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속삭임 - 합본개정판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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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이 말했다. 

   
 

똑똑한 사람들은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하는가,
그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

 
  - 보통이 설명해주는 몽테뉴의 이론 中 -

기시 유스케는 분명 '그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은 아닐지언정, 똑똑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이 사람의 작품을 2번째로 읽었는데, 이 작가의 노력에 매번 경탄을 금하지 못한다. 작가의 천재성에 감탄을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작품에 담긴 노력에 감탄을 하는데 어느정도로 감탄을 하느냐면 중고샵에 이 작가의 책을 파는 것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소장할 정도로 탄성해 마지않는다. 

첫번째로, 그의 정보 수집능력.
기생충에 전혀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어려움 없이 들을 정도로 초등학생에게 설명해주듯 쉽게 설명해주지만, 그와 관련된 방대한 정보를 쉽게 다루지도 않는다. 불가능해보이는 일을 정보를 바탕으로 실재로 만들고 독자들은 reality와 fiction을 혼동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부터 그만의 독자적인 공포가 탄생한다.  

다양하고 깊은 지식이 모여 있기 때문인지, 그의 작품은 놀라울만큼 간결하고 깔끔하다. 공포/호러/미스터리라고 하기엔 과장도 없고 그저 fact의 나열인 것마냥 작가 특유의 분위기도 없는 것 같다. 사실 이때문에 [천사의 속삭임]이 더 무섭다. 평범한 도로를 걷고 있는데 절벽으로 가는 것만 같은 두려움이 은근슬쩍 든달까, 안에 담긴 작가의 무심함이 두렵다. 

두번째로, 그의 스토리텔링.
그의 공포는 철저한 인간탐구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부적응자,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 바로 우리 옆집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해한 바를 철저하게 이용하여 독자의 공포심을 건드린다. 독자는 대중이기도 하면서 개인이라, 쉽게 반응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사소한 것에 의표를 찔려 소스라친다, 예를 들어 거미나 황산, 오염된 물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그가 어떻게 이용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지를 확인하려면 마음을 열고 책을 봐야 할 것이다. 흔한 소재라고 다 같은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것은 아니니까 흔한 헐리우드 소재라는 혹평에 귀를 기울이지 말것. 

세번째로, 그의 철학.
철학이 무엇인고 하니,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철학이라고 한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앞으로 누군가 철학 어쩌고 운운하며 잘난체 한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철학이라 생각하고,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면 될 것이다.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를 읽으며 놀란 것은 그 어느 스승보다도 내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줬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기시 유스케의 작품 외에 프란츠 파농의 저작을 읽을 때와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읽을 때가 가장 최근의 경험이었는데 한 문장, 혹은 한 문단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날개를 달고 지구 한바퀴를 돌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 이런 대가들에 감히 어떻게 기시 유스케를 갖다대냐고 한다면 난 왜안되냐고 싸울 자신도 있다.  

이 사람이 던지는 화두는 여느 윤리학 서적의 이론적인 질문들보다 더 날카롭고 실제적이다. 뒷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인데도 순간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단상들은 뇌를 자극하고,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생각해보는 재미에 책을 잠시 떨구고 '딴생각'을 하게 만든다. 텍스트에 질질 끌려가는 보통의 경험과는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천사의 속삭임]이 매우 무섭고 공포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고, 그의 새작품을 기다린다. 그의 작품은 일단 손에 들면 무서워서 놓고 싶어도 감성보단 이성을 자극하는 묘미가 즐겁고, 그때문에 읽고 싶어도 손이 잘 안가는 호러물과는 달리 다시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 든다.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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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9-16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별다섯개짜리다..ㅎㅎ '천사'들어가는 책에 살짝 질려있는 내게 '천사'가 들어가는 별 다섯개짜리 책을 소개하다니 넘해요...ㅠㅠ

Forgettable. 2009-09-16 21:51   좋아요 0 | URL
음- 그 천사랑은 좀 달라요. ㅋㅋ 비슷할려나? 다시 생각의 나래를 펼치고.. +_+
이거 괜찮아요. 난 천사의 게임보다 나았던 것 같아요. 천사의 게임은 다 끝내셨어요?ㅋ

뷰리풀말미잘 2009-09-16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과 뽀님의 뽐뿌페이퍼를 보고 최근에 질렀는데 아직 몇장 넘기지는 못했습니다. ㅎㅎ 기대되는 리뷰네요.

