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한번 말했었지만,... 나는 한달에 두번 책을 주문한다. 15일 이전 한번, 이후 한번. 그렇게 제약을 걸어두지 않으니 때마다 주문을 해서 집에서도 귀찮아하고... 나중에 책값을 정산해보면 허걱. 할 때가 많아서 내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둔 거다. 9월 전반기의 책주문, 어제 했다. 하하.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그 좋은 증거다. 형사 미스터리 장르에 처음 도전한 업계의 최고수 스티븐 킹은 아무런 어색함 없이 장르의 문법을 소화해 낸다. 그것도 장르의 문법을 따르기 위해 애쓰는 게 아니라 장르의 특징을 이미 다 흡수한 상태에서 자기 스타일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다. 비참한 상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고 능글맞게 눙치는 유머 센스나 냉탕 온탕을 신속하게 오가는 감정선 조절을 보면 스티븐 킹이 완전히 자기 페이스대로 이야기를 끌고다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스티븐 킹에게 '호러의 제왕'이란 수식은 어울리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그는 유파를 초월한 절세의 이야기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에드거 상 심사위원들은 이미 여기에 동의했다. 이제 당신이 확인해 볼 차례다. (알라딘에서)
스티븐 킹은 정말 부러운 사람이다. 쓰는 것마다 대박이고 그게 장르를 마구 넘나든다. 유머면 유머, 호러면 호러, 그냥 소설이면 소설. 이젠 미스터리까지 넘본다. 이런 게 이야기꾼이라는 거겠지. 도대체 이 책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그 이름의 자력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계속 외면하다가 (왜? 냐고 물으면... 몰라..ㅜ) 어제 겨우 주문. 이번 주말의 미스터리 책으로 선정하고 있다.
엄마가 어느날 문득, 이 책이 읽고 싶다 하셨다. "조선왕조실록도 재밌을 것 같아." 그래서 샀다. 5권+인물사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단 3권만 사보았고 괜찮다 하시면 나머지도 살 생각이다. 내친 김에 나도 좀 볼까 싶기도 하고. 예전부터 조선왕조실록에 관심은 많았는데, 사실 적절한 책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박시백의 만화가 그 중 제일이랄까. 엄마가 만화는 별로라 하셔서 글로 된 걸 고르다보니 이 책들이 눈에 띄었다. 괜찮기를.
미술에 대한 관심은 진작부터 있었다. 그래서 드문드문 읽고 있는데, 입문격의 이 책이 나왔다고 해서 나왔을 때부터 찜해두고 있었다. 좀 주관적이고 사변적이라는 비난도 있던데, 일단 훌륭한 미술책들을 소개해준다니 대략 읽고 앞으로 읽을 책들 목록을 정리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 고민하지 않고 골랐다.
미술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즉 ‘미술 작가’, ‘서양미술사’, ‘한국미술사’, ‘미술이론’, ‘미술시장과 컬렉터’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고흐, 고갱, 피카소 등 현대미술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거장들의 일생과 곰브리치, 에코, 진중권 등 최고의 학자가 쓴 서양미술사,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의 뿌리인 한국미술 이야기, 조금은 낯설지만 미술계를 이해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미술이론과 미술시장의 메커니즘까지, 모두 이 한 권의 책 속에 담겨 있다. (알라딘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좋다. 근데 표지가... 워낙 많은 분들이 질타를 했기에 나까지 보태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정말 이 책을 사야 하나 고민스러울 지경이었다. 이게 놓여진 나의 책장. 에잇. 보고 깊숙이 속에 밀어넣어야 겠다.
요즘 추억의 만화들을 모으고 있다. 이번엔 황미나의 <아뉴스데이>를 선택했다. 역시 여자들에게 있어서 어릴 때의 추억의 만화는 주로 신일숙, 황미나, 강경옥, 김동화,... 지금 신일숙과 황미나의 책들을 주로 사모으고 있다. 엄마는 만화책이라면 질색을 하셔서 이런 걸 뭐하러 사냐 하지만, 난 그저 꽂혀있는 것만으로도 흐뭇.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추억을 먹고 사는 게 맞는 것인지. 사실 어릴 때는 순정만화보다 허영만이나 이현세 등등의 책들을 더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드니 그냥 그 시절에 대충 흘려봤던 순정만화가 더 끌리는 건 왠일이냔 말이다. 요게 도착을 하면 이번 주 일요일엔 카페 하나 잡고 커피 한잔 마시며 슬슬 읽어봐야겠다. 아웅. 좋아.
그리고 조카를 위한 이 만화책들까지...ㅎㅎㅎㅎ 아직도 만화책을 좋아라 하는 우리 초딩 5학년 조카아이. 이 아이를 위해 책을 살 때, 참 뭐랄까. 마음에 번지는 그 애정감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