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필요할 때 적절한 휴가다. 나무등치에 기대어 서 있는 모양이 쉴 휴자라지...
그렇게 나무에 집 벽에 등을 기대고 출근 않고 쉴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두 번의 주말을 합해 9일간의 휴가에 뭘 할까... 바닷가에 갈까 계곡에 갈까 생각해 보지만 일단은 그냥 기대고 싶다. 나무에 벽에 방 바닥에ㅋㅋㅋ

차 마시고, 빵 사먹고, 커피 내려고,  고기 구워먹고, 기분나면 차  타고 슝~ 갈 수도 있고. 

술은 마시지 말자. 아! 맥주랑 와인이랑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나에게 술은 소주...)
닭도리탕도 해 먹고, 오고노무야끼도 해 먹고, 완전 맛있는 감자탕집에도 갈 거다. 

빽 좋고 나보다 돈 좀 잘 벌고 잘 쓰는 친구놈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기랑 지리산에 가잔다.
호텔은 친구가 빽 써서 잡아났고, 휴가 기간도 겹치고, 차도 그놈 차 타고 가면 되니 우리 가족은 말 그대로 몸만 가면 되는데 고민 잠깐 하고는 안간다고 했다. 
3박 4일이라니 생각만해도 힘들잖아~  

아가들이 물을 좋아하니 어디라도 가긴 가야하는데 멀리가는 건 싫으니 올 해도 수동 계곡이랑 수락산 계곡이 딱이다. 수락산은 계곡을 차 타면 15분 거리.

아내랑은 시내 구경을 해야겠다. 지하철을 타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햄버거 사먹고 영화보고 친구집에 놀러가고 해야지. 

생각만해도 기분 좋아진다. 아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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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7-2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랑 와인이랑 막걸리도 제게는 다 술이에요. 다 취해요, 다 ㅠㅠ

차좋아 2010-07-29 13:02   좋아요 0 | URL
술=머리 쪼개지는 거. 라는 등식 하에 소주만 술 입니다.ㅋㅋ
나머지술은 제가 잘 즐기는데 이상하게 소주만 먹으면 달리고~ 달리고~~ 하게 되요. 개 돼지 되지요 ㅋㅋ

Alicia 2010-07-29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차좋아 2010-07-29 15:23   좋아요 0 | URL
^^

웽스북스 2010-07-30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안부러워

아. 어쩜 이렇게 안부러울까.... 안부러워....

차좋아 2010-07-30 12:41   좋아요 0 | URL
그럼요~ 회사를 완전 좋아하는 웬디양님이 휴가 따위를 부러워할리 없다는거 잘 알죠 ㅋㅋㅋㅋ

굿바이 2010-07-31 12:19   좋아요 0 | URL
아. 어쩜 이렇게 부러워보일까....야용~

어제 먹었던 와인 맛있어서 좀 사볼까하는데, 그런데 찾을 수 있을려나 모르겠어요^^ 뭐 아님 아무 거라도 사와야지 ㅋㅋ

차좋아 2010-08-06 03:45   좋아요 0 | URL
흑... 퇴원은 했지만 휴가는 다 지나버렸어요. 이 글 쓸때만 해도 좋았는데.

멜라니아 2010-08-0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다는 차 타면 15분 거리에 있는데도
올 여름 바다 구경도 안 했어요. 사방이 바다라서 아예 가고 싶지 않은데
이 바다를 휴가지 삼아 오시는 분들을 구경하러 가 볼까요?
ㅎㅎㅎ
오히려 먼 길 가시는 것 보다 시내 구경하고 계곡에 가시겠다는 계획이
소박하고 더위 덜 타고 좋겠어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제가 서성거리니까 찔리세요? 향펀님?ㅎㅎㅎ

차좋아 2010-08-06 03:47   좋아요 0 | URL
부족하지만 늦은 숙제 썼습니다. 제가 좀 일이 있었어요. 아직도 진행형이고요.

동우 2010-08-05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름휴가.
지금쯤 향편님은 진진바라바라~

향편님 댁이 조용한걸 보니, 안가시겠다던 지리산 가신 모양?
ㅎㅎㅎ

차좋아 2010-08-06 03:48   좋아요 0 | URL
병원 신세 좀 졌습니다 ㅎㅎ 세상살다보니 별일이 다있다라고 얼마 전 글을 슨 적이있었는데 그 별 일이 또 제게.... 흑

Alicia 2010-08-05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편님 전화주신거 봤어요. 전화 못받아서 죄송^^ 언제까지 쉬세요?
8월가기 전에 시간내어 한번 보기로 해요. ^^

