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의 충격이라면... 다들 브라질의 참패를 얘기할 것이다. 축구 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8강부터는 매일 새벽까지 혹은 새벽에 일어나 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팀이 브라질팀이라 그들의 경기는 처음부터 챙기고 있었다. 당연히 오늘 새벽 독일과의 준결승도 보았다.
전반전 25분 정도 보고 껐다. 그때까지 난 점수가 4점인가.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무력한 경기였다. 수비가 뻥뻥 뚫리고 공놀이는 전부 브라질 골대 앞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네이마르와 실바가 빠진 브라질. 어느정도 어려우리라 예상은 했었지만, 그래도 홈팀이고 그래도 브라질인데..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울고 있는 관중들을 보며 나까지 눈물이 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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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클로제와 브라질의 프레드다. 운동경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이런 장면 때문일 것이다. 브라질은 7대 1이라는 참혹한 스코어로 졌고 여러가지 진기록들도 세웠다. 독일은 승승장구 결승전에 나가게 되었고 클로제는 36살의 나이에 참가한 월드컵에서 호나우두의 기록을 깨고 월드컵 최다골을 기록하는 영예를 안았다. 반면에, 브라질의 원톱이었던 프레드는 관중의 엄청난 야유를 받아야 했다. 공격수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했다 이거겠지. 아버지같다던 브라질감독의 스타일도 비아냥을 받았다. 아버지 좋아하시네.. 그러니까 저렇게 정신력이 없지 뭐 이러쿵저러쿵.
이 와중에 경기가 끝나고 야유를 받는 프레드를 클로제가 어깨를 감싸며 걸어간다. 위로하는 것이리라. 사람의 뒷모습은 참 많은 이야기들을 해준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지만 저 동작만으로도 위로하고 있으리라 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참으로 훈훈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경기에서 이기기는 해야겠지만 그래도 같은 필드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였고 그래서 비난을 받는 것이 안타까와 마음을 어루만져 주려한 클로제의 배려가 돋보였다. 클로제는 최다 골을 넣어서가 아니라 저 모습으로 내게 기억이 될 듯 하다.
나도 클로제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다독일 수 있는 사람. 나이가 들수록 그런 '덕'이 사는 데 참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