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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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전작에 대한 기억, 제목과 표지을 보고 나름대로의 연상같은 것을 하게된다.
 
내게 있어 <깊은 강>은 그런 면으로 본다면 예외인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깊은 강>을 읽기 전에 나는 어떤 연상이나 추측도 못하고 책을 읽었다. 마치 낮선 벽안의 작가의 처녀작을 읽듯이... 
언젠가 언급했었지만 나는 엔도 슈샤쿠의 또 다른 대표작 <침묵>을 여러 번 읽었다. 또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그의 수필집을 읽었었고 나는 그를 좋아한다,라고 단정짓기까지 하였으니 어떤 선입견이 생길 법한데도 말이다.
 

연상을 못했다,가 아무 생각이 없었다,라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막연한 추상이 있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라는 정도의 느낌이 그것이다. 그 느낌은 직관이라 해도 좋겠다.
어쩌면 '깊은...' 이라는 단어에 천착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엔도의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종교적 색채를 의식하거나 감지하지 못했었다. '....강'을 소재로 쓴 소설이라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다. 내 눈길과 마음이 간 건 '깊은....'이라는 단어였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한 없이 깊은 무엇에 대해 쓰지 않았나 생각을 했었다. 그 이상 이하도 말고... 막연히 그렇게 느꼈었다. 

갠지스 강이었다. 소설 속에는 인도의 갠지스 강이 나온다. 제목이 말하는 강이 갠지스 강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갠지스 강이 중요한 듯 보였다. 여럿의 인물들이 나름대로의 사연과 상처를 안고 인도의 갠지스강으로 모여든다. 그들은 그곳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혹은 끝을 알수 없는 혼란과 마주하는 이야기였다.
의식하지 않았었지만(앞서 그렇게 말했지만) 엔도 슈샤쿠의 작품 답게 종교이야기였고 범신론적인 내용이었다. 
 

위 말을 정리하자면 <침묵>을 쓴 엔도 슈샤쿠의 또 다른 대표작 <깊은 강>을 사전 정보 없이 읽었는데 읽고 보니 역시 종교적이고 내면의 깊은 강이든 실재의 강이든 제목에의 그 강이 있더라.'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본래의 나라면 책을 읽기 전에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그런 생각이 진행되었어야 하는데 <깊은 강>을 읽을 때는 달랐다. 그 다름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이상하게 들리고 뜬금 없겠지만 나는 지금 그게 특별하게 남는다.

 

또 다른 마음 하나. 

작가에 대한 신뢰랄까... 어떤 믿음이 있는걸까...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깊은 강>은 그렇게, 그런 마음(신뢰)으로 읽은 소설이다.  엔도 슈샤쿠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깊은 것인지, 아니면 그 때 우연히 그런 독서를 했는지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나는 전자의 의미로 해석한다.  

 

소설은 읽어 나가기는 어렵지 않았다. <침묵>처럼 술술 읽혔고 여러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는 단편 소설을 읽는 듯 지루하지 않았었다.
이소베, 미쓰코, 누마다, 기구치, 오쓰 이들의 이야기가 차례로 소개 되었고 그 사연들은 하나 하나의 지류가 되어 갠지스라는 큰 강으로 모여든다. 어떤 사연이 그들을 인도의 잿빛 강가로 내몰았는지 나는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기억을 잡고 있는게 무의미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아무 것도 정의할 수 없다. 독후도 언감생심이다. 읽기 전과 읽은 후의 감정 이야기도 독후라 할 수 있다면 다만 그것만 말할 수 있다. 

정정해야겠다.깊은 강은 어려운 소설이었다. 막연한 추상. 나이 직관이 틀림없었다. 강을 이야기하는 것도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깊을 뿐이었다. 지금에서의 내 느낌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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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1 0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1-02-10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깊은 강, 착부족님들 많이 쓰셨구나.
일단 모처럼의 인사.
향편니 안녕?