차좋아 2010-08-06 03:51   좋아요 0 | URL
법률 자문을 구해 볼까해서 전화했었어요. 죄송할 건 없고요.ㅎ 이번 주 휴가였는데 엉망이네요ㅜㅜ

2010-08-06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6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을이 학교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마을이 학교다 - 함께 돌보고 배우는 교육공동체 박원순의 희망 찾기 2
박원순 지음 / 검둥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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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희망 찾기 2, 함께 돌보고 배우는 교육공동체 “마을이 학교다”

공교육이 무너졌다. 학생들이 자살한다. 대안을 만들자.
대안초등학교, 대안중학교, 대안고등학교, 대안대학교, 대안평생교육학교와 대안기업까지.
희망이 보인다.(세 줄로 요약 정리)

 


이 책은 대안교육단체에 대한 소개서다. 대안교육단체 탐방기라 해도 좋겠다.(저자의 생각은 어디에 있지? 그 단체들의 생각이 곧 저자의 생각?)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는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는 교훈 아래 엘리트 교육, 출세 교육이 아닌 평민들이 타고난 있는 그대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교육, 그래서 혼자만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지향의 인격을 가진 사람을 키운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성장학교 “별”에는 교과서가 없다. 교과서로만 배우고 나중에 세상에 나가 실천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장 학교 안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역주민을 선생님으로 삼고 현장체험을 다양하게 행한다.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가정은 거짓이다, 동네 슈퍼 아저씨나 식당 아주머니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교사의 말이다.
아이들이 공부하고 노동하면서 “힘나”(그들 공동체 안에서만 유통되는 화폐)를 벌고 강의를 듣거나 서비스를 받는 데 그 돈을 쓰는 아힘나평화학교는 “힘들게 살아가는 민중들이... 가만히 있으면 주변부로 살 수밖에 없다. 능력을 발휘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다.”라고 꿈꾼다.
송산분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 “아이들의 삶이 어떤 경우에도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직장을 얻기 위해 12년을 보내서도 안 되고, 상을 위해 착한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공부하고 활동하는 것이 즐거운 것이 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청춘”은 공부하라는 말 대신 놀라는 말을 한다. 공부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너무 많으므로, 기존의 한 개의 틀로만 학생들을 키우면 안 된다고 한다.

기타 등등... 책을 읽으면서 대안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단체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교육은 경쟁력이 목표고 일류대학이 목표지만 대안교육은 그것을 벗어나 지역과 더불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부적응 아이들만의 도피처가 아니다.) 또한 기존학교와 다른 다양한 교육적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긍정적 표현) 각각의 단체는 서로 커뮤니티를 조직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중구난방인 것도 알게 되었다.(부정적 표현) 그리고 교육의 목표가 지역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는 동의하고 공감하지만, 책을 1부에서부터 2부를 거쳐 3, 4부로 읽어갈수록 “그들만의 마이너 리그”를 추켜세우는 거 아닌가 라는 답답하고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기차길옆작은학교 이야기를 읽었을 때 그 느낌은 절정을 이루었다. 기차길옆작은학교는 공부방인데, 최초로 공부방을 연 선생님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삶속에 들어가고 싶어 그 마을에서 살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공부방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사회로도 나가고 공부방에서 후배들을 위해 일하기도 한다. 자원교사들이 왔다가 그 마을에서 눌러 살고 공부방에서 자란 아이와 결혼해서 살기도 하고 공부방에서 함께 아이들끼리 결혼해서 살기도 한다. ...... 이것이 지역과 소통하며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모습인가. 저자는 “외부에서는 이 공동체의 구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썼는데 과연 나는 외부인이라 자신들만의 성을 쌓고 살아가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물론 저자의 의도와 여러 대안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여러 단체의 의미들을 알고 있다.(어느 사회학자가 생각은 세계적으로 하고 행동은 지역적으로 하라고 했다지. 대안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대안교육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는 것처럼 1년 반 후면 학부모가 될 나도 확실한 기준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만의 마이너 리그"라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좋은 학교에 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돈 잘 벌고 살면 좋겠디는 생각과 공부가 다는 아니니 잘 놀고 행복하게 커서 많은 친구 동료들과 삶을 나누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이 바뀌려면 우리의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고 하는데 내 위치도 그 과도기에 서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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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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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성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가 머리속에 맴돌았다.  

코리건 신부의 일생을 축으로 코리건 신부의 일상과 연결된 혹은 관계없는 특별한 사람들의 보통이야기. 재미있게 읽고 경견해지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 알지 못했던 하지만 알만한 사연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이야기들을 만들며 이 순간을 살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모든 '나'다. 각 자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한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는 다른 '나'들의 이야기들과 조우하며 순전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모두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이었고, 이해 받길 소원했으며, 사랑 받고 싶어했다.  

