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뜬 <속사정쌀롱>의 구구절절한 내용들을 읽어보니 (이게 다 신해철이 나왔기 때문이지만.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보는 내용이건만...) 이런 글이 있었다.
신해철은 "아내가 유머를 재밌어하냐?"는 윤종신의 질문에 “결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내가 잘 웃길 수 있는 여자, 내가 잘 웃어주는 여자였다”며 “내가 쉽게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여자.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는 사람과 결혼했다”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해서... 여기 옮겨보았다. 나도 누군가와 사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유머코드' 이다. 내가 한 말이 재밌는 사람, 그 사람이 한 말이 재밌는 나.. 가 가장 훌륭한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다른 사람에게 재밌어도 나는 하나도 안 웃기면 그 사람이랑 어떻게 평생을 함께 하겠으며 내가 열심히 나불나불 얘기하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입도 안 아프나.." 라고 하는 사람이랑 무슨 대화와 소통을 하겠는가.
내가 하는 말이 다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결국엔 남는 것 같다. 친구든 애인이든. 특히 애인이라면 정말 필요한 요건 아닐까... 신해철의 부인은 이런 사람 하늘나라로 보내고 어떻게 살까. 다시한번 마음이 짠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추신) 서점에 가보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었다. 사람의 죽음이 남기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 되새김질과 이런 상업적 피드백인가 싶어서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신해철의 영향력(?) 이랄까 하는 것이 컸었다는 반증인 듯도 하여 또.. 마음이 아팠다. 그저 가수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울림이 있었던 사람이었구나.
이런 멋진 사람의 시신이 오늘 부검되었고.. 제발 진실이 밝혀지길. 부검까지 했는데 그냥 그렇게 넘어가지 않길 기원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