답글은 나중에. ㅎㅎ

차좋아 2011-02-11 12:43   좋아요 0 | URL
동우님^^ 저 동우님의 연작리뷰 잘 읽었는데 답글은 못 달았어요. 분량도 그렇고 전방위적인 독후감이라서 섣불게 달기 뭐 해서요. (생각 좀 정리하고요ㅎ)

동우 2011-02-13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얼마전 부산에서 우리, 우찌무라 간조 얘기를 나누었지요?

모태신앙일 향편님.
깊은 강의 느낌의 막연함 당연합니다.
황혼의 강둑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나와는 당근 달라야지요. 하하

그냥 함께 바라봅시다.
흐르는 강물.
향편님의 그 선한 눈길에 낫살먹어 세모진 눈길 함께 함으로 나는 얼마나 좋은지요.

깊은 강은 우리 곰국 끓이듯 오래도록 얘기하기로 하고.
다음달에는 전혀 다른 어떤 '파격'이 기다리고 있다면서요? 하하

깊은 밤.
코오 자고 있을 다산이 다야, 정빈이 정민이 숨결 듣습니다.

차좋아 2011-02-14 23:34   좋아요 0 | URL
우찌무라 간조의 <기독교 교리문답>은 절판이라 못 읽었습니다. 하지만 김교신의 일대와 성서조선 편찬기를 담은 겨레사랑 나라사랑 김교신이라는 책을 구해서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관심 가지고 알아가려 합니다. 우찌무라 간조, 김교신 이 두 분.

제 독후감은 저도 다시 읽기 싫네요 ㅎㅎ 뭐라고 쓴건지 참...ㅋㅋ

모태신앙이라고 일반적으로 불려지는 환경이긴 합니다만, 그게 신앙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니까 그런 거,하고 신앙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신에 대한 외경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입니다. 저로써는 그걸 알게 된게 진보이고요. 근 십 년째 정체입니다만...


후니마미 2011-03-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깊은 강은 오늘에야 발견했어요
안 쓴 줄 알았어요.

저는 1월 중순 이후 독후감을 못 올리고 있어서
깊은 강도 못 올렸지요
그런데 다시 3월 독후감의 달이 왔지요

어제 민정이랑 통화 중에 책 고른 사람이 책 고른 이유를
알려주면 좋겠다고 해요

찾아\보니 3월의 책은 향편님이 고르셨더군요
어찌하여 이 책을 고르셨는지요?
에 대해서 쓰라고 책부족마당에 공지 올렸는데
못 보셨지요?
이 집이랑 다음 블로그 사이가 좀 멀어요
울타리가 특수한가?
자주 넘나들지 못하죠?

향편닝미 왜 3월의 책으로 고르셨느지
이젠 아주 궁금해졌어요.

알려주실거죠?

차좋아 2011-03-12 10:55   좋아요 0 | URL
민정이랑 통화하셨군요^^ 민정이 잘 지내나요?ㅎㅎ
고른이유는 응...... 고르라고 하셔서?ㅋㅋㅋ
많은 책들중에 <시계태엽 오렌지>를 고른 이유는... 짧더라도 페이퍼로 써야겠죠~

안그래도 다음에 방 만들었는데 가게되지 않더라고요. 저는 인터넷 세상은 하나로도 벅찬 온라인 겨우적응자.ㅠㅠ
사진 수업에서는 네이버에 블러그 하라는데 그 것 때문에 네이버 블러그 백만년만에 가보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ㅋㅋㅋㅋ
네이버든 다음이든 하나 더 하긴 해얄 것 같기는 해요. ㅎㅎ 아무래도 익숙한 네이버 블러그로 마음이 기웁니다. 아~~ 책부족을 생각하면 다음 블러그로 가긴 가야하는데 잘 꾸릴 자신이 없어서요..ㅎㅎ
죄송한 마음뿐이에요^^;;

saint236 2011-08-1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은 강이라. 쉽지 않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침묵보다 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차좋아 2011-08-11 12: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침묵보다 더 ........ 깊어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작이죠.
 

