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들에서 이 책이 좋다고 한지 몇 달 된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요즘 안 그래도 우울하고 지쳐 있는데 아.. 부고라니. 부고를 한 권의 책으로 읽는다는 건,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제 읽겠다고 책을 여니... 책머릿말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의 어떤 대목이 읽을 만하다면, 책 속 그들의 삶과 그들이 추구한 세상이 아름다워서일 테고, 책 바깥 독자들의 세상이 너무 고약해서일 테다. 그 간극을 메우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

 

마음에 드는 책머릿말이다... 그래서 자신있게 본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밀정>을 보고나서인지... 그래서 더 그랬는 지 모르겠지만, 부고의 책이라도 볼 마음이 생겼던 것은, 어쨌든 이 책의 머릿말 때문이었다. 이 작가, 아니 기자. 멋진 사람일 거야 라는 상상도 함께 덧붙여져서.

 

세번째 이야기. 스텔라 영의 부고에 이르러서는 더욱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침대에 기대 <버피 더 뱀파이어>를 봤다고 칭찬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단지 앉아 있었던 것뿐이니까요. 저는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침대에서 일어나 제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칭찬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저는 장애인이 지난 참된 성취로 평가받는 세상, 휠체어를 탄 선생님이 새로 부임해 왔다고 해서 멜버른의 고등학생들이 조금도 놀라지 않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p33)

 

좋은 글들이다. 차분히 읽어 가면서, 내 속에 요즘 꽉 차있는 불만과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그렇게 될 것도 같다. 벌써 그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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