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번째 주검 캐드펠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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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시리즈를 읽다보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머릿 속에서 다들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기분이다. 그러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다 씹어버리고 다음 장을 넘겨주는 것은 바로 다음 장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은근한 반전이 참 의외여서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잊을만 하면 툭툭 튀어나오는 삶과 인간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참으로 성인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 장을 덮어버리고 나면 왁자지껄하던 내 자아들은 모두 할 말이 싹 사라져버려 침묵만이 남았달까.

주말에 99번째 주검을 읽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러나 무슨 이야기를 먼저 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어느덧 목요일이다.
스포일러는 가급적이 아니라 완전히 배제하겠다. 성실한 독자는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기 전이라면 조금이라도 맛보지 않고 만나보아야 한다.  

일단 캐드펠 시리즈는 내가 갖고 있는 중세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뜨려버린다. 뭐랄까, 신앙마저 없었다면 그 피비린내나는 고통의 삶 속에서 민중이 어찌 버텼을까 싶다. 종교가 권력에 빌붙었던 것이 아니라 종교가 불쌍한 민중의 필사적 몸부림이었던 것 같다. 작가는 추리 소설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담담하게 핍박당하는 민중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얼핏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당시에는 아무 것도 아니었을 테다, 정말로) 약간만 집중하면 그 시대를 애증의 모습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모습이 엿보인다. 

bullshit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한숨을 내쉴 때마다, 잠깐 눈을 감을 때마다, 느꼈던, 그리고 알게 되었던 감정과 사실들을 생각하면 이런 리뷰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냥 읽고, 알고, 느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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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5 2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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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5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06-26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이 책이 별 다섯개짜리군요...ㅎㅎ

Forgettable. 2009-06-26 22:47   좋아요 0 | URL
아 왠지 의외라는 말투가 느껴지는 이유는.. 머큐리님은 별로셨나봐요 ㅠㅠ
전 딱 제스타일이더라구요 ㅋㅋ

한권 한권 읽을수록 다음권을 읽고싶어져요- 이 시리즈가 총 20권인데 1권 [성녀의 유골]을 읽자마자 소장원츄목록에 당당히 포함되었어요 ㅋㅋ

머큐리 2009-06-27 11:10   좋아요 0 | URL
읽어보지 않았으니 뭐라고 평하진 못하구요...ㅎㅎ 사실 한 번 읽어 보려고 했는데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라서요...별 다섯개를 보니 기회다 되면 읽어봐야 겠다는...ㅎㅎ

Forgettable. 2009-06-28 18:16   좋아요 0 | URL
뭐랄까, 중세시대의 권력다툼과 학살을 배경으로 하지만 따뜻한 인간애로 해피엔딩- 이랄까요 ㅎㅎ
한번 읽어보심이^^

그리고 저 별점을 일단 주게 된다면 별점에 굉장히 후합니다 ㅋㅋㅋ
이유인즉슨 별2개정도 되는 글이라면 읽다 그냥 놔버리거나 아예 시작도 안하기 때문에 별점 줄 일도 없지요 ㅋㅋ

2009-06-28 2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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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9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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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2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리얼하게 그 시대 상황을 다룬 모양이네요..
오호 급관심!!

Forgettable. 2009-06-29 23:46   좋아요 0 | URL
음, 리얼하긴 리얼한데 상상 외로 굉장히 리얼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중세라고 상상했던 부분은 아주 조금만 보여주고, 그 외의 부분을 너무 재미있게 잘 보여주니깐 매력적일수밖에요 ㅜㅜ 아 이 댓글을 쓰다보니 왠지 밤새 다음권을 읽고 싶지만;; 참아야.....
 