세상에 홀로 버려진 '나'가 정작 위로를 받는 순간은 상처 받은 다른 '나'를 위로해 줄때였다.
코리건은 위로하며, 이해하며,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고 그렇게 살았지만 그럼으로서 위로 받고 이해 받았으며 사랑받았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은 줄타는 남자의 이야기에서 잠시 멈춰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가 또 다시 자기의 길을 향해 바삐가고 또 어떤이들은 베트남의 상처를 통해 만났다가 헤어지고 혹은 만남이 있었는지도 모른채 서로의 이야기에 섞였다가 또 다른 길로 들어서며 그렇게 우리 지구에는 사람 수 만큼의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또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거대한 지구가 돌아가는 동안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거대한 지구는 내 이야기가 있음에 돌아갈 수 있었다. 나는 오늘도 거대한 지구를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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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7-26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스한 리뷰네요.

차좋아 2010-07-26 22:46   좋아요 0 | URL
따스한 책이었어요.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래서 남 일 같지 않았던 이야기요.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사실 12일 동안 매일 읽었어요.
하루는 열 장 읽고, 하루는 한 장 읽고, 어느날은 백장도 읽고 그렇게 12일 동안이요. 읽기 힘든 책은 아니었는데 굳이 빨리 읽고 싶지도 않았고 뭐 그렇게 늘어지게 읽었어도 매번 재밌었고 말이에요.

좋은 책 빌려줘서 고마워요. 열 하고도 이틀동안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녀서 책이 더러워진거 같아요. 올해 만든 햇 녹차를 답례로 드려야겠습니다.ㅎㅎ
블라 블라~~~

무해한모리군 2010-07-27 09:38   좋아요 0 | URL
아이 뭐 그런걸 고마워 하세요 ^^;;
책장째 빌려드릴수도 있어요 으하하하

두런두런 언제 또 담소나눠요~

차좋아 2010-07-27 12:07   좋아요 0 | URL
그럼 다음엔 책장을 블라 사물함에 넣어주세요..으하하하

언제든지~~
 

살다보면 별 일 다 겪게 되는데 오늘이 그날이었다. (아니, 오늘도  그날이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지하철에서 가발 쓴 아저씨에게 토를 했던 장면을 보면서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생각을 해 봤었는데 오늘 난 미리 생각한 대로 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처럼 머리 통에 좌르르~ 쏟아내지는 않더라. 다만 머리에서 발 끝까지 뿜었을 뿐이다. 
난 <테스>를 읽고 있었고 내가 책에 빠져 있을 때 그 망나니는 먹은 안주를 입 안 가득 물고 삼키고 물고 삼키고 물고 삼키고...... 그리고 엄청난 압력으로 뿜어져 나왔다. 아플정도로  

입 안에 물고 있던 음식물을 한 차례 뿜어내고는 나머지는 지하철 바닥에 게워냈다. 
모두 도망갔고 나와 내 양 옆의 남녀만이 자리에 그대로 않아서 그 광경을 끝까지 지켜봤다.
 
망나니였다. 그렇게 뿜어내는건 망나니 밖에 없다.

테스를 다시 펼치기 두렵다. 

왼편의 여자는 기억이 안난다. 오른편의 남자는 욕을 했다. 망나니에게 하는건지 어느 운수 나쁜날에게 하는건지 어쨌든 욕을 했다. 엽기적인 그녀의 그 대머리 아저씨 같이 혼자 욕하고 분해했다.
나는... 나는 미리 생각했었던대로 토사물을 닦아냈다. 도망가서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의 볼꺼리는 없었다.   

망나니의 친구는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난 보지도 않았다. 책을 휴지로 닦아냈고, 얼굴을 닦았고 가방을 닦았다. 머리는, 머리는 손 드러워질까봐 손도 안댔다. 아니다 휴지를 펼쳐서 큼직한건 집어냈다. 사과 껍질 같았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잔 토사물은 그냥 뒀다. 그렇게 머리에 오꼬노미야끼를 얹은 채 집에 왔다. 동생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동생이랑 동생 남자친구는 웃껴 죽는다. 나도 웃기다.

'잘 어울린다'라는 말은 그런일이 내게 일어난게나 잘 어울린다는 말이다. 난 원래 별 일이 많이 생기니까. 정말이지 기도 안 찬다. 

머리를 감는데 머리 위 토핑이 손에 느껴졌다. 토할뻔했다. 지하철에서도 괜찮았는데 목욕을 하면서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참으려고 숨을 들이마시자 들이마신 만큼의 구역질이 올라온다. 또 들이 마셨다. 나도 참을 수가 없었다. 우웩! 다행히 속이 비어 있어서 위액만 조금 밷어냈다. 바가지로 목욕물을 떠 입을 행구고 한 바가지 더 퍼서 반 바가지 마셔버렸다. 기도 안찬다.  

