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뭐 대수냐. 성공에 연연한다기보다는 어쨌거나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뭐냐. 라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자세(attitude)'라고 하겠다.

 

물론, 머리도 좋아야 하고 적극적이어야 하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고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아는 사람도 많아야 하고 상사의 분위기도 잘 파악해야 하고 어쩌구저쩌구..헥헥... 다 갖추면 좋겠지만, 이런 것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아마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런 거다. 작년부터 나와 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만든 것들을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다. 작년 걸 다 인수인계했고 난 올해의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근데 이 사람 - T라고 하자 - 정말 끝내준다. 일단 밉상이다. 표정부터가 밉상이다. 뭐라 표현할 순 없지만, 암튼 짜증나는 얼굴이다. 게다가 잘난 척까지 한다.. 아 다 좋다. 사회생활 한 두해 하냐.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

 

근데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자세'가 완전 글러먹었다는 게 문제다. 뭘 의뢰하면 무조건 안된다 부터 시작한다. 일이 많다 할 일이 있다 누가 잘 안 들어준다.. 이런 공염불부터 읊어대면서 사람 약을 바짝 올리고는.. 결국... 안 해준다. 사람들이 마음이 좋아서 그냥 그냥 넘어가니까 아주 이제 대놓고 안 한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고객사에서 뭘 좀 수정해달라고 요구가 왔다. 우리가 보니 그냥 들어가서 '문자만' 바꾸면 될 일이다. 머리도 쓸 필요가 없고 힘도 쓸 필요가 없다. 그냥 시키는 대로 어구만 바꾸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접수한 일이 너무 많고 그 순서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금 못 한다는 거다. 당장 문서가 나가야 하는데, 절대 안 해준다. 메일로도 보내고 전화로도 해도 안 해준다. 내가 봐선 그 시간에 했으면 열번은 고쳤을 거다. (빈 말이 아니다)... 뒷목 잡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는 얘길 하면 대단히 시원하게 '네 그러시죠' 라고 한다. 그리고는 안 한다. 어디서 배운 건 있어가지고 그 상황을 그런 식으로 모면하면 된다는 걸 아는 건지. 대답만큼은 시원하게 하는데 그냥 먹어버린다. 아 정말... 속에서 열불이 터지게 하는 인간상이다. 그렇다고 딱 꼬집어 뭐라 할 수도 없고. 사람 치사해져서... 아무 것도 배우려 하지 않고 risk-taking은 고사하고 뭔가 시도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무조건 일을 치기만 하는 그 자세.

 

성공하려면 이런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비즈니스적인 관계도 유지하고 그래야겠습니다...만, 난 도저히 안된다. 보면 얼굴이 딱 굳어지니 원. 올해 10월까지는 어쩔 수 없이 동고동락해야 하는데 남은 5개월이 참으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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