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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자유>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셨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책을 읽을 자유였다. 그리고 분명 책은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나는 가끔 책이 인간보다 위대해 보인다.” 그런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는 것, 저에겐 그것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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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도스토예프스키
세상 모든 고민을 다 끌어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소설. 책을 가방에 넣는 순간, 당신은 그 고민들과 동행하는 것이고 되고, 책을 펼쳐드는 순간 그 고민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된다.
고민하지 않으려는 인간이라면 제일 먼저 내다버려야 할 책.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 존 그레이
누군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래 가장
즐겁게 읽을 책”이라고 평했지만, 짐작엔 그토록 음울하다는 <계몽의 변증법>보다도 더
음울한 책. <짚으로 만든 개>라는 원제는 “천지는 어질지 않아서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와 같이 여긴다”란 <도덕경>의 구절에서 따왔다. 인간도 그 개와 다를 바 없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 슬라보예 지젝
공산주의라는 관점 없이는, 어떠한 역사적, 정치적 미래도 철학자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고 바디우는 말했다. 즉 공산주의적 가설이 없다면 철학에서 흥미로울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 지젝은
자본주의 세계체제와 세계금융위기시대에 바디우의 말이 갖는 의미를 가장 극명하게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 신디 메스턴, 데이비드 버스
공산주의라는 관점이 없다면, 남는 건 자연선택과 성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자연사다. 진화적 이득을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전력을 다하는가, 생각하면 장관이다.
한두 가지 이유도 아니고, 237가지 이유라면 이미 숭고한 경지 아닌가? 차일 땐 차이더라도 그 이유나 알고 차이자.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 바슬라프 니진스키
전설적인 러시아 무용수가 요양원에서 정신줄을 놓으며 쓴 일기. 가끔씩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본다. 오늘은 이런 대목. “고기를 먹지 않은 이래 나는 소화가 훨씬 더 잘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생각도 한결 원활해지고, 걷는 대신 나는 달렸다. 나는 쉬기 위해서만 걷는다. 강한 체력을 느끼기 때문에 나는 많이 달리는 것이다. 근육은 자유자재다. 두뇌는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 나는 한결 수월하게 춤추고 왕성한 식욕을 느낀다. 나는 빨리 먹고, 내가 먹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은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 음식은 중요하지 않다!
추천인 : 이현우
‘로쟈’라는 ID 혹은 필명으로 알려진 그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비교시학」(2004)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학교 연구교수로 활동하며, 대학 안팎에서 러시아 문학과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에 서평과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인터넷서점에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꾸리고 있으며, 이른바 ‘인터넷 서평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레닌 재장전』(공역)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2009)가 있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로 제50회 한국출판문화상[저술(교양) 부문]을 수상하였다
* 이현우 님의 대표 저서
이현우님은 현재 알라딘 창작블로그를 통해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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