테스를 어디 쯤 읽고 있었더라?? 2부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였다. 테스가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결혼도 못하고 몸만 망쳐왔다고 혼이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머리의 토사물을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어 결국 일어났다. 기도 안찬다. 하지만 내가 사람들에게 갈 수는 없었다. 나는  토사물과 함께 현장에 있었다. 출입문 옆에 기대어 사고 현장을 바라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사람들은 의외로 무심했다. 그리고 빨랐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찰칵'소리에도 사람들이 쳐다도 안 본다. 아! 망나니와 친구는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내렸다. 미안하단 소리 열 번도 더 한 망나니 친구는 세상에서 제일 길었을 한 정거장이었을 거다.  

망나니의 친구가 사죄같은 사과를 할 때 나는 조용히 토사물을 닦았고 주변의 시선을 조심히 관찰했고, 상상했던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했던 대로 대처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고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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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7-25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옆의 여자가 토한 적이 있어요. 근데 그 여자는 뿜지 못하고 입에 물고 있었는데, 저는 그러자마자 황급히 일어났고, 여자 입에서는 계속 새어 나오고. 그런데 그 앞에 있던 여자가 휴지를 꺼내서 주더라고요. 발에 조금 묻은 것도 닦아주더라고요. 저는 너무 부끄러워졌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같은 일을 겪어도, 저는 또 황급히 피할 것 같아요. 차좋아님 글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끔찍했으니까.

차좋아 2010-07-25 15:59   좋아요 0 | URL
피할 수 있었으면 저도 피했겠죠. 책에 머리 처박고 있어서 사고 후에야 알았어요. 뿜자 마자는 이게뭐지? 하고 놀라기만 했었어요. 한 번 뿜고 이후에 바닥에 게워 낼때야 상황 이해...ㅠㅠ 정말이지 망나니 지 칼에 물 뿜듯이 뿌~!!하고 붐었어요. 아마 웬디양님도 맞아보면 다 포기하게 될껄요 ㅋㅋㅋㅋ

위 글에 토를 삼키는 장면은 제가 본게 아니라 아마 그랬을 것 같은 내가 보지못한 진실의 장면이랄까... 역류하는 음식물 지가 삼키고, 삼키고, 더 삼키면 더 세게 붐어내잖아요.ㅎ 아마 그랬을 거에요.

멜라니아 2010-07-2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부족 사람들의 심성이 곱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굿바이님은 누구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고
지금 시작하지 않은 책부족 유메미루님도 굿바이님 보다 더하게 착하고
그러다 다시 향편님의 기가차게 별일을 보니 버금가기 어려운 착한 남자네요.
웬디양은 재빨리 피한다고 하였는데, 그건 지하철을 많이 타 본 사람의 재빠름이겠지요?
눈치 빠른 건 민정이도 비슷하고, 저도 아마 미리 도망갔을 거에요.
토하는 거는 자기가 하는 게 아예 낫지
남이 한 토사물, 남이 하는 토 장면. 우웩우웩입니다

그러면 지하철 바닥 보다 차좋아님의 머리 위에 거의 모든 찌꺼기가 내려 앉은 거에요?
오늘도 테스를 읽기가 힘드시겠네요,

차좋아 2010-07-25 16:05   좋아요 0 | URL
제 머리에 소복이 내려앉은 건 아니구요 머리부터 발까지 위에서 아래로 한번 '푸우~~' 하고 붐은거에요. 제가 망나니라한건 꼭 망나니 물 뿜 듯이 뱉어내서 망나니라한거에요.ㅋㅋ 꼭 그런 의미 아니기도 합니다만...
테스 다시 볼 페이지에 토가 촘촘히 묻어있는데 흑.... 그래도 꼭 읽을게요 헤헤 도망 못간 건 예측을 못해서입니다. 착해서가 아니에요 흑

하여간 재밌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후애(厚愛) 2010-07-25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곳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나려고 해요.
제 서재에 놀러오세요. 이벤트 하는데 참여해 주세요.^^

차좋아 2010-07-25 16:05   좋아요 0 | URL
아!! 곧 가서 참여할게요^^^

Alicia 2010-07-25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향편님 어쩐일이래요ㅜㅜ 언짢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시고.
저같으면 난리를 쳤을 겁니다. 어쩔줄 몰라 더듬거렸을지도 모르고요.
어제 서울가서 불라 들르고 싶었는데 애들이 너무덥다고 불라까지 가기도 힘들다고해서,
그냥 명동에 있었어요.
좋은날 즐거운 얼굴로 다시 만나요^^ 오늘은 최고로 자미난 하루 보내시구요!