필름 카메라를 들고 발걸음도 가볍게 사진 수업을 들으러 갔습니다. 40분이나 지각한 주제에 발걸음이 가볍다니.... 지각은 지각이고 발걸음이 그랬다는 거죠. 지각했다고 즐거움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선생님 이 글은 안 보낼꺼라 완전 솔찍하게 쓸 수 있어요 하하   

두 번의(여덟시간) 수업을 통해 제가 배운 카메라 조작 기술은 카메라 렌즈 분리하기와 카메라 필름 뚜껑따기, 그리고 셔터스피드 이해가 다네요ㅡ,.ㅡ 기초반인지 바보반인지.ㅋㅋㅋ 
다음 수업이 2 주 후. 2 주간 숙제가 빈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기라니... 누가 들으면 놀릴 거 같아요. 여덟시간 수업이면 웬만한 기술은 다 배울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죠. 

선생님 설마 여기 찾아 오시는 건 아니겠죠??('')(..) 

천천히 느리게 깊게..... 제가 이 수업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이 모토 때문이었어요. 좋았어요. 천천히 느리게 깊게 라니...... 너무 좋잖아요.^^ 
천천히 오래 보면 다 이쁜데 저도 그거 아는데 선생님도 아는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근데 정말 너무 천천히인 거에요. 그래서 좀 재밌고 그것 때문에 왔으면서도 이제는 막 조바심도 나고(필름은 언제 넣어요??) 우리 사진은 찍긴 찍겠죠?ㅋ  
 
생활 속 다섯가지 사물마음에 담아오기는 너무 어려운 숙제인데... 시간이 많이 있으니까 찬찬히 보고 생각해서 담아갈께요.
숙제 중에 제일 어려운 건 영화 보고 캡쳐해가기에요. 저번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영화를 디브이디 방에서 봤기 때문에 캡쳐를 할 수가 없었어요ㅜㅜ 앞으로는 동생한테 부탁해서 집에서 봐야겠지요... 그러면 동생이 다시 남자친구한테 부탁해서 다운을 받아 줄꺼에요. 캡쳐는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요 뭐.
(이러다 컴퓨터 사용기술도 배우게 될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종일 카메라를 들여다 보고 있었어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마음둘 곳을 찾아 헤메는 건 아닌지 하는 자문도 해봤어요. 그런거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요. 카레라를 내 의지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언제고 오더라도 사진 찍기 자체만을 즐기지는 않을 것 같아요. 지금에 드는 욕심은 제가 카메라 아이를 갖게 되면 그걸로 족할 거 같아요. 시력이 나쁜 편이니 렌즈에 문제가 있는 셈이지만 세상에 하나 뿐인 렌즈라고 생각하면 새삼 소중하고 감사하고.. 그러네요. 내 자연의 렌즈도 사실은 수 없이 많은 것들 중 하나라 소중한 것 같이 내 손의 카메라도 나에겐 단 하나의 카메라라고 생각하니 너무 이쁘고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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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1-31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카메라를 배우시다가 컴도 배우시게 생겼네요~^^

천천히 느리게 깊게...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선생님도 멋지시구요.
계획한 걸 실행에 옮기고마는 님도 좀 멋지시지만,
오늘은 마지막 구절이 완전 멋진걸요~^^

차좋아 2011-01-31 11:3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ㅎㅎㅎ 최소한으로 배우게 되겠지만요.ㅋ

말도 얼마나 느린지 꿈뻑 졸기 일수입니다 ㅎㅎ
좋게 이쁘게 봐주시는 양철나무꾼님이 저는 멋져요. 깊게 봐주시는 거잖아요. 좋은 양철나무꾼님^^

무해한모리군 2011-01-31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번인가 필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단 카메라가 없으니 선듯 나서지지가 않아요.
아 게을러.
차좋아님이 사진을 올려주세요 기대기대 ㅎㅎㅎ

차좋아 2011-01-31 11:37   좋아요 0 | URL
사진 올려드릴게요 하하 아직은 멀고 먼 날의 일이지만 사실 저도 제가 찍은 사진이 보고 싶어요 ㅋㅋ
음 휘모리님 게으르구나.... 하지만 믿을 수 없음. 부지런할거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차좋아라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뵈었었는데 기억나시죠?
앞으로 3기 첫걸음반에서 많은 시간 함께 할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하고 부담(숙제)도 되는 지금입니다. 꽉 짜여진 일상, 그리고 한 주일, 한 달..., 그렇게 석 달을 저는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말하고 나니 좀 웃긴 말이네요. 스스로 참여해 놓고 마지못해 하는냥 말이에요.

