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학일익 위도일손(爲學日益 爲道日損)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배움은 날마다 채우는 것이며, 깨우쳐 도에 이르려면 날마다 비워내야 한다’는 뜻이다. 책만 읽어대지 말라는 뜻으로 오해할 지도 모르지만 역설적으로 道를 깨닫기 위해 비워야 한다는 것도 책을 읽어 알게 된 것 아니던가. 비울 것을 뭐 하러 애써 채울까 고민하는 분이 계실까? 책을 읽는 행위란 두 사람이 산 중턱에 서있지만 한 사람은 정상을 밟고 흥겨워 내려오는 사람이고 한 사람은 겨우 오르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채우고 비우는 일은 산을 오르고 돌아오고 또 오르는 것과 같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강신주 


시 읽기와 철학이 동시에 즐거워지는 책이다. 우리 시 20여 편을 이리 저리 입안에서 굴리며 철학의 맛을 탐색해 들어가는 재미도 재미지만 그 무게는 묵직하다. 노장 사상과 종교와 현대철학이 버무러진 이 책을 곱씹다 보면 오늘 현대인의 아픔과 현대 사회의 암울함에 대한 성찰도 푸짐하게 건져낼 수 있다. 시인이 가슴으로 느낀 것과 철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것들이 만나는 장면에선 절로 무릎을 치게 되는 책. 



가짜 논리 :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 / 줄리언 바지니


우리가 흔히 범하거나 속는 논리의 오류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며 무릎을 치게 하는 책. 언론을 통해 공개된 실제 사례를 제시한 후 허점을 파헤친다. 곳곳에 반짝이는 유머와 위트도 읽을거리. 테러와 이라크 전쟁, 환경 문제, 종교, 낙태, 안락사, 빈곤 문제 등 복잡한 현실을 꿰뚫어 보는 모처럼의 좋은 돋보기를 얻은 기분이다.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 에두아르노 갈레아노


우루과이 태생의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인 에두아르노 갈레아노는 정치적 저항과 망명의 험한 길을 걸어 온 좌파 지식인이다. 그러나 그가 좌파인 것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가 극우 정권에 의해 짓밟혔기 때문이지 그는 휴머니스트일 뿐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와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지만 그의 문체는 환상적이고 유머러스하다.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라틴 아메리카를 병들게 하는 과정은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 이현주 

 

노자의 도덕경을 오늘의 시대에 비추어 해석하고 오늘의 시대를 노자의 도덕경으로 풀어 쓴 책. 우리 사회에 민주와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되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일깨운 최고의 스승 장일순 선생이 제자와의 훈훈한 담소로 엮어냈다. 유불선과 기독교, 동학의 깨우침으로 20세기 세계사를 읽는 놀라운 경험을 만날 수 있다. 



깨어나십시오 / 앤소니 드 멜로 


저자 엔소니 드 멜로는 가톨릭계에서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예수회 소속  영성 지도자이다. 그는 자신이 영적으로 성숙했다고 자만하며 매너리즘에 빠진 종교지도자들을 질타하고 깨트려 버리는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허위의식과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더 나아가지 못한다면 멜로 신부에게 도움을 청하자. ‘깨어나십시오’는 저자의 여러 저술 중 영성이 집약된 책이다. 혹시 기독교적 이해가 부족해 부담스럽다면 ‘행복한 삶으로의 초대’를 권한다. 



남북 경계선의 사회학 / 박명규 


‘포스트-김정일시대의 통일평화 구상’이라는 부제가 붙은『남북 경계선의 사회학』은 정치학자가 아니라 사회학자가 바라 본 남북한과 민족의 미래이다. 군사와 외교, 국제정세의 틀 속에서 바라보기 십상인 민족문제를 남북 간 이념적 대립과 정서상 차이 등으로 발생하는 심리적 경계에 주목해 살핀다. 남북 사회의 서로 다름이 빚어내는 이른바 ‘비대치성’이 과연 미래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면밀하고도 폭넓게 분석했고 결론도 독특하다. 통일이라는 대명제 속에 담긴 민족의식, 이념갈등, 감정대립, 정치적 이해타산 등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과학적으로 분석이 크게 유익하다. 2013년에 시작될 새로운 정권의 통일정책과 관련해 미리 읽어볼 책이다. 



추천인 : 변상욱 


CBS 보도국 대기자(大記者). 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거쳐 사건팀장, 시사제작팀장, 국제부장, 해설주간, 뉴스앵커를 역임했고 한국민주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매일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변상욱의 기자수첩’이라는 칼럼을 진행하며, 해직기자들이 주축이 된 뉴스타파에서 ‘변상욱의 칼럼’을 맡고 있다. 



변상욱 님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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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2-05-2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변상욱 기자닷! 요즘 유일하게 욕안하고 듣는 CBS뉴스에서 만나는 분이라니!!이분의 촌철살인, 진지한 기자정신과 시대정신, 기자다운 비판정신...저 너무 너무 좋아하는 분이에요. 진실한 언론인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추천하는 책이라 일단, 신뢰가 가네요^^.

차카니 2012-06-0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칼럼이니 사설이니 이런거 괜히 어렵고 멀게 느껴져서 아이에겐 읽으라 닥달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읽지 않는 그런 사람인데요 뉴스타파에서 변상욱대기자님 칼럼 꼬박 챙겨 봅니다.어렵지 않아요. 이해가 참 잘돼요.지식이 아무리 풍부해도 강한어조 경직된 표정으로 전달한다면 거부감 들기마련인데 변상욱님은 달라요.잘 보고 있습니다.변상욱님이 추천하신다니 이 책들 다 보고싶네요.좀 어려울라나......ㅠㅠ

정정순 2012-07-0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 보기 드물게 존경할 수 있는 기자... 변상욱기자님!!
존경하고.. 또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 전해주시는 기자수첩!! 오늘은 뭘까? 늘 기대하며 청취합니다.
살아있는 뉴스.. 진실한 취재.. 계속 부탁드립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