시선 차가 달라진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존재다.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도 장애인의 어깨를 짓누르는 하나의 이유다. 장애인에게는 혜택이 아니라 공정한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다. 장애인들은 일시적인 혜택보다는 함께 어울려 지내기를 원한다. 기적처럼 장애를 치료한 사례가 아니라 장애를 지니고 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례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진실한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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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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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의사는 눈빛, 표정, 특유의 몸짓 등을 통해 전달되고 어른이 이를 자연스레 반영하면서 아이의 욕구가 해결된다" _39쪽

 

언어치료사인 저자는 발화를 힘들어 하는아이, 중증 장애를 통해 기초적인 언어 습득이 어려운 아이, 지적 장애로 한계를 지닌 아이 등을 가정으로 찾아가 언어 치료를 하는 교사다. 가정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보통 주 양육자의 요청으로 시작된다. 최근 바우처 제도가 활성화 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적은 탓도 있지만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느리게 진행되는 언어 능력에 걱정이 되어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회 수업 시간이 40분이라고 하지만 40분 내내 집중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지점을 포착하여 아이의 마음을 사는 일이 우선이라고 한다. 간혹 자신의 수업 스타일이 맞이 않아 일방적으로 언어 치료를 중단시키거나 교사 교체를 요구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교사와 아이의 문제를 넘어 보호자가 개입되면 어떤 치료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말은 강물과도 같다. 아이들의 말은 어른들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한다. 미숙하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그래야 막히지 않고 유유히 흐를 수 있다." _111쪽

 

아이들의 말이 수업이 진행되면서도 유창해 지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 하면 결국 중증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분위기를 감지하고 치료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언어치료사에게 오랫동안 꾸준히 일관되게 치료를 맡기는 양육자도 있지만 바우처 지원 기간 종료 또는 가정의 여러 가지 이유로 중단에 멈추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때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은 바로 언어치료사라고 한다. 

 

저자는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가정으로 찾아가 치료를 했던 아이들을 잊지 못해 편지를 쓴 부분들이 실려 있다. 수신자들이 읽을 수 없는 편지지만 저자의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보호자의 심정 못지 않게 애정과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글이다. 뇌 병변과 같은 중증 장애로 태어난 아이들은 마치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를 살고 있다. 자신의 의사 표현을 눈빛이나 표정, 몸짓 아니면 짧은 소리로 겨우 나타내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언어가 숨어 있는 듯해 보이지만 언어치료사들은 꼭꼭 숨어 있는 언어들을 캐내 아이들의 삶과 연결시키려 애쓰고 노력한다. 

 

언어치료사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섭식도 언어치료사가 하는 일 중 하나라고 한다. 작고 미묘한 변화를 위해 아이의 특성에 맞는 방법들을 개별 맞춤식으로 찾아낸다.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을 찾아내 주고 받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것은 언어치료사와 아이와의 대화다.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 양육자와의 상담도 언어치료사가 하는 일이다. 수업만큼이나 중요하다. 가정과 연계한 수업을 기획한다. 그렇다보니 수업이 끝나면 마라톤이라도 하고 난 것처럼 온몸에 힘이 빠진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수고하고 애쓰는 이들이 참 많다. 다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한 아이의 언어 향상을 위해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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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의 공부법
박희병 엮어 옮김 / 창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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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쫒기보다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한 선인들의 공통점은 독서였다~!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기 전에 책을 읽었으며(이이) 한 글자라도 그 뜻을 분명히 알고자하였다. (정약용) 책을 대하여 하품을 해서는 안되며(홍대용) 책으로 그릇을 덮어서도 안된다고 하였다. (박지원) 나는 평생 글 보기를 좋아했다. (이익)

 

오늘날 독서를 방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마도 분주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닭이 알을 품는 것처럼 책 품는 시간 확보가 우선되어야할 것 같다. 

 

『선인들의 공부법』은 저자가 서두에서 강조했듯이 동아시아 학문의 큰 줄기를 찾고자 했다.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의 학문법은 남다른 점이 있었다. 삶과 공부가 별개의 과정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언행이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동양의 존경받는 선인들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 독서의 방법, 글쓰기의 원리, 마음을 다스리는 법, 몸가짐, 벗을 사귀는 법, 사물을 연구하는 법 등 모든 것을 망라한 공부법을 그들의 저서를 통해 요약해 주고 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선인들의 공부법이 유용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과 학문은 별개의 것으로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이다. 선인들도 우리와 성정이 똑같은 사람일진대 그들의 공부법의 특징을 찾아 계승한다면 오늘날에도 일취월장 할 수 있는 비법을 배워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세할 생각으로 공부한다면 공부에 해가 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면 반드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서 견강부회하게 되므로 문제를 일으킨다. _44쪽 (장자)

 

박학한 사람은 간난함을 거쳐 마음이 형통해지도록 해야 한다. 어려움과 험난함을 겪어야 비로소 마음이 형통해진다. _46쪽 (장자)

 

많이 읽기를 탐하고 빨리 읽고자 해서는 안되며, 푹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공부는 푹 익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_56쪽(주자)

 

무릇 일상생활에서 말을 적게 하고 욕심을 절제하며, 한가하고 고요하고 평온하게 지내야 한다. _87쪽(이황)

 

사람이 비록 공부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 학문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오래된 습관이 가로막아 방해하기 때문이다._122쪽(이이)

 

성현이 마음을 쓴 자취와 본받아야 할 선과 경계해야 할 악이 모두 책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_132쪽 (이이)

 

학자의 병통 가운데 자신감이 지나친 것보다 더 나쁜 것 없다._152쪽(홍대용)

 

학문하는 방법은 다른 게 없다. 모르는 게 있으면 길 가는 사람을 붙들고라도 물어야 옳다._171쪽(박지원)

 

나는 집이 가난하나 책읽기를 좋아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집이 부유하면서 책읽기를 좋아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_175쪽(박지원)

 

그 글자의 어원을 알아야 하며, 그런 다음 그 글자가 사용된 문장을 이 책 저 책에서 뽑는 작업을 날마다 해 나가야 한다._189쪽(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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