바람 구두를 신다 - 365일 아라비안 데이즈 Arabian Days
한가옥 지음, 한연주 그림 / 이른아침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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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비야씨의 세계여행기, 레포트 쓰려고 읽었던 캠핑카유럽여행기, 버스타고 여행하는 어느 가족이야기 이렇게 세개의 여행기를 읽었었다. 여행기를 읽으면 나도 너무 떠나고 싶게 만들거나, 특히 내가 가본 곳의 여행기는 내 추억을 망치거나, 앞으로 가볼 곳의 스포일러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언제부터인가 여행기 읽는 것을 약간 꺼리게 되었는데, 몇 년전에 읽었던 버스타고 여행하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불평만 가득해서 책을 읽는 나까지 피곤하게 만들길래 이 때부터 여행기는 잘 안 읽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여행기와 비교해봤을 때 이 책이 더 뛰어나다거나, 유별난 매력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얘기할 수가 없겠다. 여행기 자체를 잘 읽지 않으니까.

정말 순전히 우연하게 작가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어서 약간의 온라인 친분을 쌓다가 마침, 책을 내셨다고 하여 사서 읽게 되었는데 (MBTI 결과에도 나왔듯이 선생님이 좋으면 싫어하는 과목도 좋아하게 되는 성격이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블로그에서도 엿보였던 작가의 밝은 성정이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해져서 읽는 내내 상쾌한 바람이 귓전을 맴도는 듯 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내 생각을 그대로 글로 적어둔 듯한 남의 글을 볼 때 나는 쾌감을 느끼며 작가에게 무한한 사랑을 준다. 작은 책이고, 사진이 많기도 하고, 블로그에서 본 글도 몇 있어서 내용적인 측면을 많이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경험과 생각을 짧고 자유롭게 적어둔 것이 많이 인상적이었다. 내 생각이 그대로 출판된 것만 같은 부분도 많았고, 내가 얕게 생각하고 말아버렸던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깊이 통찰한 결과를 적어둔 부분도 많았다. 

혼란스러운 중동지역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정치사회적인 소소하지만 깊은 생각들, 인간에 대한 환멸과 존중을 솔직하게 털어 놓은 부분들, 긴 여행을 하며 점차 쌓이는 경험에서 오는 통찰력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여행이 일탈이나 도피가 아닌 살아가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내 미래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지금의 내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이 외에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야기, 유럽에 대한 작가의 생각, 코믹한 굴욕 에피소드 등 때론 심각하게, 때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즘 중동으로 가는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제일 친한 친구도 지금 중동으로 여행을 가있어서 나도 이제서야 이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참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우리나라는 어째 유행이 너무 중요해서 여행도 유행따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소한 지방의 자유로운 여행기를 보여주며 틀에 박힌 일상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어 준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알다시피 틀에 박힌 일상에 틀에 박힌 여행기는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만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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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9-06-2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를 읽으면 어디론가 떠나라고 자꾸 등을 떠밀리곤 합니다.

2009-06-22 14: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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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2009-06-22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썽님..ㅠㅠ 멋진 리뷰 정말 잘 읽었습니다. 너무 좋게 써주신거 아녜요?^^;; 말 그대로 발랄하고 객관적인 리뷰입니다. 십점만점에 십점!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트랙백도 부탁드릴께요^^

그리고 장기 해외 프로젝트라니+_+ 제가 더 두근댑니다. 좋은 계획 세우고 계신지?+_+ 우왕~ㅎㅎㅎㅎ

Forgettable. 2009-06-22 15:29   좋아요 0 | URL
ㅋㅋ 너무 좋게 칭찬만 하면 서로 민망하니까 나름 자제한건데도 그렇게 보이는군요, ㅎㅎ

근데 동생분 그림 진짜 잘 그리시는듯-_-; 그냥 문득문득 그림 생각이 나서 혼자 킬킬대고 그래요 ㅋㅋ
장기해외푸로젝트가 엄청 말이 거창한데^^ 흐지부지 될지도 모르는 계획이라서요- 요즘 계속 머리아프게 고민중입니다. ㅎㅎ 계획은 다 세워져 있지만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현하는지가 문제겠죠^^

2009-06-22 2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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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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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 Drag Me to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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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분위기의 도입부는, 분명 코믹요소 때문에 무섭지 않을 것이라는 친구의 말을 들었음에도 나를 긴장케 만들었다. 약간 몸을 움추리고는 가방을 꼭 껴안고 얼핏 칙칙해보이는 영화 속으로 빠져들어가며 잔뜩 무서울 준비를 하는데 순간 피식 웃음이 난다. 도대체 어떤 종류의 악령이 인간의 싸대기를 마구 날리는거야? 아, 이 영화 좀 괜찮다!  

