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키튼 리마스터
우라사와 나오키, 나가사키 타카시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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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아끼고 아끼다가, 토요일 저녁, 느긋한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다. 20년이 지난 마스터 키튼. 어떤 모습일 지.. 둑은 둑은. 그러니까 그 당시, 스무살에 결혼해 유리코를 낳았고 유리코가 중학생까지 큰 상태였으니 30대 중반이었을 것 같고, 이제 20년이 지난 지금은... 50대 중반인가. 헉.

 

 

 

 

여전한 얼굴인데. 이런. 책을 보려면 안경을 끼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우리의 키튼. ㅠㅠ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여전한 이 웃음. 천진하고, 사람을 참으로 편하게 해주는 이 웃음. 예전에 발굴했던 사업은 성과가 있었으나 여전히 학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이단아로, 박사논문조차 내지 못해 조금은 초조한 상태이지만... 여전한 웃음. 여전한 넉넉함. 그래서 키튼이 좋다.

 

 

 

 

다니엘. ㅋㅋㅋㅋ 흰머리가 늘어난 아저씨가 되어 버린 저 모습. 엉뚱하게 조사를 의뢰하는 저 모습. 예전과 똑같지 뭔가. 키튼은 이제 그만 두었는데, 보험조사원이자 탐정, 그만 두었는데, 능청맞은 다니엘에게 말려서 (ㅎㅎ) 다시 일을 조금씩 하게 된다. 나야 반갑지 뭐..^^

 

 

 

 

아버님. ㅎㅎㅎㅎㅎ 요양원에 계시지만 여전하신 모습.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던지. 아마 지금쯤 80대. 그런데도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고 유머러스하고 아들한테 은근슬쩍 일을 의뢰하는 것도 똑같고 말이다. 건강하셔서 다행입니다, 아버님^^

 

 

 

 

이번엔... 아버님의 젊은 시절 모습이 문득 나왔다. 젊었을 때는 키튼의 모습과도 조금 닮은? 키튼이 어렸을 때 잠시 돌봐주었던 나오미 아주머니. "공통점은 포기하지 않는 것." 이 이야기를 들은 키튼은 초조해하던 자신을 추스릴 수 있었다. 이 만화의 강점이라고나 할까. 따스하다. 주변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얻는 모습들에 나까지도 으쌰. 힘을 얻게 된다.

 

 

 

 

 

똑부러지는 성격이면서도 여린 마음을 가지고, 아빠를 존경하며 따르던 유리코는 아빠의 뒤를 이어 고고학자가 되었다. 아이고. 참 잘 컸구나...^^

 

 

 

 

예쁘게 차려 입으니 더욱 이쁘다. 아빠의 이론을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함께 속상해하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신념을 가지고 열심으로 일하고, 아빠와 할아버지를 잘 돌보는, 멋진 숙녀로 자라났다. 괜히 내가 흐뭇해진다.

 

 

 

 

키튼과 유리코의 저 바라보는 웃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서로를 힐난하지 않으면서 잘 해낼 것을 믿어주는 부녀의 모습은 정말 멋지지 않을 수 없다. 나이 든 키튼은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잘 나가고 자리를 확 잡고 부인과도 결합하고 그런 것들은 전혀 아니었지만, 여전히 따뜻한 마음과 자신의 신념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잃지 않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이 만화가 읽는 사람들에게 희망이랄까, 안심이랄까 이런 것들을 가지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근데 마스터 키튼 리마스터가.. 이거 한 권으로 끝나는 건 아니겠지? 오 제발. 이제 다시 시작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와다오 나와다오. 돌아온 마스터 키튼의 이야기가 계속 궁금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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