차좋아 2010-07-25 16:08   좋아요 0 | URL
별로 언짢지 않아요. 재밌지 않아요? 뭃론 그 때는 망연자실했었지만, 그 망연자실 자포자기한 나도 웃기고, 이렇게 또 이야기할 꺼리 생겨서 재밌고... 전혀 그런거 없어요.ㅋㅋ
어제만큼 스펙타클하지는 않지만 오늘도 역시 즐겁다는...
알리샤님도 즐거운 하루~~

다락방 2010-07-25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핑이 만져졌다니! 으윽. 저 완전 눈 앞에 그 모습이 그려져요! 정말 구역질이 났을거라고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자꾸 웃음이 나와요. 이제는 좀 개운하십니까? ㅎㅎ

차좋아 2010-07-25 22:54   좋아요 0 | URL
윽!! 또 생각하니 저도 '욱'ㅋㅋㅋ
집에 와서 머리에 촘촘히 박힌 토핑을 손으로 만지기 싫어서 샤워기로 헹궜거든요. 그리고 비눗칠을 하는데 거품으로 머리를 비비기가 두렵더라고요. 남은걸 같이 문지른다고 생각하니 말이죠.ㅋ
일생에 한 번즘 있음직한 일인거 같아요 조만간 다락방님에게도 ㅋㅋㅋ 아 농담입니다.헤헤

hohoya 2010-07-2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이 당한 봉변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도 망나니가 되어버렸습니다.
웃음을 참다가 참다가 뿜었습니다.
남의 불행에 이렇듯 웃어본 것도 실로 오랜만입니다.

차좋아 2010-07-26 23:10   좋아요 0 | URL
헤헤헤 오늘 테스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바로 그 페이지부터요.. 잘 말랐어요. 책도 건더기도 ㅋㅋㅋㅋ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음식물 파편이 아니라 다른 파편이 그렇게 예고 없이 들이 닥치는 세상이니까요. 그렇게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도 했고요.

불행이라면 불행일텐데 불행하지는 않아요 헤헤 침잠된 일상엔 약간의 자극도 필요한거 같습니다.

호호야님이 웃으셨다니 완전 좋아요^^
 
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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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동안 전 세계 젊은 독자들을 가슴 뛰게 만든 로맨스 소설의 고전 
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은 일본의 부모들이 선물하는 책 1위   

의례적으로 적힌 홍보문구라 생각했었는데 읽고나서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딸에게 읽히고 싶은 책 1위에 오를만 하다라고 생각도 하게됐다.
고전이라 불리는 소설중에 이만한 순수한 설렘을 주는 소설이 무엇이 또 있을까? (키다리 아저씨 정도가 생각나는데,) 그래... 순수한 설레임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성장소설이었다.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라는 표현은 맞춤한 표현이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 고전적 소설. 
주변 상황에 대한 장황한 묘사와 속엣 생각까지 구구절절 주고 받는 인물간의 대화가 전개될 적에는 지루해서 어렵지 않은 문장임에도 수월히 읽히지 않았다.
이 지루한 소설에 때때로 몰입하기도 했는데, 제인 에어의 결혼이 무산되면서 제인 에어가 추운 날 굶고 지쳐 어느 집 문간에 쓰러질 때는 안타까움에 내 가슴이 져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문득 제인 에어가 내 누이처럼 내 사랑처럼 느껴져 그녀의 고통과 외로움이 내 마음에 닿을 때는 사춘기 소녀가  순정만화를 읽를 때의 감성이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자기에게도 타인에게도 솔직한 제인에어라는 캐릭터는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당당한 인격체로서 청소년들에게 좋은 보기가 될 법하다.
청소년들에게 뿐만 아니라 누가 제인 에어를 싫어할 수 있겠는가? 누가 제인 에어로부터의 사랑과 선택을 받고 싶지 않겠는가? 그 보다... 누가 제인 에어를 닮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느냔 말이다. 제인 에어는 정말이지 멋있고 사랑스럽다. 

자기를 분명히 알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아를 실현하며 스스로 필요한 자리를 찾아가는 성장소설이 몇몇 생각났었는데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 일본 소설<오싱>이 그것이다. 
<제인 에어>, <빨강머리 앤>, <오싱>은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고있는 대표적인 성장소설들이다.  

