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뭐 대수냐. 크리스마스가 뭐 대수냐.
2015년이 11일 남은 게 뭐 대수냐. 2016년이 되고 나이 한살 더 먹는 게 뭐 대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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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대수같다. ㅠ
어젠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내 돈으로 상다리 뿌러지게 먹었다.. ) 간만에 샤핑을 하고... 그렇게 웃고 떠들고 했다. 가족이란 참. 어떨 땐 막 귀찮기도 하고 막 화도 나고 하지만, 역시 있으니 좋다. 편하고 즐겁고. 내가 나다와질 수 있는 관계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막혀서 엄청 졸렸다. 그래서 이 생각 저 생각 해보려고 애를 썼는데... 그렇게 든 생각이 아 올해가 열흘하고도 하루 남았구나. 뭐 이리 적게 남았어? 이런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또 정리라는 걸 하고, 또 계획이라는 걸 짜야하는 시기에 도달했는가.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항상, 수첩사기. 올해는 무슨 수첩을 살까. 잠시 고민. 2년전까지만 해도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녔었다. 하루가 2페이지씩이나 되는 그 다이어리 가지고 다니느라 어깨 빠질 것 같고 내용 메꾸는 것도 별로 없어서 1페이지짜리로 바꾸었다가 재작년부터는 그냥 책같이 생긴 다이어리로 갈아타버렸다. 프랭클린 다이어리보다 훨씬 편하긴 한데... 수첩 사러 한번 서점 마실 가야겠다.
올해를 어떻게 정리해볼까. 올해는 내게, 정말 최악의 한해였다. 있어서 안될 일들이 일어났고 그걸 받아들이는 데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으며 지금도 그렇다. 아마 몇 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정리라는 게 될런지 모르겠다. 솔직히 돌이켜보는 것 자체가 고문이라 두렵다.
그래도 뭔가 나이테같은 이 시기에 마음의 정리나 다잡음 정도는 해야겠지. 열하루 남은 날들 매일매일을 소중히 써야겠다.. 출근길에 다짐했더랬다. 매일이 소중하지 않은 날은 없겠지만, 연말의 매일은 한가지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수첩에.. 매일의 할일들을 기록해두고 있다. 꼭 다하자.... 넘기지 말고. 이제 새해가 되면 묵은해의 일들일랑 넘겨받지 말고 좀 fresh하게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