영웅시리즈 영화에 알러지를 갖고 있는 나는 딱 하나 즐겁게 본 시리즈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스파이더맨] 시리즈 였다. [아이언맨]이나 [배트맨] 처럼 돈으로 쳐 발라서 화려하게 화면을 치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히어로즈]의 주인공들처럼 초능력을 팍팍 쏴주는 것도 아닌 스파이더맨은 셀카를 찍어서 신문사에다 팔아 돈을 벌고 무기도 고무옷 하나다. 고무옷이 힘을 조금 주기는 하지만 악당에 비해서는 너무 약해서 시종일관 안쓰럽기만 하고 심지어 악당을 이길 수 있을지도 초조한데, 이게 스파이더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 시리즈의 감독인 샘 레이미가 [드래그미투헬]의 감독을 맡았단다. 여전히 인간적인 냄새를 폴폴 풍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주인공이 '나 대신 지옥불에 불탈 사람은 누구인가' 를 다크써클이 가득한 눈을 치켜뜨고 밤새 고민하는 장면이었는데, 도대체 누가 영원히 지옥에서 썪을만한 영혼을 가졌는지의 물음을 나 자신에게로 돌려서 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평소 인간의 악한 점을 더 자주 보고 가끔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혐오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이 질문의 답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화살표를 던지면 금새 그 당사자가 안쓰러워지는 것이다. 아, 벌레만도 못한 인간은 있을지언정 벌레만도 못한 영혼은 없을지리니.


깜짝깜짝 놀래거나 엽기적이고 구역질나는 장면들이야 공포영화니깐 그렇다 치자. 라고 말하기에는 정말 무섭고 토할 것만 같은 장면들이 한 가득이었다. 

분위기를 잔뜩 조성해놓고 너 이제 놀랄 시간이야.. 라고 놀리듯 말해줘서 잔뜩 놀랠 준비를 해놔도 진짜로 흐읍! 하고 놀라버린다. 그만큼 기상천외하게 관객을 놀라고 무섭게 하지만(사실 이건 관객이 겁 없으면 안놀라겠지, 지극히 개인적이다.) 금방 또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내서 픽 웃어버리게 만든다. 이건 정말 감독의 역량이 대단하다고밖엔 말 못한다. 게다가 벌레는 정말이지 구역질나서 물 한 모금을 삼켜야 했다. 영화 시작하기 전에 라님께 무서워서 목이 바짝바짝 마를지도 모르니 마시라고 장난치듯 말해놓고는 내가 다 마셔버렸다.

서양 공포 영화에서 이렇게 오싹해본 것은 [스켈리톤키]이후로 처음이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미신과 주술, 악령, 귀신 같은 것에 공포심을 느껴서인 듯 하다. 할리우드는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여대는 블러드 호러물에 스스로도 질렸는지 자꾸 일본이나 한국의 공포영화를 가져다가 만들어대더니 안되니까 돌파구를 마련한 듯 하다. 꽤나 괜찮은 돌파구라 생각한다. 동양적인 공포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서양적인 주술을 끌어다 쓰니 생경한 공포도 아닌데다가, 엽기와 호러도 부분적으로 잘 배치해 두었으니 꽤나 흥행에 성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목부터 약간 오싹한데 표지 한 번 정말 잘 뽑았다.      