Forgettable. 2009-09-16 21:53   좋아요 0 | URL
미잘님.
저 겁도 많고요, 벌레공포증도 있어서 더 무서워했는데; 너무 기대하며 읽진 말아주세요.
어떤 책이라도 기대감에 부풀어 읽기 시작하면 실망해요^^

하이드 2009-09-16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쓰셨네요. 추천!

사실 기시 유스케의 작품중 가장 재미있는 <신세계에서>와 <천사의 속삭임>을 읽으셨으니, 다음 작품을 읽으라고 권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전체적인 작품성과 호러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검은집>이나 <유리망치> <푸른불꽃>(이 작품은 의외로 매니아가 있더군요), 그리고 최근에 나온 데뷔작 <13번째 인격>까지 나쁘지 않았어요, 아니,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흔해진 소재들을 가지고도 말대로 생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어요.

Forgettable. 2009-09-16 21:57   좋아요 0 | URL
네, 꾸준히 보려고요. 사실 이 리뷰는 우리 대화 덕분에 계속 맴돌던 생각들이 자리를 잡아서 쓰게 된거지, 아니었음 그냥 맴돌다 말았을 거에요. ㅎㅎ
검은집은 잘 모르겠고, 일단 [푸른 불꽃]을 다음 타겟으로 정했어요 :) 교고쿠 나쓰히코의 전작들도 읽어야 하는데 ㅋㅋ

암튼 언제나 좋은작품 소개 고맙습니다♡ ^^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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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아온 날들이 늘어나고 머리로, 가슴으로 들어오는 텍스트들이 늘어나면서 괴로운 것은 책임의 문제다.  

취미생활로 하는 블로그에 쏟아내는 텍스트에 대한 책임,
사회생활을 하며 저질러 놓은 일들, 맡은 일들에 대한 책임,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에의 책임,
기아와 폭력에 시달리는 국내외의 약자에 대한 책임,
넓게는 고통받는 동물들과 앞으로 태어날 사람들에의 책임까지, 

이러한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아서 생기는 고통과 상처가 어찌나 많았던지, 반세기가 넘어서도 식민지와 전쟁의 아픔은 개인에서부터 국가로까지 부패시키고 있고, 수많은 영상물과 책자들이 지금까지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더 리더]도 그 상처의 한 줄기에서 태어난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쉴새없이 질문을 던지며 아픈 곳을 찌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이성에 호소할 뿐, 마땅한 답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책을 꿰뚫는 문제인 '당시에 표면적으로나마 대학살에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은 사람들이 과연 마땅한 처벌을 받았는가'에 대한 답 마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나하나가 저지르는 일들에 대한 책임도 못져서 급급하고 있는데, 이 책 덕분에 지구 반대편, 몇십년전 과거의 사람들의 책임까지 넘겨받게 생겼다 이말이다. 문제제기만 해놓고 답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은 소설만의 장점이자 단점이지 않을까.

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라고 당돌하게 묻는 한나의 모습은 익히 예고편과 리뷰들에서 접했기에 여파가 별로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 여자 참 이기적이다 싶다. 사랑할 때도 이기적이더니, 유태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경비의 일을 해 놓고는 자기는 주어진 자기 일을 했을 뿐이라며 뻔뻔하게 대답하여 대중들을 놀라게한다. 물론 자기애가 무엇보다도 소중한 요즘시대에 열광받을만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홀로코스트를 새롭게 보는 참신한 시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모습이 너무 멋지고 쿨하게 여겨지는 이시대가 나는 참 쓰다. 

