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란 삶만큼 생생하고 강렬하며 긴박하고 진진한 현실. 언어의 걸쇠를 풀고 문장의 오솔길을 지나 행간의 들판을 쏘다니다 보면, ‘지금 여기’를 극복하는 정신의 근육이 생겨 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사라지는 언어에 대한 가슴 아픈 탐사보고서 / 니컬러스 에번스


와이너리 투어도 좋고 골드코스트도 아름답지만, 호주에는 우리를 아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게 하는 카야르딜드어가 있다. 동사뿐 아니라 명사에도 시제를 표시하는 이 언어의 화자는 30년 후 지구상에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라도 그곳으로 날아가 “책의 동쪽 페이지를 무릎에서 북쪽으로 약간 움직여보라”는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닐까, 촘스키의 보편문법이론을 뒤집는 그 독특하고 매력적인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다양한 언어의 생존은 종족의 생존만큼 중요하다.


몽테뉴 수상록 / 미셀 드 몽테뉴


이 위대한 정신의 잡동사니! 





게코스키의 독서편력 / 릭 게코스키  


뇌세포가 늘어나는 것 같은 은유와 환치와 지성이 엄숙하게 번득이다가 다음 순간 친숙하고 유치하고 배꼽 잡는, 책에 관한 이런 수다는 아는 만큼, 혹은 알려는 만큼 깊게 읽힌다. 




창백한 언덕 풍경 / 가즈오 이시구로


바람 부는 잿빛 아침, 비 내리는 뜰, 고요함, 떠돌기, 기억, 언덕 위 가파르고 좁은 길들… 문학이 말 걸어오는 방식에 눈뜨다.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 미셸 슈나이더 


정교한 언어로 한 음악가에 관한 글을 음악 전체에 대한 고찰로 끌어올린다.





박두진 시집들   


문장에서 음악이 들리고, 행간에서 색채가 쏟아지며 이미지는 피를 품고 있다!




관촌수필 / 이문구   


한학의 어휘와 토속어들의 놀라운 공존.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그리고 지금도 나는 「일락서산」 「녹수청산」 「공산토월」을 읽는다. 





로마의 문법학자들 / 수에토니우스 지음 / 안재원 주해


“전투와 전쟁으로 점철된 로마의 역사에서 칼이 아닌 펜을 들고 학교에 쪼그리고 앉아 알파벳을 베끼는 풍경”이라니! 그것도 그리스 출신의 해방노예를 선생으로 모시고 때로는 몽둥이 찜질을 당하면서. 라틴어로는 접할 수 없었던 인문 정신을 그리스어로 접하면서 로마인들은 새로운 사유와 행동 방식에 눈떴다. 돌벽에 새겨진 언어와 번역, 문법과 수사학, 전기 문학과 인문 정신의 면면을 반원형 대리석 의자에 앉아 더듬어 읽는 듯한 그윽한 재미가 있다. 



추천인 : 김남주 (번역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고,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부터 번역을 시작했다. 1990년 장 그르니에의 책이 첫번째 결과물이 되었고, 2013년 현재 번역목록의 맨 밑을 차지하는 작가는 가즈오 이시구로와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이다. 이시구로는 최근에 만난 작가이고, 로맹 가리는 10년 동안 드문드문 본다. 오랜 시간,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살아남은 글들, 그중에서도 프랑스 문학을 번역해왔다. 



김남주 님의 저서










김남주 님이 번역한 책 


























이 외에도 번역서가 무척 많으나 지면과 DB 관계상 이정도만 수록합니다. 전체를 보고싶은 분은 저자파일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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