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벌써 11월 말이야? 그러니까 오늘이 21일이니까 말.. 맞네. 도대체 시간은 왜 이리 빠른 걸까. 사실 순간순간은 그닥 빠르지 않은데 지나고 나면 어라? 어라? 벌써?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거겠지. 순간순간은 지겹고 지루하고 무료할 수 있는데 그 시간 대충 까먹고는 지나간 세월이 넘 빠르다고 탓을 한다. 그 간사한 인간 중에 하나가 비연.

 

요즘 머리가 아파서, 두통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여러가지로 머리 속이 복잡했다.. 라는 뜻인데... 쉬운 책들만 골라 읽었다고 해야 하나. 마음이 심란할 때는 역시나 책장 술술 넘어가는 책이 좋아요 라는 신념 하에 책장에 그득 꽂힌 두껍고, 의미있고, 내용있는 책들은 휘리릭 지나가버리고 물리적으로 혹은 내용적으로 가벼운 책들을 찾은 지가..어언... (흠... 이쯤에서 정량적인 숫자는 말하지 않으련다... 갑자기 작아지는 비연) 그제 이언 매큐언의 <토요일>을 다 읽어내면서 아 이젠 좀 진지한 책을 읽어야 겠다. 아니 적어도 머리를 쓰는 책을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불쑥.

 

아마 이언 매큐언의 소설이 그닥 녹록한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소설이 다 재미있고 다 가볍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간혹은 철학책보다 내 머릿속을 더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을 때도 있다는 거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이 딱히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긴 호흡의 글을 읽으면서 그래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어.. 진지한 무거운 독서의 세계로.

 

그래서 골랐다는 게 아래의 책.

 

 

엄청나게도 어려운 책을 골랐구려 라고 비웃는다면... 비웃으세요. 어쨌거나 이 정도로 돌아온 게 어디냐구요. 이전부터 에드워드 홀의 이 문화인류학 시리즈는 읽고 싶었다구요. 그 1편, 침묵의 언어. 말하자면 말만 말이냐 동작도 말이고 분위기도 말이고.. 그러니까 다른 문화를 배운다는 것,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verbal한 것만 배워서는 안된다, non-verbal이 떄론 더 중요하다.. 이런 메세지를 담고 있는 책...으로 추정된다. 아직 첫 장 넘겼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이해. 근데 재밌다. 비교적 대중적인 서적이라서 그런 건지, 술술 넘어가고 이해가 잘 된다.

 

 

 

 

 

 

 

 

 

 

 

 

 

 

 

 

 


 

 

그러니까 이 문화인류학 4부작은 이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권 한권 읽어도 되지만 전체가 맥락을 가지고 저술한 책이라 순서대로 쭈욱 읽고 싶다... 물론 1권 읽고 아마 다른 책 읽다가 읽게 될 공산이 크지만 말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머리를 마사지 할 수 있는 책을 읽게 되어, 그것도 아주 재미나게 읽게 되어 아주 좋다.

 

이제 긴긴 겨울엔 역사책이나 옛 선현들의 책을 읽을까 생각 중이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분서>랑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책이야 대부분 읽었지만, 좀더 진지하게(오늘 이 말 많이 쓰네..ㅎ)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고 싶어서 말이다. 흠흠... 그러나 수많은 송년회들은 다 어쩔 것이냐.. 휘릭.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3-11-2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부터 "나 진지" 라고 확실하게 각인시켜주는 이미지군요..

비연 2013-11-22 11:23   좋아요 0 | URL
앗. 메피님... 오랜만이에요...흑. 어디 가 계셨삼?
정말 책표지가 한길사 답죠? ㅎㅎㅎ

페크pek0501 2013-11-2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나게도 어려운 책을 골랐구려 라고 비웃는다면.~~"
- 저, 절대로 비웃지 않아요. 멋진 걸요. 저도 시리즈로 읽을 수 있는 어떤 책이 있으면 해요.
한 우물 파기, 라면서 한 작가에 대해 깊게 파게 되는 책이 될 수 있으니까요. ^^

비연 2013-11-26 10:00   좋아요 0 | URL
우히히... 감사... 이 시리즈 괜챦은 것 같아요.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