그녀가 시대의 희생양이었냐- 고 묻는다면 답은 yes이다. 그러나 희생양이었다고 해서, 실제로 저지른 죄보다 더 고된 벌을 받기로 선택했다고 해서, 면죄부를 갖게 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벌을 받기로 결정한 것은 죄를 뉘우쳐서가 아니라 문맹인것을 인정하기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생계를 위해 일을 했던 것 뿐이다, 라는 변명은 당시 나치에 반대하던 수많은 독일인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에고이즘은 타인에게 고통을 주지 않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을 필수로 갖고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한나와 남자주인공(?)은 모든 것이 세월에 씻겨 희미해질 무렵에 다시 만나게된다. 둘다 실로 처참한 모습으로. 그동안 무엇을 깨달았냐는 남자주인공의 질문에 한나는 글을 깨우쳤다고 대답한다. 윤리교과서 같은 남자주인공의 질문도, 여전히 지독한 자기애를 자랑하는 한나의 대답도 역겨웠다. 차라리 그 때 왜 말도 없이 떠났냐고, 그럼 너는 왜 답장해주지 않았냐고, 왜 한번도 날 보러오지 않았냐고 신파조로 원망했으면 같이 울고 속시원했을텐데, 그러기에 그들은 너무 찌들었고, 늙었던 것일까. 평생을 서로 사랑했으면서 시대가 이러했으니, 라고 자조하며 참고 참아 결국 무덤덤한 모습만 드러내는 그 쪼잔한 에고이즘이 정말 토할 것만 같았다.  

생각해보면 이들이 바로 나와 다르지 않아서 더 괴로웠던 것이다. 나였어도 다르지 않았을 것만 같은 인간의 나약하고 추한 모습이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로 포장되어서 너라면 어쩔거야, 라고 묻는데 이거야말로 울지도 웃지도 비난하지도 못하겠다. '한나'라는 이여자 뭐야.. 라고 황당해하면서도 끝내 그녀를 용서할 수 없다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의 냉랭함에 공감할 수 없었던 까닭은 바로 내 모습이 한나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 밉고, 그래서 더 역겨웠다.
나역시 아무것에도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는 추악한 인간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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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8-31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자마자 영화를 바로 봐서 내용이 약간 뒤섞였다.

순오기 2009-09-06 12:09   좋아요 0 | URL
나는 영화를 먼저 보고 몇 달 뒤에 책을 봤어요.
영화가 표현하지 못한 게 책에 나와서 그런대로 ~ 마음이 편치 않은 독서, 공감해요.
 
불신지옥 - Possesse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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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뭔내용인지, 줄거리는 잘 모르겠는데 무섭다. 무서워. 무서워. 진짜 무서워. 를 중얼거리면서 영화관을 나섰다.
집에와서까지 동생에게 중얼거리니 동생이 누난 원래 겁 많잖아, 라며 비웃는데
(며칠전에 혼 보려고 작정하곤 드라마 시작하기 10분전부터 제발 같이보자고 징징댔거든)
아무리 생각해도 무서웠다. 

딱히 귀신이 무서운 것도 아니고, 깜짝 놀래는 부분이 많은 것도 아니고, 분위기가 무서운 것 같다.
사람들의 그 눈빛, 말투, 음악, 불빛 하나하나가 다 오싹하다.  

심은경이라는 배우가 요즘 관심대상이라서 아무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다들 연기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엄청 무서웠다.
내가 겁이 많은 것일수도 있는데 할아버지 관객들이 옆에서 코를 골아대서 웃긴 와중에도 무서운걸 보면- 흑흑 

사람들의 나약함이 이토록 끔찍할 줄은 몰랐다. 미천하고 보잘것 없어서 가진 것이라고는 욕심밖에 없는 사람들. 내꼴이 그꼴과 다르지않아서 더 무서운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교회'열심히'다니는 사람=착한척=웃는얼굴=썩은속 이라는 공식이 마음 속에 자리잡아버렸는데, 교회'열심히'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이 공식이 더 확고해지는 것 같아서 문제다.  

