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싫어하는, 주말 출근을 했다. 그것도 수원에. 젠장.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7시 통근버스를 타고 왔는데, 평일과는 다른 데 세워줘서 모르고 쿨쿨 자다가 허겁지겁 내렸다. 넘 잤는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버스에서 보도블럭으로 무릎착지를 했다. 아프고 부끄럽고... 잘 일어나지도 못해 엉거주춤하면서 주위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고개 푹.
왔더니 아무도 안 와 있다. 9시 회의인데 아무도 없다. 회의 때 마시려고 사온 커피는 벌써 다 먹었고 어쩔 수 없이 10시로 미루었다. 그러니까... 퇴근도 한시간 밀릴 거다. 점심 먹기전에 출발해보겠다는 나의 야심찬 플랜은 공중으로 날아갔다. 저녁 먹기전에 가길 빌어야 할 시점.
어제 여러가지로 멘붕의 사건들이 회사에서 터져서 지금 안 그래도 마음이 착잡한데. 그래서 주말에 조용히 마음을 다스려도 모자랄 판에, 회사에 나와 자빠지고 (엎어지고 인가...) 회의 밀리고 정말 사는 게 녹록치 않다. 7월 8월 2달 스킵했던 중국어 학원 9월에 등록했더니 두번째 주부터 결석이구나.
내 돈. 이번 주, 아니 이번 달, 아니다 올해... 정말 마가 끼었다 안 좋은 일의 연속이다. 그래도 긍정심을 잃지 말자고 매일 아침 되뇌는데 잘 되지 않는다. 나약한 비연. 어제는 괜히 속상해서 친구랑 메세지로 다투기까지 했다. 최악이구나. 오늘 아침, 서로 다시 메세지 주고 받으며 무마하긴 했지만 상태 별로인 서로에게 생채기는 남을 것 같다.
뭔가 전환할 계기가 필요하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이런 류의 고민은 십년 전에도 했었던 것 같아서 아주 매우 상당히 씁쓸하다. 나의 인생은 계속 답보 상태인 건가. 같은 고민을 주기적으로 한다는 건 문제 아닌가... 에잇.
뱀꼬리) 어제 며칠 전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이 책들 읽고 싶은데 집을 나와 출근하는 맛이란. 찝찝. 일요일엔 이 책들을 잡고 읽어야겠다. 아 지금 읽고 있는 책들도 있는데.... 어쨌든 주말의 책은 이 책들이다. 다 읽기는 어려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