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가 나왔다는 얘기에 두 말없이 장바구니에 밀어넣고 바로 산 후 다시 바로 읽어버린 책. 피니스 아프리카에라는 독특한 이름의 출판사에서 이 시리즈를 하나씩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 또한 반가운 일이 아닌가 싶다.

 

87분서 시리즈의 매력은, 어디 천재적인 탐정이나 괴팍한 형사가 나와서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어찌 보면 더 복잡하게 만드는 여타의 소설들과는 달리 뭔가 일상적이랄까 현실적이랄까 그런 데에 있는 것 같다. 느낌이 수사반장 같은 느낌이랄까. 정말 직업인으로서의 경찰을 보는 느낌이고, 대단한 스타가 있지는 않으나 각각의 사연을 가진 경찰들이 범죄현장을 협업하여 풀어나가는 것이 재미지다고나 할까. 암튼 대단히 매력적인 시리즈임엔 틀림없다.

 

'살의의 쐐기' 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두 가지의 사건이 진행된다. 카렐라 형사를 죽이겠다고 니트로글리세린과 38구경 권총을 들고 87분서 경찰들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이는 한 여자와, 그 카렐라 형사가 어느 노인의 죽음 앞에서 밀실 사건이라는 난제를 풀어나가는 것. 그렇게 두 가지 사건이 마주치는 듯 멀어지는 듯 하다가 어느 한 순간 한 곳에서 홀가분한 기분으로 만나게 된다.

 

회색 뇌세포가 번뜩이는 추리가 필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긴장되는 내용이다. 워낙 옛날 책이라,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타이프라이터가 나오질 않나, 핸드폰으로 다 해결될 일을 부서에 놓여있는 전화를 기다리면서 넋놓고 있어야 하질 않나 .. 뭐 그런 것들도 소소한 재미로 보게 되는 소설이다.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는 열 몇 권인가 번역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찾아보면 '10플러스 1'과 다수의 '경관(찰) 혐오자' 만 있을 뿐이다. 50권쯤 된다는 이 시리즈가 차근차근 나오면 좋겠다. 제발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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