대체적으로 교회 너무 심하게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은 마음 속의 어떤 라인이 꼬여서 이게 신앙이라는 합법적이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변질된 경우가 많다. 이게 우리나라에는 교회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내가 자꾸 교회교회 거리는 것이지, 사실 어떤 종교든간에 너무 과도하면 정작 믿는 사람 자체는 텅 비어버리고 신 자체도 악마와 다를 바 없어져버린다는 것은 공공연한 종교의 폐단이다. 이러한 문제점과 폐단을 극대화시켜서 [불신지옥]이 태어났다.  

영화에서 드러난 민간신앙과 기독교의 절묘한 조합은 참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무속에서 보면 신들린 것이고,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구세주의 탄생이라니,
실로 모든 종교는 하나의 신을 모시는 것이고, 그 방법만 다르다는 개인적인 종교관이랑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사실 지금 이렇게 생각하니 흥미롭지, 영화보는 당시에는 너무 무서워서 이런 생각 하나도 안든다. 그런데 자꾸자꾸 생각을 하고 싶게 만드는영화다. 영화가 끝나고 친구 붙잡고 얘기좀 더 하자고, 그게 뭘까, 그건 뭐지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멍하다가 며칠밤을 자고나니 이제 좀 그게 그건가 싶다. 참 매력적이다.   

무서운 느낌이 조금 걷히니 그 안의 인간군상이 보인다. 슬프게, 안쓰럽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결말 부분인데,(스포임) 딸이 살았다고 하는 부분. 어느 딸일까, 충분히 소진이가 다시 살아난 것도 상상 가능하다고 본다. 억측일 가능성이 더 많지만 영화 분위기상 소진이만 살아남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을 보여주는 영화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관객보고 마음내키는대로 상상하라고 '딸'이라는 대명사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소진이쪽이 말도 안되기는 하지만 더 무섭긴 하다.  

무서웠던 장면은 황새인지 뭔지가 나오는 장면, 지하실 분위기(꽤 자주 어두운 곳에서 핸드폰 불빛을 이용하는게 이거 못해먹겠다 이제-_-), 봉투쓴 사람들(이 장면은 흘낏보고도 무서워 죽는줄 알아서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덜덜 떨었는데;; 약간 후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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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신지옥 (2009)
    from 진사야의 비주얼 다이어리 2009-08-17 20:32 
    ⓒ 영화사 아침 & 타이거픽쳐스이 글에는 영화의 내용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굳이 읽으신다 하면 말리지 않겠으나 을 보실 예정이라면 읽지 마시고 극장으로 향하실 것을 권합니다.잔혹한 믿음의 테제 절로 암담함이 느껴지는 저체온의 방 안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꾸역꾸역. 모여든 사람들이 어딘가를 응시한다. 그 따가운 눈빛들이 닿는 곳은 침대 위, 그 곳에 한 소녀가 멍하니 내려앉는다. 그러자 갑자기 사람들이 하나둘 주저앉...
 
 
머큐리 2009-08-17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머~ 명박지옥...김밥천국이죠...영화는 재미있게 보신거에요???

Forgettable. 2009-08-1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완전 재밌어요, 토욜에 엄청 더웠는데 덜덜 떨면서 나왔어요- 공포영화의 으스스함!!!! 무서워요 무서워~~
 
해운대 - Haeunda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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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영화들 중에는
최악으로는 빨래 쥐어짜듯하는 듯 해서 유치하고 울기 싫어 죽겠는데도 자꾸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고,
중간으로는 정말이지 너무 왕창 슬픈 내용이라 울지 않을 수 없는 경우와 아주 조금만 슬퍼서 눈물이 고이는 경우, 
최고로는 별 거 아닌 것 같은데도 뭔가를 건드려서 엉엉 울음이 터져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민기가 엄청 멋지구리하게 나온다는 스포만 접수하고 봤는데도 이민기가 어케 될지 빤히 보여서 초장부터 눈물이 고인다. 
아, 이거 지금 웃긴게 나중에 다 울겠구나 싶어서 영화 내내 안절부절 못했다. 중간의 경우로구나~ 