얼마 전 어느 찻집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었습니다. 그 찻집은 제가 제 집처럼 드나드는 곳인데 그 여자분은 요즘 들어 많이 오시는 분이었어요. 차 한잔 하실래요, 제가 말을 걸었고 그렇게 그분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반가운 마음이 앞섰는지 막상 할 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책 얘기를 해 봤어요. 그 분은 여행 얘기를 했고요. 또 저는 중국차 얘기를 하고 그분은 홍차 이야기를 했죠.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맞추기 위해 이저런 화제를 찻자리에 올렸고 그러다 사진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진이야기를 하면서 그 분이(소르바스) 그러니까 소르바스가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앞서의 화제와 마친가지로 잘 모르는 이야기였지만 소르바스가 얼마나 신나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를 느꼈기 때문에 잠자코 듣기 시작했어요. 가끔은 장단도 맞춰가면서요. 와~ 저도 카메라 배워보고 싶어요,(장단이었죠) 이 말에 소르바스가 적어준 이름이 선생님의 이름이었어요.

 

집에와서 생각을 했어요. 소르바스를요. 사진이야기를 할 때 행복해 보였고 제게 그 마음을 전달하려고 애를 썼었거든요. 그게 제 마음에도 와 닿았는지 저는 집에 굴러다니는 사진기를 찾아보게 되었지요. 먼저 제가 보여 드렸던 야시카 50mm 카메라는 동생 남자친구가 놓고 간 거(앞으로도 찾지 않을 거 같아요) 사진 좋아하는 스님이 가지고 놀라며 준 펜탁스 자동카메라, 동생이 선물 받은 올림푸스 필름카메라. 그리고 파나소닉 디카하나.

카메라들은 하나 같이 먼지가 쌓여있었습니다. 그렇게 가만히 모아 놓은 카메라를 보다가 검색창에 임종진을 써 넣었고 은하님이 작년에 올려 놓은 포스팅을 발견하고는 덧글을 남기고 전화를 해서 첫걸음반 3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요지만 말하자면 예, 충동입니다. 카메라에 어떤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남들보다 잘 찍고 싶은 것도, 있는 카메라 활용이나 해보자, 는 마음도 아닌 거 같아요. '그럼 뭐지?' 저도 아직 딱 뭐라고 얘기하지는 못하겠어요. 저도 잘 모르니까요. 하지만 꽤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결정한 일입니다. 식구들의 반대를 무릅써야했고(그만 놀라는...) 사진 잘 찍는 친구들이 그 돈으로 카메라나 사라고 조언도 했고요. 
결코 가벼운 마음은 아닙니다. 석 달 넉 달이라고 하셨죠. 그리고 엄청난 과제들... 열심히 할거에요. 5월경에 사정에 따라 한 두 주 빠지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을 하고 있지만 제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느껴 보겠습니다.

 

카메라는 일단 니콘 FM2를 구해 놨습니다. [내셔널지오그라픽]도 준비했고, 디브이디 방에 가서 [8월의 크리스마스]도 봤어요.
[어떤 동네]를 읽으면서는 어떤시선을 만났는데 카메라, 사진이라는 것을 이용해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시선이 곧 마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내 마음을 전하는 도구로서 카메라. 지난 한주의 숙제로 얻은 생각입니다.

 

카메라에 관심을 가진지 몇일 되지 않았지만 마음이 설렙니다. 어서 제가 찍은 사진이 보고 싶어요. 제 시선에 어떤 세상이 담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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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紫霞) 2011-01-29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앞으론 차좋아님의 사진을 볼 수 있는겁니까?