  

흑, 지옥에서 불타오르는 저 불길에 휩싸인 여인네를 보아라, 도대체 어떤 사정이 있길래 이렇게 예쁜 여자가 지옥불에 휩싸이게 되었는지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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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나도 지옥으로 데려가줘
    from Level18 2009-06-16 07:01 
    추잡스럽고 찝찝하게 터지는 유머와 공포장치로 무장한 영화들이 있다. 예컨대 이블데드 같은 영화들 말이다. 출세작 이블데드 시리즈 이후 뜬금없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올인한 샘레이미가 야속하기까지 했다. 그런 샘레이미가 '드래그 미 투 헬'로 돌아왔다. 싸구려 티나는 연출과 조잡한 장치들을 이용해 호러의 본질에 충실하게 말이다. Drag Me to Hell 디 아더스나 장화홍련류로 대표되는, 비교적 최신 호러작품들은 지나치게 세련미를 과시한 경향이 있었..
 
 
Forgettable. 2009-06-1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보고 나오면서 누군가 고작 그런 일 때문에 영혼을 지옥불에 던져놓냐고 그러시며 웃었는데.. 이제 난 할머니가 이해가 간다.

jh 2009-06-2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꺅 이영화보고싶어.............슈내에 미쳐있으므로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09-06-21 10:53   좋아요 0 | URL
슈내가 뭘까 검색해봤다는-_-;;
재밌냐?ㅋㅋㅋ 나도 함 봐볼까.......
 
용의자 X의 헌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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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에 보는 일본영화였는지, 타닥거리는 듯한 일본어가 듣기에 생소해서 흠칫했으나, 구슬을 이용한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유없는 결과는 없다'를 보여주는 초간지남 유카와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영화 속으로 빠져드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성이 귓전에 왕왕 들리는 듯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예전부터 많이 들었는데 '스토리텔링의 대가' 정도로 인식되어 있지만, 다작하는 작가들은 다 별로라는 고정관념이 너무 세서 아직 단 한권도 읽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도 참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 천재들의 이야기?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대결- 이라는 광고 문구는 조금 과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물리나 수학의 전문적인 분야와는 별로 상관도 없었고 치밀한 것으로 따지자면 저 유명한 수많은 탐정과 범죄자들이 버티고 있는데 어디 명함이나 내밀겠나 싶다. 그러니까, 천재들의 대결 이야기, 혹은 그들의 놀라운 수법에 초점을 맞추는 광고에 현혹되지는 말지어다. 

* 수사물인가, 혹은 로맨스? 

광고 때문도 있고, 미드 [넘버스]나 [몽크]에 버닝한 나머지 이 정도 급의 수사물일 것이라 생각했기에 약간 실망을 하기는 했지만 방심하기엔 이른 것이 '-의 헌신'이라는 제목을 간과하고 있었다.  

헌신이라면 가족, 혹은 애인, 친구, 신에게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옆집 여자에게로의 헌신, 그것도 일평생을 다 바칠 줄이야-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팡 터진다. (웃음보 아님)
그녀에게 올인하는 이시가미는 그렇다고 쳐도, 그를 이해하는 대학시절 친구 유카와(어쩜 이름도 멋져) 의 이해와 안타까움이 고대로 전해져와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문제를 푼다고 해도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아.   
   

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준 유카와의 헌신 덕분에 이시가미가 살아있을 이유가 하나 더 생겼길-

 



무엇보다 이 남자, 정말 매력간지남이다.
이 영화를 보며, 난 일본여자애들은 참 좋겠다- 며 부러워했다,  

알고보니 유카와- (후쿠야마 마사히로??) 좀 많이 잘 나가시는 것 같은데.. 그럴만 하다. 다재다능하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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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09-06-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보셨군요. 영화도 나쁘지 않은가보죠?남주인공이 상당히 핸섬데빌인가보군요^^
근데 히가시노 게이고, "'스토리텔링의 대가' 정도로 인식"에 100프로,
"다작하는 작가들은 다 별로"에 70프로 정도 공감합니다^^

Forgettable. 2009-06-02 12:58   좋아요 0 | URL
네, 영화 재밌어요- 저 배우는 일본에서 인기가 거의 탑인것 같아요, 우리나라로 치면 장동건 정도인가..? 핸섬데빌ㅋㅋㅋㅋ 어감이 좋은데요!ㅋㅋ

히가시노 게이고는 '별로인 다작하는 작가들'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많더라구요, 궁금하기는 한데 워낙 읽을거리가 지금 쌓여있어서 언제쯤에나 손이 갈지 :)

2009-06-02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3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이] 2009-06-0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싶네요ㅠ 다운받아서 보신거에요?

