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모든 책은 실용서다. 한 권의 책을 읽은 뒤에는 나란 사람이 바뀐다. 더 심각해질 수도 있고, 더 우스워질 수도 있다. 몽상에 잠기기도 하고, 한동안 책은 펼치지 않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 변하든, 책을 읽고 나면 나는, 그리고 내 인생은 조금 변한다. 책을 안 읽었다면 나는 변하지 않는 세계를 신봉했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사람은 얼마든지 바뀐다.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이 세계가 변하는 것처럼. 책을 읽는 한 우리가 바뀌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그게 불가피하다면, 책을 든 우리에게 질문은 명백하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이제 우리의 삶이 그 질문에 대답할 차례다.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베를린 연대기 / 발터 벤야민

유년의 따뜻한 빛과 서늘한 어둠에 대한 묘사. 그건 어쩌면 20세기의 빛과 어둠일 수도.
 




말하라, 기억이여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삶보다 더 아름답게 써 내려간, 삶에 대한 글들. 매혹의 리스트들.
 




함양과 체찰 / 신창호

눈이 가는 곳으로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는 곳으로 삶이 움직인다는 것.
 




성 프란치스꼬와 성녀 글라라의 글 / 프란치스꼬회 엮음


가난한 마음의 고백들. 빛을 향한, 평생에 걸친 헌신의 흔적들.
 





나비 / 헤르만 헤세


번쩍하는 순간, 엿보이는 아름다움을 마음에 수집하는 일. 아름다움은 수집될 뿐, 무용하다.
 




꿈을 깊게 심고 & 혼자 산다는 것 / 메이 사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거울과 같아서 응시할 때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고독한 글들.
 




희망의 원리 / 에른스트 블로흐

어두운 시대, 희망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그 말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추천인 : 김연수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2007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2009년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밤은 노래한다』『7번국도 Revisited』, 소설집 『스무 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대책없이 해피엔딩』(공저) 『우리가 보낸 순간』(전2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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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이름은빨강의 생각
    from zoomself's me2day 2011-01-31 01:16 
    “누구에게나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요정은 있다. 다만 자신이 실제로 품었던 소원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 따라서 소수의 사람만이 나중에 자신의 삶에서 그 소원이 실현되었음을 알게 된다. 발터 벤야민 중에서” 김연수 추천도서 중 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