차좋아 2011-01-31 00:2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날이 오길 바라요 ㅎㅎㅎㅎ 아직 필름 수업은 시작도 안해서 요원합니다만, 저도 기대기대 중입니다 ^^

sslmo 2011-01-31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분이 쓴 김광석에 관한 책 읽었어요~^^

차좋아 2011-01-31 11:27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못 읽었는데 곧 읽게 될 거 같아요 ㅎㅎ 선물로 주신다고 했거든요 ^^
 

저녁은 유명 매운갈비집. 처음엔 고기만 골라 먹었다가 양념에 밥을 쓱쓱 비벼 씨뻘건 양념밥 한 그릇을 비웠더니 뱃속이 화르르~~
갈비집 가는 길엔 날이 추워 자라 목에 발 동동 구르며 갔었는데 밥 먹고 나오는 길은 한결 따듯하다. 비닐 뜯은 핫팩이 된 내 몸 ㅋㅋㅋ 이라고 착각을 하고는 걸어보자 결심. 이는 곧 객기라는 걸 깨닫는 시간은 고작 오분 남짓. 되돌아 갈 수도 없고 발은 얼고 다시 자라 목으로 잔걸음 총총.... 눈물이 찔끔 나올 추위에 짜빠질까 말까 라스트 갓 파더식 개그를 하며 집으로 집으로.

상계역 내려서 지름길 아파트 사잇길로 막판 스퍼트. 짧은 숨 바삐 쉬어 가면서 빙판길 피해가면서 뛰며걸어 가는데 유리병 깨지는 소리에 움찔했다. 이어 들리는 욕소리 복날 두리려 맞는 소리 퍽퍽! 쎄게도 때리네, 사람이 센드백인 줄 아고 때리는거 보니 여럿이 하나 때리고 있음을 감지. 골목을 돌아 폭행 현장 길로 가면서 흘끔 쳐다보니 고삐리(추정) 셋이서 눈 밭에 누운 시체 같은 놈을 걷어차고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여인은 무서워 울고.... 나는 현장 확인후  안전거리 확보차 한 블럭 더 가서 112 신고.
"여기 상계5동...... 여럿이서 한 사람을 폭행하니까 빨리 와 주세요." 

'보니까 고삐리던데...' 아무래도 별로 무섭지는 않고 궁금도 하고 여자애도 걱정되고... 누워있는 애도... 나라도 가야 그만 맞을 것 같고... 경찰 금방 오겠지 뭐~. 

잠바 주머니에 양 손 푹 질러 넣은채 누워있는(죽었냐?) 놈을 내려다보았다. 때린 놈 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친구니까 그냥 가라며 하고, 여자애는 그제서야 누워있는 남자친구(추정)옆에 가보는데, 가자마자 눈밭에 주저 않아 또 울기 시작한다. 때린 놈 또 하나는 내게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하는 소리인지(오가는 사람도 좀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며 "신고해~ 나도 많이 맞았어" 하며 소리를 지른다.(응 신고했어~) 

 
이노무 자식들, 어제는 추워서(응? ) 내가 아무 말 안했지만
' 짜식들이 친구를  왜 때려. 때리는거도 습관이야. 경찰서 가서 손이 발이 되게 빌고 눈물 질질 짤 놈들이.....' 

참! 경찰은 천천히(ㅡ,.ㅡ) 잘 왔다.
나는 간곡하고 친절하게 갈 길 가시라,는 학생의 충고대로 갈 길(경찰 마중)갔다. 큰 길가에서 만난 경찰에게 어서 가보라고 말한 뒤 멀리서 경찰과 폭력학생과의 미팅을 확인하고 귀가.
  
-어제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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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1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고한 차좋아님에게 추천.

저도 일전에 여자애들 여러명이서 한명을 둘러싸고 때릴 폼을 잡길래 무서워서 참견은 못하고 골목을 돌아 핸드폰으로 경찰에 신고했어요. 내가 신고하는거 보이면 괜히 보복할까봐 나 못보게 하고.....
아, 그 여자친구 진짜 무서웠겠어요. 어떡해..ㅠㅠ

차좋아 2011-01-14 08:14   좋아요 0 | URL
'골목을 돌아....' 잘하셨어요 정말 잘했어요.