성장소설 속 주인공은 실수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한다. 
제인 에어와 앤 셜리는 주변의 도움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들 만큼 약한 존재이다. 게다가 주변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모드의 씩씩한 소녀들은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결국엔 주변 사람들의 사랑마저 독차지하고 만다. 
이런 류의 완벽한 인생 성공 스토리는 나의 찌질한 인생 스토리와 너무나 대비되니 나는 그녀들을 괴롭히는 몰인정한 이웃과 비슷한건 아닐까 자학도 해본다.(얼핏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제인과 앤 셜리, 일본 소녀 오싱은 사실 더이상 성장하기를 거부한 인격체의 환타지적 아바타다. 소녀들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사실은 어른들이 꿈꾸는 환타지고 볼품없는 소녀가 이뤄내는 사랑이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는것은 그것을 이루지 못한 여인들의 로맨스일 뿐인 것이다.(이런주장위험해...)  
또 우리가 제인 에어와 앤 셜리의 어린 시절의 고민과 슬픔 외로움을 이해했다고 해서 지금 어린 인격에 대한 이해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니까 성장소설 읽고 소설 속 주인공의 내면을 이해했다고 우리 아이들의 성장통을 이해할 수 있는건 아니다. 제인 에어 읽었으면 제인 에어 의 마음을 이해한거고 제인 에어를 통해 나의 부족한 모습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소년.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리는 성장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소년.소녀라 구분되어지는 인간의 특정시기는 인간으로서 아직 미성숙 상태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만으로는 완전한 생명체이지만 아직은 인격체로서는 불완전한 상태인 소년.소녀를 주인공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성장소설. 하지만 미완이라는 상태 진단은 어떤 완전한 인간이 존재하길래 그들을 불완전의 상태로 규정짓는가? 청소년기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온 어른이라는 자격을 획득한 사람들? 이 책이 우리 아이들 성장에 꼭 필요한 책이야 라고 생각하는 성장을 멈춘 어른들? 성장을 멈춘 사람들은 죽은 사람일 뿐이다. 죽은 사람은 사람이아니다. 그러니 사람은 누구나 성장 중이고 특정 시기의 소설만 성장소설일리가 없다.

제인 에어는 감성적인 면에서 앤 셜리를 불우한 환경을 스스로 개척하는 삶에 대한 자세는 오싱과 닮은 면이 있었다. 세대와 지역을 넘어서 이런 류의 성장소설이 사랑받고 있다. 분명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세상에 많은 인격체 중 약하고 보호 받아야 할 존재가 분명하다. 그 시기의 아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동의한다. 특히 고난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는 과정이 잘 그려진 <제인 에어>는 내 딸에게도 어느 시점에 적절히 만난다면 좋은 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 문단 뺄까? 뭔가 말이 앞 뒤가 안맞아....  무슨 상관이랴... 그냥 그런생각 이런생각 내 머리 속이 그 모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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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인에어-제국시대의 낭만적 사랑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7-11 17:37 
    책부족의 독후감 동우님의 독후감: -http://blog.daum.net/hun0207/13291034, -http://blog.daum.net/hun0207/13291035, -http://blog.daum.net/hun0207/13291036 호호야님의 독후감: http://blog.daum.net/tou..
 
 
2010-07-1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1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1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0-07-1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 향편님.
십대를 그린 소설이라면 성장소설 아닌게 있을라구요.
그러고보니 지난번 책부족의 과제 도리스 레싱의 '마사 퀘스트' 역시 전형적인 성장소설로 읽힐수도 있겠다느 생각이 듭니다.
빨강머리 앤, 소공녀, 하디, 키다리 아저씨....
판타지와 성장소설.
마음은 말할수 없이 착하고 이쁘거나 못생긴 아이..환경..고난..성실..희망..행운.

느끼건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제인 에어에게서 구현되는 어떤 여성적 자존의 구현.
정신적 주관과 현실적 선택.
디테일한 묘사.
그 19세기 영국, 그 시대인데도.

작금 우리 딸들을 향하여 조금쯤 기도하는 부모들의 판타지(? 하하하)
진정한 패미니즘.

나는 내 손주새끼들(계집아이들) 중학생무렵 제 어미가 꼭 읽혔으면합니다.
향편님 따님 엄다야에게도, 오라비 다산이에게도 읽혀 나쁠건 없을듯 합니다. 하하하
장황하다 싶을만큼 디테일하게 묘사된 원작으로서.






차좋아 2010-07-11 19:08   좋아요 0 | URL
그 느낌 저도 느낀듯 합니다.
여성적 자존 구현 이상의 인간적 자존의 구현이라 해도 별 무리 없을...
제인에어가 감당해 내는 자기 운명을 대처하는 자세는 참 당당했어요.
제 딸이 그러했으면 사실은 제가 그러햇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고 말이죠.

