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한바탕 쏟아질 때는.. 이게 왠일이여. 했는데, 오늘 하늘이 참 이쁘고 햇살도 곱다. 이렇게 해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건가. 한참이나 더울 땐 이넘의 여름 이넘의 여름 했는데 이제 사라져가는 여름이 좀 아쉽게도 느껴진다. 뭔가 찬란하다는 거, 이런게 요즘 그리워서인지도 모르고. 가을의 쓸쓸함이 덜컥, 겁이 나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 얘길 했던가. 얇고 가볍고 어려운 내용도 없고... 그런데 뭔가 마음에 와닿는 게 있는 그런 책이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별 꿈 없이 살다가 빵굽는 인생을 택한 저자와 그의 부인의 소박하지만 실천하는 삶이 맘에 사실 콕 박혔더랬다. 생활에서 이념을 실현한다는 거, 무지하게 쉬운 일 같지만, 절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살아보니 잘 알게 되어서겠지. 비루한 일상이 스스로를 잠식해가는 나날을 보내는 대부분의 소시민들에게, 이런 사람의 인생은 참 기쁘게 다가온다.

 

아마 많이 고생했겠고 많이 고민했겠고 그래서 시행착오라는 것들을 수없이 하면서 뾰족해진 마음으로 살기도 했겠지만, 자신의 길을 찾는다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다들, 그런 걸 두려워해서, 한방에 한큐에 해결나지 않을 인생이 무서워서 감행조차 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 고비를 넘어선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를 생각하니, 부럽고 또 부럽다.

 

대단위의 사회에서 공유와 무소유와 자연주의를 실천하기 힘들다면 작은 사회에서 실현하고 그 사회들이 모여서 대단위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빠른 일일 수도 있겠다. 그 옛날, 무지하게 큰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들으면 뭐야 이거.. 할 수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스스로의 인생에서 뭔가 실천하는 행위를 평생 쭈욱 영위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인생이다.

 

 

 

미미여사의 에도소설은 나오면 바로 사게 되는 책. 예약주문해서 받았고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흑백>과 <안주>에 이어, 과담 들어주는 아가씨 이야기. 이름 까먹어버렸다..;;... 에도소설에 나오는 여자들은 전부 '오~'로 시작되니 그 여자가 그 여자 같고... 이름을 도저히 외울 수가 없다. 쩝. 암튼간에. 재밌다.

 

뭔가 다음 책도 나올 뉘앙스를 팍팍 풍기며 끝나기도 했고... 여전히 맘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한을, 어쩌면 희로애락을 정갈한 문장으로 끌어내고 감동을 주는 글솜씨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계속 계속 써줬으면 싶다. 이제 미미여사의 현대물보다는 에도소설이 더 좋아진 나..^^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이 책. 나온 지 꽤 되었고 산 지도 꽤 되었는데, 너무 두껍고 제목도 거창하고 해서 계속 미루고 있었다. 읽게 된 계기는? 그냥. 눈에 들어와서. 읽고 있는데, 아직은 좀더 봐야할 것 같다. 지금은 너무 힘든 얘기들이다. 코리건이라는 사람의 인생이, 어쩐지 이해가 안 되고 있었는데, 지금 대목에서, 조금씩 이해가 되어가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계속 흥미가 유발되는 책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요즘은 좀 밝은 책이 좋다.. 그래서 읽는 게 좀 힘든 책이기도 하다. 힘든 사람들 얘기가 그냥 해소 없이 나열되는 것이, 요즘엔 참 힘들다. 그냥 맑고 밝고 기운차고 해결이 팍팍 나는 이야기들을 선호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 책도 끝까지 힘겨우면 중간에 포기할 지도 모르겠다 싶다. 사는 게 팍팍하면... 이렇게 되는가.

 

 

지금은 회사. 회사 나와서 일해야 하는데, 알라딘부터 열고 도닥거리고 있다. 이제 시작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