그러게요 쫌 딱하던데요. 그런일 좀 안 일어 났으면 좋으련만......

치니 2011-01-1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실제 차좋아님에게 일어났군요. 용감한 시민 어른이셨네요. 저라면 어땠을까, 후 - 무서워서 일단 그 근처에 가서 들여다보질 못했을 듯. 소리만으로도요. 하지만 신고는 어찌 저찌 했을 거는 같네요.

차좋아 2011-01-14 08:21   좋아요 0 | URL
종종 일어나는 걸요. 나 아니면 아무도 나서지 않겠다 싶을 때 그럴때는 '좋은일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참견을 해요. 물론 앞 뒤 재 가면서요.ㅎ

심한 폭행이었고 여자친구도 있었으니 결국 경찰에 가면 전말이 밝혀 지겠지만 아무도 신고 안하면 '세상이 그렇구나,' 생각할테니까.... 때린 애들도 맞은 애도 여자애도요. 그리고 이웃한 가게의 상인들도.


sslmo 2011-01-1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계동도 무서운 동네군요.
연신내도 무서운 동네인데...

눈도 오시고 길도 미끄러운 데, 경찰님들 천천히 다니셔야겠죠~^^
차좋아 님,쫌 멋진걸요~

차좋아 2011-01-14 09:00   좋아요 0 | URL
연신내 사시는군요~ 연신내에서 상계동가지 걸어 와 본적이 있는데 ㅋㅋ 그때 생각이 나네요. 막차를 놓쳐 걸었는데 새벽에 도착했었어요. 결국 끝까지 오지도 못하고 미아 삼거리에서 새벽 지하철을 탔었던 20살의 추억 ㅋ

경찰님들 수고가 많으시죠^^ 욕도 많이 먹고...
경찰을 미워하는 건 개인적 감정인데 딱 걸렸네요 ㅎㅎ


굿바이 2011-01-1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신고한거 참 잘했다고 마구 칭찬해주고 싶소!!!!!

나는, 가끔, 킬빌의 여주인공처럼, 노란 츄리닝 입고, 핫토리 한조의 칼은 아니더라도 30센치 자라도 들고 이런 친구들 엄청나게 응징해주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신고밖에 없어서 늘 짜증나고 창피하다는.
스무살이 넘어서 여중생들에게 시계를 뺏겨 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 참.....ㅠㅠ

차좋아 2011-01-14 12:06   좋아요 0 | URL
할 수 있는거만 하면 되죠 뭐...
저도 어릴 때 처음 보는 형아가 시계 빌려달라고 하길래 빌려 줬느데 소식이 없네요 ㅋㅋ

칭찬 해줘서 이 페이퍼가 부끄러워졌어요.ㅋㅋㅋㅋ 그냥 그렇구나 봐주셔요.

같은하늘 2011-01-27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좋아님 글이 참으로 재미나요.ㅋㅋ
그런데 이게 웃을 일이 아닌거잖아요? ㅜㅜ
아들만 둘을 키우는 저는 이런 이야기보면 마음이 쿵~~해요.
요즘 애들 무서워서 신고도 마음놓고 하기 힘든데 그래도 큰 맘 먹으셨네요.^^

차좋아 2011-01-28 12:28   좋아요 0 | URL
일상의 별 일이라 여겨 대강 끄적여 놓은건데... 빨리 다른 페이퍼를 써서 덮어야겠어요ㅎㅎㅎ 벌써 오래전일이 제일 위에 있으니 좀 뻘쭘합니다.ㅋ
저도 아이들이 둘인데 저런 일이 많은 세상이니 참 걱정이에요. 우리 아이는 좀 좋은 세상에서 안전하기를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마음 같아요^^

동우 2011-01-28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부끄러우려고 합니다.
나이 먹으니 젊은 놈(?하하)들이 무섭습니다. 하하
젊어서도 그랬겠지만.
그래도, 저 위 굿바이님처럼 중학생들에게 시계를 뺏겨 본 경험따위는 없겠지요.
명색이 남자인데..하하