나쁠리가요~ 정말 좋은 소설임에 틀림 없는걸요.
제 횡설수설 독후감은 어디가나 있는 소수의견으로 치부해주세요 ㅎㅎ
그리고 제 마음에서도 소수의견입니다.


멜라니아 2010-07-1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청소년 딸이 있다면 읽으라고 권하겠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주는 것은 참 든든하지요? 부모의 미래 또한 그렇게 됩니다 ㅎㅎㅎ
생각해 보면 우리 아버지도 저에게 이런 딸을 원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공부에 매진하여 부모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를 말이죠
지혜롭고 성싱하고 온순하며 착하고 영리한 딸을 바라지 않는 부모란 없을 거에요
그러니 이 소설이 십대 소녀에게 혹은 사랑을 시작한 처녀들에게도
공부시켜 줄 게 많잖아요.
아들에게 읽혀도 좋을 책이니 우리들의 고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고전의 형식이란 대개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설화의 특징이 그렇고 영웅 소설이 그렇고, 우리 나라 연애 소설인 춘향전도
이야기의 중심에 고난이 있습니다
그 고난이 한 번이나 두 번인가 또 주인공이 그 고난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사랑받는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그저 그런 이야기의 주인공으로서
고전 반열에 들ㅇ 수 없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제인에어는 어린 시절의 고난과 성장해서는 사랑에 관한
고난을 겪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인은 잘 이겨냈습니다
독자를 사로잡은 제인은 독자를 자기 편으로 두고 자신의 심정을 잘 이해 시켜주었기에
우리들은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제인에어는 개인적으로 그런 취향의 여성이라면 말이에요
소설 속에서는 꽤 괜찮은데 어쩐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구석이 많았다 말입니다
(제 성격과 비교하고 재보고 따져 보면서)
그래서 마구 마구 댓글에 딴지를 많이 걸었어요
독후감에도 별로 좋게 안 봐 주었고요.

이것이 결국은 뭣이냐 하면, 내가 잘 할 수 없는 것을 잘 해 버린 사람에 대한
질투와, 나에게는 오지 않는 막대한 유산 같은 것을 벼락처럼 받아든
주인공에 대한 질투가 마구마구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1800년대 중반이라면, 우리 나라 여성들이라면
도대체 전혀 쓸 수 없는 말과 표현으로 해 놓은 이 업적을 보세요
아직 우리 나라에 근대 소설이 나오기는 요원한 그때
이 나라는 세익스피어의 힘을 배경 삼아 이토록 언어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았습니까?
언어의 힘, 생각의 힘이죠
이미 영국은 그렇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물론 영국이 차지하는 세계사적 위치란 우리 세계사 수업 시간에 배운 그대로구요.

차좋아 2010-07-11 19:24   좋아요 0 | URL
멜라니아님이 독후감에서 제인에어를 좋게 안보셨다는 말에는 동의 할 수 없는걸요.
다만 제인에어의 시선에서 벗어나 제인에어마저 관찰하다보니 좀더 냉정한 평가가 나온것이라생각됩니다.

솔직이 어린시절 제인에어는 고모입장에서 진물이죠.
그리고 소설 속 진술은 철저히 제인에어의 눈을 통해 제인에어의 사고를 거쳐 나온 이야기임을 생각한다면 제인에어 역시 자기미화를 하지 않았을까요?ㅋㅋ


저는 영 엉망으로 읽은 모양입니다. 제인에어가 좋다고 해 놓고는 흉도 보고 말입니다.
저도 그게 왜그러냐 하면은 주인공에 대한 질투가 마구마구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너무 따라가나요?ㅎㅎㅎㅎ

블리 2010-07-1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인 에어'를 질투하면서 읽었구나~ㅎㅎ
윗분들이 말한 중학생 시절에 읽었던 제인 에어를 난 샬롯 브론테를 질투하면서 읽었던거 같은데... 책장 맨 밑에 깔린 그 때의 책을 다시 읽고 싶게 하는 독후감이야.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독후감 쓰기 안 배워도 돼. ^^

차좋아 2010-07-12 23:03   좋아요 0 | URL
모르겠어 어떻게 읽었는지 ㅎㅎ
느린 전개에 하품하다가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했고, 제인이 이해 안돼다가도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그녀의 당당함이 부럽다 생각하다가 너무 이기적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지.

전공자에게 격려를 받으니 위로가 되는구만ㅋㅋㅋ 하지만 정말이지 맘에 안들어~~

마녀고양이 2010-07-1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에어는 폭풍의 언덕에 비하면,, 많이 도덕적이랄까 밝은 분위기랄까
그렇지 않나요? 저만 그리 느끼는건가... ^^

브론테 자매들은 정말 글쓰는 능력을 모두 타고났나봐여~

차좋아 2010-07-12 23:06   좋아요 0 | URL
브론테 자매의 존재를 저는 이번에 제인에어를 읽으며 알게되었어요. 대단하더라고요. 한 가정에 그런 문학적 재능이 쏟아지다니 부럽고 부럽습니다.

