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바로 앉아서 도닥거리는 이넘의 버릇 없애야 불룩 나온 뱃살이 쏘옥 들어갈텐데.. 원체 몸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밥먹고 와서 앉아 이러거나 아니면 누워 자니 뱃살이 나를 사랑할 수 밖에.

 

요즘 우리 팀 분위기가 아주 나쁜데.. 그게 승진결과가 내일 나오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면 이넘의 승진이라는 게 상당히 큰 건이라서 해당사항 있는 사람들은 발표나기 며칠 전부터 부들부들 떨게 마련. 소심한 사람들은 특히나. 그넘의 승진이 뭐라고... 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그건 당사자가 아닌 사람만 할 수 있는 얘기이다. 남들 다 올라가는데 나혼자 제자리걸음하는 건 쇼트트랙할 때 자빠져서 아무리 좇아가도 앞 사람의 엉덩이만 저 멀리 보이는 꼴에 해당하는 것. 그 좌절감을 이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내 옆사람은 특히나 매우 소심한 사람이라... 과장에서 차장으로의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나는 사실 결과를 알고 있어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본인은 매일 분 초를 세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말하자면, 그냥 기다리지 말고 술약속이나 잡으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는 거지. 다 알고 지켜보면 참 안스럽고 얼른 결과 나와서 저 애매한 심정이나 빨리 없애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사실 요즘 우리 회사가 승진 %를 많이 낮추어서 올해 우리 팀 승진율이 매우 저조하다. 덕분에 윗사람들도 기분 안 좋고 (부하직원의 승진률은 본인의 업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승진에 여러번 누락된 사람들은 회사 때려 치우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으니... 아 가시방석이다. 며칠 전부터.  사람 사는 게 별 게 아니고 그래서 그게 죽고 사는 일도 아닌데 싶어도 당사자들은 지금 이게 생사를 다투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니까 말이다.

 

암튼. 내일까지 다 나고 나면 아마 어느 한 구석에서 질펀한 술자리가 벌어질 기미다. 나는 여기저기서 짱돌 맞아 어제부터 부들부들 떨며 화를 내고 있지만, 옆에서 승진 땜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래 그나마 난 저런 걱정은 지금 없쟎아 하며 위안하게 된다.

 

좀 있다가 또 회의 가야 한다. 허허. 이젠 웃음만 날 뿐. 그나마 오후 늦게 잡혔던 서울에서의 회의는 다음 주로 미뤄져서 마음이 조금 가볍다는 게 불행 중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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