설경구랑 하지원, 둘다 좋아하는 배우라서 봐야지 하다가 못보고 지나갈 줄 알았는데 그제 예상치 않았던 휴가와 오랜만에 만난 친구덕에 보게 된 영화 [해운대]. 전날 [투모로우]를 봤다는 친구는 피식피식 웃으며 가소로워하는데 애초에 영화코드가 맞지 않은 친구였으니 아예 투명벽을 세워놓고 영화에 집중했다.  

처음에 약간 어색할 뻔 했던 하지원과 설경구의 부산사투리는 어느덧 농익어 부산친구들을 연상케했고, 대사나 목소리들이 감성을 톡톡 건드렸다. 내가 막 우니까 친구가 자꾸 옆에서 놀리는 눈으로 쳐다봐서 짜증이 무지막지하게 나서 오기로라도 안울어야지 했는데도 계속 눈물이 후드득 떨어지는 걸 보면 정말이지 영화 참 슬프다. 무섭기도 하고. 

사실은 며칠 전에 해일이 오는 꿈을 꿔서(아마도 해운대 예고편을 봤던 날이지 싶다) 영화 속의 몇십미터의 파도가 남일같지가 않았다. 꿈속에서 겪어봤던 실제적인 공포였으니까. 차라리 폭탄이 날아오면 빵 터져서 금새 죽겠지만 익사하는 건 아무래도 몇분의 고통이 엄청날테니 좀 더 무섭다.  

한국이 지진해일안전지대라는 건 이미 거짓부렁으로 판명된지 오래이다.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소재 선택이 괜찮았다. 연기도 당연히 좋았고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코믹요소도 재미있었다. 단 한가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급의 빵빵 터지는 급의 재난영화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것이다. 재난 자체에 무게를 둔 것이 아니라 그 재난으로 인한 인간애를 그린 영화다. 

사실 대부분의 혹평은 이러한 기대에서 비롯되던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한다면 지금까지 자연재해의 피해가 미미했다. 바탕이 될 사실 자체가 없었으니까 이쪽으로는 상상해볼 여지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재난영화를 만든다면 초점은 자연히 '재난'에 맞출 것이 아니라 그 재난으로 인한 사람들의 애정, 안타까움, 희생같은것에 맞춰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이 한국 정서에도 훨씬 맞고, 수많은 관객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웰메이드가 아니라고 비판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자본과 기술력이 헐리우드에 비해서 떨어지고, 우린 이제 초기단계임을 잘 알면서 어떤 CG를 기대했으며, 해일이 뭔지, 지진이 뭔지 직접 눈으로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면서 어떤 대단한 재앙이 한반도에 내릴지 기대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한 기대는 잠시 접어두고 지금 당장 사무실 바깥, 학교 강의실 바깥 창문에서 수십미터의 파도가 덮쳐오면 내가 어떻게 할지, 누구에게 전화를 할지, 누구를 구해야할지를 상상해보며 영화를 봤으면 한다. 죽음 앞에서 어떤 미운 사람인들 그 순간엔 더 사랑하고싶어서 미칠 것 같은 그 마음을 상상하면서. 

[해운대]에는 메가쓰나미를 위한 것도, 일찌기 정보를 접하고 도망갈 수 있는 윗사람을 위한 것도 아닌 소소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음 비우고 2시간, 재미있게 영화 보고 주위사람을 한 번씩 더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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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13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을 많이 소모하셨나 봐요..ㅎㅎ 사실 눈물 흐르게 만드는 영화는 별로 안좋아하는뎅... 그래도 이 영화 괜찮다고 많이들 소개하더라구요...재난이 닥쳐올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라...흠...