폭풍의 언덕은 안 읽어 봤는데 이번에 좀 궁금해 졌어요. 언제고 읽어 볼 참입니다.


hohoya 2010-07-1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은 정말 여자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하실 것 같네요.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 우리는 대개 제인에게 감정이입을 하는데 향편님을 비롯한 남자분들은 로체스터쪽에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 만도 않은가봅니다.
제인이 황야를 헤매고 다닐 적에 전 이거 무슨 동화도 아니고 더구나 그 어둠속에서 빛나는 숲속 오두막의 작은 불빛을 상기시키는 설정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저는 담담히 읽었던 제인의 고생에 향편님의 가슴이 아렸다니 참 감수성이 남(男)다르십니다. *^^*

차좋아 2010-07-12 23: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여자들과 수다 잘 떨어요. 여자들과도 수다를 잘 떨어요. 이왕이면 여자를 더 좋아하지요 ㅋㅋ

제가요 글빨이 약해서 하고픈 말 반에 반도 못하는 거에요. 말로하면 정말이지 혼자 다 떠드는데 ㅋㅋㅋ 그렇다고 막 푼수는 아니고요 ㅎㅎ

제인에게 감정이입안할 수있나뇨. 그래도 시련을 당하는 우리의(?) 여주인공인데요. 이뻤으면 더 좋아했을지도 ㅋㅋ(농담입니다)
멜라니아님도 언급하셨는데 우리는 제인에어의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들어서 다소 그녀의 입장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제인에어의 아픔 때문이 아니라 제가 감정이입한 제인에어에 제 마음이 아렸지요. 그러니까 저 때문에...ㅎ

굿바이 2010-07-1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으면서, 향편님 표정과 말투가 떠올라 혼자 웃었습니다.^^

제인이 처한 상황이 참 답답하죠. 그냥 소설이다,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사실 현실은 더 만만하지 않습니다. 소설보다 더 기괴한 현실에서 자라는 친구들도 많으니까요. 이렇게 난이도A 코스의 삶을 살아내야하는 친구들에게 어쩌면 이런 책 한 권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물론, 그런 의미에서 또 이런 부류의 책이 해로울 수도 있겠다 싶구요.

제인의 캐릭터는 예쁘기도 하고 밉기도 하죠. 예쁜 부분은 제가 바라는 부분일 것이고, 미운 부분은 제 모습이 투영된 부분이기도 할 겁니다. 여튼, 제인은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니 이것은 작가에게 보내는 제 마음이기도 하겠네요. [좀 더 유쾌할 수는 없었나요? 인생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잖아요? 샬롯!] 뭐, 이정도의 빈정거림!!!ㅋㅋㅋ

제인에어는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장치가 많고, 그 시절 영국의 풍광을 유추할 수 있는 묘사가 많아 이런저런 재미가 많았던 소설임에는 분명해요.
그렇지만, 인물 설정은 너무 단선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세상에 절대악, 절대선,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서로 엇갈리는 욕망 안에서 이만큼은 누구에게 악이고, 이만큼은 누구에게 선일 것인데, 그 절절함을 쏙 빼면 동화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어요.

차좋아 2010-07-14 09:14   좋아요 0 | URL
현실은 더 만만찮다. 동의해요 하지만, 제인에어가 처한 상황은 현실의 그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여러 삶들의 희노애락에 경중이 있을 수 없으니 제인에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전부 인거죠.
그래서 삶에 난이도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제인은 이쁘기도 밉기도 했어요.ㅎㅎ

단조로운 이야기의 구조는 아쉽다기보다는 옛 소설의 특징이라 생각했어요.
저는 또 너무 복선이 많은 소설을 좋아도 안하고요 ㅎㅎㅎ
그보다는 연극 배우가 무대에서 이야기 하듯 늘어진 인물들의 말이 지루해서 ㅋㅋㅋ 죽겟더라고요. 무슨말 할지 뻔히 보이는데 알겠는데 말이죠^^

후애(厚愛) 2010-07-22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놀러 왔어요~ 잘 지내고 계시지요?
서울 만남 이벤트를 하는데 나오실 수 있으신가요?
장소는 창덕궁 정문이고요. 날짜는 8월 7일.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뵙고 싶은데...

차좋아 2010-07-22 18:52   좋아요 0 | URL
아 후애님 그간 잘 지내셨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ㅎ
후애님 보러 가야죠~ㅎㅎ
창덕궁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