Forgettable. 2009-06-03 09:24   좋아요 0 | URL
네~ 동생이 뭐 받을까- 묻길래 냉큼 제가 보고싶었던 요걸로 받으라고 ㅋㅋㅋㅋ 동생도 만족이래요ㅎ
보내드릴까요 ㅋㅋ

2009-06-03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4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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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유골 캐드펠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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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하우스의 브라운신부전집에 매혹당해서 한권한권씩 사모으다가 얼핏 뒷 부분의 캐드펠시리즈 광고를 보았는데, 배경이 중세이고 탐정(?)이 수도사라서 흥미를 돋구기도 했고 리뷰도 다 괜찮아서 일단 제목이 좀 고리타분하긴 하지만 1권을 구매해보았다.  

요즘처럼 안좋은 일이 연이어 일어나 마음이 오갈데 없을 때 조금 환기시켜보고자 선택한 [성녀의 유골]은 참으로 탁월했다. 따라가다 보면 이건 이제 따라가는게 아니라 끌려가게 되는 종류의 이야기였는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을 때에는 주체적인 독서보다는 이런 수동적인 독서가 훨씬 편안하다.  

전체적인 배경은 수도원의 영예를 위해 가식과 허울, 욕심등이 어우러져 일어나는 사건인데, 이 배경이야말로 내가 중세를 끔찍해하던 이유 중 한가지였다. 중세는 신앙을 위해 이성은 가차없이 배제하려던 노력이 집대성을 이루었던 시대였고, 이성을 조금이라도 고려하기 위해서는 신앙을 바탕에 깔아두어야 했으며 그나마도 이 노력이 배척받던 시기였다. 그러나 역사는 성공한 자들의 기록이므로 이것이 중세의 전부는 아니었고, 그 이면에 이성과 민초들의 솔직한 삶은 여느 다른 시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이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었던 것인데, 이 책에는 내가 알고싶었던 이 모든 것이 상상했던 그대로 모두 펼쳐져있다.  

젊은 시절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여 온갖 풍파를 다 겪고 말년을 편히 보낼 장소로 수도원을 선택한 캐드펠 수사,  

   
  캐드펠 수사는 자신의 다양한 체험 중에서 특별히 희한한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 어느 것도 잊지 않았고, 그 어느 것도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전투와 모험을 통해서 맛본 기쁨과 지금 이 정적의 한복판에서 느끼는 만족감 사이에서 어떠한 갈등도 느끼고 있지 않았다.  
   

실연당해서 수도원으로 들어왔으나 수도원에 머무르기에는 너무나도 열정적이고 힘이 넘치며 권력을 가소로워하는 존 수사,  

   
  잘생기고 원기왕성하고 마음씨도 좋은 존 수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실수로 이 폐쇄된 곳으로 밀려들어오고서도 아직까지도 자신이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곳에 와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같았다. 캐드펠 수사는 존 수사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감지하고 있었으나 그 잘못은 보다 넓은 세상에 머리를 들이밀지 못하고 아직 그대로 묻혀져 있었다. 그러나 캐드펠은 이 별난 붉은 깃털의 새가 언제가는 틀림없이 날아가고 말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 둘의 사이가 홈즈와 왓슨의 사이일 것이라 추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단지 수도원의 영예와 권력의 가장자리에 서 있으며 이 외에도 수많은 매력을 갖고있는 캐릭터들이라 이렇게 소개를 한 것이지, 존 수사가 앞으로 캐드펠 시리즈에서 왓슨 정도의 역할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외에도 그 신앙과 권력에로의 욕심이 지나쳐서 꼴도 보기 싫지만 본성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부원장, 아부쟁이 제롬 수사, 귀족출신의 욕심쟁이 콜롬바누스 수사, 내가 좋아하는 그 시대의 민초들의 풍요로운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웨일스 토박이 사람들 등 이 책이 흥미로울 요소는 얼마든지 갖고 있다.  