차좋아 2011-01-31 02:03   좋아요 0 | URL
앞 뒤 안재고 흥분하는 망나니 같은 놈들이 있어서...
저도 종종 맞고 뺏기고 다녔었어요 ㅋㅋㅋ 때리면 맞고 뺏으면 뺏기고 그랬던것 같아요. 어려서는 그랬었어요 ㅎㅎㅎ 법의 보호가 필요했었던 착한소년ㅠㅠ
 

내린 커피 한 잔을 놓고 노래하는 컴퓨터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말이라도 하자, 심정으로 자판을 두드린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우리나라 책모임 날이었구나~ 말도 안하고 펑크를 냈네, 하지만 연극을 봐야했어 우리나라 미안. 그리고 예언자는 정말 다시 보기 싫은 책이었다구~~
연극은 감동적이었다. 눈물이 나올라구해서 좀 당황했어요. 

내 감정선에 고장이 났나? 툭하면 눈물이 질질 나오네. 작년말 뮤지컬 <빌리 엘리언트>를 보면서는 아주 수도꼭지였었다구, 내 평생 그렇게 줄줄 나오는 눈물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눈물 잘 참기로 자신있었는데 이제는 자신 없음.  

일요일엔 짜파게티라는 광고가 있었는데 참 좋은 광고인거였다. 짜파게티를 먹으려면 집에 있어야 하는거니까, 나는 올해 일요일엔 짜파게티를 끓여 먹으면서 집에서 놀 생각. (별:가급적이면..)
근데 그런 광고가 있었나?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  

자본을 읽자!는 완전히 무(모)한도전인거란 생각이 든다. 도전이라는 게 원래 그런거지.. 그래도 좋은 친구들이있으니까. 끌어주고 밀어주는 친구들, 나는 묻어갈거임.ㅋㅋㅋ  

[깊은 강] 읽기 시작. 초반 30페이지 본 지금 나는 기대충만. 예상보다 더 즐거운 독서가 될 것 같은 이 느낌이 좋다. 신년 책읽기 초반 레이스는 맑음이다. 읽는 것마다 즐겁고 술술 읽히니 좋은 징조, 혹은 폭풍전야(폭풍=난독) 

너무 얻어먹고 온거지. 하지만 괜찮아, 감사히 얻어 먹었으니까. 동우님 다음엔 제가 맛있는 거 대접해 드릴게요^^ 참 아가들 선물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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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1-1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나이가 그런걸까요?
저도 요즘 수도꼭지예요.
어서 집들이를 해서 같이 슬픈 영화라도 보면서 울어봐요 ㅎㅎㅎ

차좋아 2011-01-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 집들이를 부르라고요 ㅎㅎㅎㅎ 난 이 댓글 보면서 좀 많이 웃었어요 소리 안나는 함박웃음 ^^ 그러고 보니 우리 동갑이에요 하하하 나중에 만나면 생일을 따져봐야지ㅋㅋ

동우 2011-01-11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명관 '고래'는 며칠내로 완독할듯.
며칠새 세권의 소설을 섭렵하는군요, 그만큼 책장이 후딱후딱 넘어가는 소설적 재미.
그리고 향편님.
툭하면 줄줄 눈물이 나는것은 좋은 현상이라오.
눈물을 흘린다는 건 오히려 성숙의 표징. ㅎㅎㅎㅎㅎㅎ

차좋아 2011-01-11 12:2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이제 성숙한 거였군요 ㅎㅎㅎ 사실 저도 기분이 좀 좋았어요 뭔가 자유로운 기분도 들었거든요.
고래를 읽은지 10년은 된거 같은데 지금도 많은 부분 생각이나요. 인상적이었던 천명관의 소설. 재밌으시다니 다행이에요^^

후애(厚愛) 2011-01-11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파게티를 즐겨 먹었는데... 다음에 마트에 가면 사 가지고 와야겠어요.ㅎㅎ

차좋아 2011-01-11 12:22   좋아요 0 | URL
짜파게티 엄청 맛있어요 ㅎㅎ 미국에도 파는구나~~~ 일요일에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