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열광해 본 일드가 '니게하지'다.
"逃げるは恥ずだが役に立つ”(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아라카기 유이와 호시노 겐 주연의 일드인데 정말 재미있게 봤다. 알기로는 시청률도 상당히 높았고. 무엇보다 아라카기 유이가 넘 예쁘고 상큼하고... 호시노 겐은 유재석 닮은 얼굴이라 주연이 되나? 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조합이었다. 특히 마지막 댄싱은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으쓱으쓱~
이 중에 독특한(?) 설정이 있는데 바로 주인공 미쿠리(아라카기 유이)의 친이모이자 49세의 커리어우먼이며 한때는 잘 나갔으나 혼기를 놓쳐 독신이 유리코의 존재이다. 아. 일본에도 저런 캐릭터가 존재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했고... 귀여우면서도 당차고 허술하면서도 일에는 열정적인 모습이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러나 '여자가 혼자'라는 이유로 뒤에서 꿍시렁 거리는 소리도 들어야 하고 남자랑 얘기만 하면 호기심 어린 눈초리를 받아야 해서 귀찮아지곤 한다. 그런 그녀가... 32살의 남자와 사랑하게 된다는! 32살의 멋진 외모의 다정다감한 남자. 조카뻘의 그 남자가 유리코를 좋아하게 되고, 유리코도 결국 받아들이게 되는... 으악. 이게 뭔 일이냐. ............. 부럽구나. 으헝으헝. 심지어 이 역을 맡은 이시다 유리코의 실제 작년 나이도 49세. 역에 딱 맞는 배우여서 공감 백배였다. 아래(↓)의 분.
그걸 보면서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게 참... 나이가 무슨 문제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나이에 한계를 짓고 있는 게 보통의 사람인 거다. 나도 17살 연하? 헉... 그건 아들 아니 조카뻘인데 걔랑 무슨. 드라마에서도 유리코가 남자에게 집으로 오라고 하고서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여준다. 골밀도도 저하되고 아픈 데도 막 늘어나고, 네가 40대 초반 잘 나갈 때 난 환갑이다. 이러면서 물리치려고 한다는. 너무나 현실적인 대화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는 남자. 지금은 아직 둘다 젊으면 젊다는 나이이니 그럴 수 있겠지만 저 사랑이 지속될까... 라고 의문을 갖는 나... 편견 덩어리.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나이 먹는 자는 아무리 겉모습 완벽하게 하고 다닌다 해도 병원 가는 일이 잦고 피부는 쳐지고 먹다가 목에 걸리는 일도 늘어나고 조금만 무리해도 자꾸 아프고... 이런 거다. 밖에선 멋져 보여도 집에 오면... 그냥 나이 먹은 건 나이 먹은 거란 말이지. 그런 차이는 사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라... 그런 걸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동반자로 있는 게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하지만 17살 연하. 흠. 한번 연애해봐도 나쁘지 않을 듯? (저런.. 비연 ㅜ)
암튼, 이 일드는 결혼이랄까 가족이랄까 이런 것들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분위기도 경쾌해서 보는 내내 유쾌했고. (요즘은 슬프고 짜증나는 이야기가 싫다) 혹시 일드를 가끔이라도 보는 분들에게,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