내가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접어두도록 하겠다.  

그러나 권력욕심에 사로잡힌 이가 결국에는 비참한 죽음에 이르고, 그 죽음이 산 자에 의해 영예롭게 변질되는 부분에서는 조금 많이 씁쓸했다. 적어도 그는 순진하기라도 했었는데, 지금의 그들은 비참한 말로를 걷고있지도 않고 순진하기는 커녕 더 악독하다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야기 속의 비참한 그의 죽음이 아이러니하다거나 통쾌하다고 보기에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여서 혼란스럽다.
과연 그의 죽음이 그렇게 희화화 될만한 것인지, 나쁜 살인자니까 그의 죽음 정도는 복수의 결과니까 괜찮은건지, 권선징악으로 합리화하기에 그는 너무 순진했고, 실수로 치부하기에 살인은 너무 큰 죄다.  

작가는 자꾸 마을사람들 편을 드는데, 거들떠도 보지 않던 성녀의 무덤을 수도사들이 탐내자 그제서야 지키겠다고 왕왕거리는 마을사람들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녀의 유골을 수도회로 가져가겠다고 마구잡이로 달겨드는 수도사들 중에서 누가 탐욕적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둘 모두 이기적인 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리고 우리는 뭐니뭐니 해도 우리에게 속하고, 우리가 가질 권리가 있으며, 아마도 우리가 가져야 마땅할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전체적으로 보아 만족할 만한 귀결이었다.......... (중략)...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저 귀더린의 선량한 주민들은 앞으로도 더욱 좋은 일들을 기대해도 될 성싶었다.  
   

사랑니가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한알 먹고 책을 보다가 잠들 요량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순식간에 반이나 읽고, 끝까지 읽고 싶은 유혹을 겨우겨우 떨쳐내고 어거지로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이 책을 볼 생각으로 흥분해서 눈을 떴다. 1977년에 이 작품이 발표되었다고 하는데,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이나 G.K.체스터튼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전혀 옛스럽지 않고 여전히 고급스럽고 대중적이며 즐겁다.  

책을 덮으며 2권 어딨어?!를 외치곤, 2권을 아직 사지 않았다는 게 참으로 원통하였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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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0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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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1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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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이] 2009-05-2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몸은 매화수에 맞게 진화해 왔기에 아마 절 이기시긴 힘들겁니다. 무튼 전 친구들을 꽤나 많이 대동하게 되엇어요ㅎㅎㅎ

Forgettable. 2009-05-27 00:02   좋아요 0 | URL
저 낯가리는데^^

lazydevil 2009-05-2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 노리고 있던 작품인 포겟터블님이 먼저 탐하셨군요. 저도 빨리~~^^;;

2009-05-27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쥬베이 2009-06-27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rgettable님, lazydevil님 서재 왔다갔다 하다가 이 시리즈 봤는데요
살까 말까 막 고민중이에요
양이 엄청난지라, 다 읽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참.
근데, Forgettable님 마지막 멘트 보고 결정했습니다^^ 2권 어딨어?ㅋㅋ

Forgettable. 2009-06-28 18:04   좋아요 0 | URL
헤헤 일단 처음부터 다 지르진 마시고 수도사의 두건- 까지만 사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타일이 다를 지도 모르잖아용ㅋㅋ

근데 전 이 시리즈 너무 좋습니다. ㅠㅠ 아, 품격있는 대중소설이랄까요, 엄청 매력적이에요!
공들여 쓴 리뷰가 쥬베이님을 낚으니 참 기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