Forgettable. 2009-08-13 11:51   좋아요 0 | URL
으 저도 우느라고 화장 번지고 당황했어요 ㅋㅋ
저도 엄마한테 보라고 재밌다고 해서 엄마랑 동생이랑 보러간대요~ 막내는 벌써 보고 왔고, 아빠만 빼고 온가족이 다 보겠어요 ㅎㅎㅎ 재미있어요~
 
레미제라블 - 전6권
빅또르 위고 지음, 송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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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을 읽으면서 방대한 양만큼 생각도 많이 했는데, 5권까지 읽으면서 기력을 많이 소진해서 6권은 겨우겨우 읽어나가다가 이제야 완독하게 되었다. 알고보니 6권의 반 이상은 위고의 일생,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읽었을것을. 남은 책장들이 무거웠다.
이 책을 읽으며 눈은 텍스트를 따라가지만 머리 속은 딴생각을 하고 있는 기이한 경험을 자주했다. 가끔씩 지루하긴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매우 풍성하여 이생각 저생각을 하게 만든다.  

http://blog.aladin.co.kr/catchme84/2894583
ttp://blog.aladin.co.kr/catchme84/2936727 
링크는 책 읽으며 든 잡생각 끄적인 부분들

리뷰를 쓰기로 작당한 지금, 사실은 무슨 말부터 써야할 지 모르겠다. 작가의 말을 맹신하던 나는 뜬금없는 결말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리둥절 두 곳을 번갈아가며 고개를 휘휘 돌려보다가 다시금 좌절하고 말았다. 물론 레미제라블의 결말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고, 해피엔딩을 누구보다도 더 바랬었지만 책을 덮고나니 작가가 울부짖으며 주장하던 빈민의 계몽, 혁명, 교육받을 평등한 권리는 온데간데 없고 누구보다도 숭고하게 살아왔던 장발장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비참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惡'으로만 가득찬 것만 같은 떼나르디에는 돈뜯어서 미국으로 떠난다, 그의 아이들인 가브로슈와 거리의 아이들이 되어버린 동생들, 에뽀닌느까지 빠리와 빠리의 틈새로 증발해버리는 동안.  
장발장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에게 합당한 행복을 고사하고 스스로를 지옥에 떨어뜨려버렸다. 꼬제뜨와 마리우스가 찬란한 미래의 행복을 예찬하는 동안.  

인생은 이렇게 아이러니인가, 누군가의 행복이 행복하지만 않고, 누군가의 죽음이 슬프지만은 않다. 그 각각의 인생이 하나의 우주라서 감히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한마디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아마 책을 덮으면서 느낀 허망함이 이에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렸던 나는 세계명작동화책을 덮곤,뜻대로 되었다며 기분좋게 잊어버렸지만 그때로부터 별로 자라지 않은 지금의 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우왕좌왕 갈피를 못잡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울 일도, 웃을 일도 아니었다.  
사람들의 인생은 내 손 안에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작가의 손에 달려있지도 않다는 걸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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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12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짝짝짝 저는 범우사 판으로 일독했는데...다시 보려해도 엄두가 안나네요...ㅎㅎ

Forgettable. 2009-08-1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요암요. 마땅한 축하에요. 감사합니다. 히히
저도 일단 갖고있어볼 참인데 또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에요. 삼국지는 도저히 안읽을 것 같고, 자녀를 갖게되어 그 자녀가 삼국지를 읽을 시점은 너무 오랜 후일 것 같아서 팔기로 했거든요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8-14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드립니다. 아휴 전 일독 엄두가 안나요 --

Forgettable. 2009-08-14 15:2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은근히 재미있어요. 한번 시도해보세요! ㅋ

가넷 2009-10-1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발장은 한권의 얇은 책만을 접했는데, 리뷰를 살펴보면 볼 수록 저는 읽기 어렵겠네요.ㅋㅋ

Forgettable. 2009-10-11 03:05   좋아요 0 | URL
더 어려운 책들도 많이 읽으시면서요 무슨 ^^
이 리뷰는 사실 너무 허접하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의 반의 반도 안담겨 있어요, 암튼 한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