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 아저씨 웃는 모습 좋다.

 

 

 

 

 

 

 

 

 

 

 

 

 

 

 

이 책을 읽지는 못했다. 그래서 방금 보관함에 쑝~ 넣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는 제목대로 살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전화를 한통 받았다. 보는 순간, 인상이 찌푸려졌다. 목소리도 듣기 싫은 사람에게 전화가 온 것. 그렇다고 안 받을 수 없어, 정신을 가다듬고 꾸욱... 수신을 했다.

 

내용이야 .... 혼자 길길이 뛰더니 식히고 오겠다며 다음에 얘기하자고 해서... 네 그러세요. 하고 끊었다. 아침부터.. 라는 말이 물리적으로 입밖으로 튀어나오고야 말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화가 안 온다. 혼자 분 삭이다가 나랑 일하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겠지. 막 욕하면서.

 

그냥. 스트레스가 쌓인다기 보다는 이런 사람과 일하겠다고 해야 하는 내가 가엾어지고...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도 익혀서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다라는 맹렬한 바램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이 책을 찾고자 뒤졌다. 에코아저씨. 제목 참 멋지지 말입니다.

 

예전 회사에서 어떤 상사가 그랬다. "비연씨, 완장론 알아요 완장론?"

 

나는 그 사람이 싫었고 그래서 대답도 하기 싫었더랬다. 그래서... 아니요 하고는 서류에 얼굴을 파묻어 버렸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꼭 수준 안되는 사람들한테 '완장'을 채워주면 더한 놈이 된다는 이론. 으흠? 그거 말 되는 이론이네. 고개를 들었다. 그랬더니 신나서 더 떠든다. 세상에는 권력이라고 쥐꼬리만한 걸 움켜쥐고는 세상이 다 지꺼인 것처럼 난리부르스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전쟁 때 완장 찬 사람들과 같은 부류이다. 핍박받던 사람들이 조금만 올라가서 권한을 주면 자기가 당한 설움을 다 해소하겠다는 것인지, 핍박이 더 심하다... 난 진심 동감했었고... 지금은 내가 그 얘기를 하고 있다.

 

오늘 아침 나에게 전화를 한 사람이 그런 사람. 그리고 이런 부류의 사람이, 세상에 참 많다는 걸 알게 된 건 나이가 한참 들어서였고. 약도 없다는 거. 그냥 들어주고 웃어주고 어떻게든 넘어가야 한다는 거. 연륜의 힘이다. 그래도 서글픔은 지속적이다.

 

... 그냥 에코전집을 다 사고 싶다. 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의 책들을 전작으로 가지고 싶다는 희망은, 카뮈가 처음이었고 그 이후에는 그닥 없었는데, 아마 그 다음은 에코인 듯 하다. 돌아가신 게 아직도 안 믿기고 그 지식이 다 세상의 공기 속으로 흩뿌려졌다는 게 싫고도 싫지만. 산다는 건 결국 끝이 있다는 것. 그에게도 끝이 왔을 뿐.

 

속이 매우 좋지 않아서 금맥주 금커피를 실행 중이라, 인생 낙이 1/100로 줄어든 비연이 되겠다. TV 잘 안보는데 <시그널>에 열광하다가 끝나버려서 더 그런 듯. 올해는 아마 드라마 볼 일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유명해도 내게 꽂히는 것만 보는 게 내 원칙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