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 달 동안 절반 이상을 감기와 함께 살았다. 대체로 감기약을 먹지 않는데, 이번엔 기침이 너무 나서 회사에 그냥 앉아 있기도 미안하고 하여 내내 약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덕분에 몸이 계속 안 좋았고 게다가 부모님들도 몸이 편챦아지시는 바람에 집에 우울한 구름이 꽈악... 정말이지 쉽지 않은 한 달이었다.

 

이제 겨우 감기가 좀 나아가고, 부모님들도 얼추 나아가면서 1월말을 맞이하고 있다. 안심하긴 좀 이르다 싶지만 그래도 한숨을 돌렸다고나 할까. 어제는 오랜만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었으니까. 지난 한 주는 책을 거의 못 봤다는... 그래. 이제 월요일이야. 잘 지내보자 하고 출근했더니만...

 

상사에게서 메일이 날아왔다. 하루라도 놀면 가만 두지 않겠어... 라는 회사 지침이 강화되었다며 어떡해든 뭐든 해라.. 라는 공지 메일. 아 정말. 틈을 안 주네. 우리는 프로젝트를 베이스로 움직이는 팀이라 사실은, 프로젝트 중간 중간에 쉴 때(?)가 있다. 쉰다기보다는 프로젝트 하느라 힘들었던 (갖은 갑질에 시달리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마음을 추스리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라는 건데.. .이걸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인 게다. 그래. 그래. 아. 정말...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 뒤에 계시는 동료 분이 (사실은 잘 모른다. 이번에 새로 이 부서에 오신..) 금요일부터 기침을 심하게 하시더니.. 주말에도 처치가 안 되었던 모양이다. 지금 내 뒤에서 격렬한 기침을 하고 계시다. 게속, 계속. 거의 폐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이게.. 그렇다. 감기로 너무 힘들었고 연로하신 부모님의 편챦으심도 이제 겨우 나아가는 마당인데 저렇게 기침을 하고 감기를 달고 계시면 미안하지만, 마음에 불편함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픈 걸 어쩌겠나. 안 낫는 걸. 하지만, 내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예민해진다. 그냥 쉬시지. 저 정도 되면 쉬어야 하는 거 아냐... 라는 뾰족한 마음이 날 힘들게 한다. 휴가가 많으실텐데 연차휴가 보상받겠다고 그러시는 건가. 금요일에는, 주말에는 나아오시겠지 하고는 마음을 겨우 다스렸는데... 오늘은 월요일. 일주일 내내 저러시면 어쩌나 라는 마음도 생기고. 그렇다고 집에 가시라고 말할 수도 없고. 이런 마음으로 얘기하면 핀잔이 될 테니.

 

회사 메일 받고 짜증났고 몸도 안 좋고 집도 우울하고... 이런 상황들이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을 참 옹졸하게 하는 것 같다. 그걸 느끼니 또 기분이 꿀꿀해지네. 가져온 스타벅스 커피로 마음의 이 옹졸함을 좀 내려보내야겠다... 아. Blue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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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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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1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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