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새해가 밝고도 일주일이 지나갔는데, 정신없는 매일 속에서 이제야 서재에 기웃.. 이라기보다는 늘 기웃은 했지만 글 남기는 건 처음... 암튼 알라딘 서재분 모두들, 새해 완전 행복하시길!

작년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후회스러웠던 것은... 책을 등한시했던 것.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하느라, 용인까지 프로젝트한다고 꾸역꾸역 다니느라, 어쩌구 저쩌구 변명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으나 사실은 게을렀던 탓이다. 조금 느슨해져 있었고 귀챦아져 있었고 뭔가 이상스레 작년은 될대로 되라지 이런 느낌의 한 해였다, 모든 면에서.

 

이제 새로운 해를 맞았고, 매일이 같은 날 같지만, 선명하게 한 해와 다른 한 해의 경계가 지어진 지금, 독서에 있어서 만큼은 마음을 좀 굳게 다져본다. 인문학과 고전에 집중하고, 책 사는 것은 자중하되(읽지 않고 버려둔 나의 자식같은 저 책들...ㅜㅜ) 가급적 산 것은 읽도록 하고, 무조건 어딜 가든 책을 들고 가서 한 글자라도 더 읽도록 노력하고... 라는 새해다운 결심을 해본다..^^

암튼, 그런 면에서 오늘은 올해 첫 신간관심 시리즈.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세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 에세이들이 인기를 좀 얻는다 싶었더니 이렇게 5권짜리가 부담스럽게 한 질로 나왔다. 요즘엔 이렇게 질로 내는 것이 유행인 듯. 시리즈물이라는 것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져서인지... 보고 있으면 이걸 다 사야 할 것 같은 충동에 사로잡히게끔 유도하는 (나쁜..ㅜ) 시리즈물들. 나는 이미 여기에서 몇 권을 낱권으로 구입해버린 덕분에 이렇게 5권을 한꺼번에 질로 사는 것은 하지 않겠지만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렇게 떠억 하니 통째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야, 묘한 매력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니 그닥 다른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고.

 

 

 

 

존 그리샴, 캘리코 조.

 

존 그리샴이야, 재미나게 글을 쓰는 걸로 유명하고, 게다가 야구 이야기라니! 흥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나처럼 야구 좋아라 하는 사람들은 이 야구 없는 (스토브리그마저 거의 끝난) 이 몇 달이 참 견디기 힘든 세월들이니 만치 안 그래도 집에 있는 야구 관련 서적들을 기웃기웃거리고 있는 판국이라 이런 책들을 보면 눈이 띄용용... 커질 수 밖에. 지금 존 그리샴의 'The Litigators'도 읽고 있는데, 확실히 이야기꾼은 이야기꾼인지라, 한번 볼까 싶어지는...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민음사에서 드디어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번역해서 내었다. 요즘은 재밌게도 고전 열풍이 불고 있고 그래서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제임스 조이스의 이 책도 같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같은 소설은 난해하기 그지 없지만 (이걸 보면 이 작가의 뇌구조가 문득문득 궁금해지곤 한다) <더블린 사람들>은 읽어볼만 하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일랜드라는 곳에 대해서 너무너무 궁금해진 사람들 중의 하나고, 그래서 꼭 가고 싶은 여행지 목록에 늘 아일랜드라는 곳이 들어가 있게 되었다.

 

 


 

 

 

 

알베르 카뮈가 짓고 호세 무뇨스가 그린, 일러스트 이방인.

 

그리고 김화영 교수가 번역했다. 사실 고민이 필요없는 책이다.

<이방인> 출간 70주년을 기념해 2012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그래픽노블 임프린트인 '퓌튀로폴리스'에서 출간한 특별 에디션이다. 출간 후 750만 부 이상 판매라는 경이적 기록을 세운 갈리마르 최고 베스트셀러의 일러스트판을 맡게 된 이는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세계적 거장 호세 무뇨스.

무뇨스는 <이방인> 작업을 위해 알제리를 두 차례 방문했고, 숨 막히는 부조리로 가득한 소설 속 현실을 최대한 완벽하게 재현해내기 위해 흑과 백이라는 두 가지 색깔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일러스트 이방인>은 지난 2012년 봄 벨기에에서 열린 호세 무뇨스의 전시회와 때를 같이해 출간되었고, 현지에서 커다란 화제를 일으키며 찬사를 받았다.  - 알라딘 소개글에서 -

 

그저 덥석 집어 사면 되는 책이라는 생각. 새해 첫 구입 책 목록에 바로 올려버렸다.


샘 소머스, 무엇이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가.

 

솔직한 심정은, 이런 류의 제목, 이런 류의 내용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서 식상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런 책을 보면 한번쯤은 들춰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나의 모순이 있다. 사회심리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의 행동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 나의 오랜 관심사여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를 비롯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상황들이 우리의 행동양식은 물론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비춰질지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 생각에 영향을 주고 우리 행동을 이끌며 우리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으로,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자비로운 사람에서 무관심한 사람으로 언제든지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알라딘 소개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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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나의 독서를 시작해야 할 시간. 일요일이 다 가고 있다. 요즘 내가 주로 읽고 있는 책은 <레미제라블> 이다. 영화로도 보았지만 (감동...흑) 역시나 책으로 보는 것이 정답. 예전에 한 권짜리 소설로 읽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5권의 압박은 상당한 것이지만 읽다보니 아 이런 부분들이 빠졌구나 라는 것을 되짚으며 꽤나 흥미롭게 읽고 있다. 말하자면 올해의 목표 중 하나인 고전읽기의 시작인 셈이다.

 

지금 1권의 절반 정도를 읽었다. 팡틴이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그 남자가 팡틴을 버리기 위해 벌였던 그 깜짝쇼는... 참 현학적이고 허세적이었으나 이 작품에서 빼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생각) 코제트를 맡기기 위해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에 머무르고 있다. 그 장의 제목은 '위탁은 때론 버림이다'.... 많은 것을 상징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빅토르 위고는 알고보니... 나는 그가 그저 대문호인 것만을 알았는데, 공화주의자로 변신하면서 나폴레옹과 대립하게 되었고 그렇게 이십여년을 망명생활을 했다 한다. 그 와중에 아내와 자식들을 차례로 잃고... 그 세월동안 쓴 장편이 레미제라블. 그의 심적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승화된 작품이라는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다니. 인간에 대한 증오심과 분노와 악행으로 가득했던 장발장의 인생이 한 선한 주교를 만나 용서를 받게 되면서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는 과정 속에서 그 시대의 역사와 철학, 종교, 인간에 대한 내용이 고스란히 녹아난 책이라는 느낌을 이미 진하게 받고 있다. 알라딘의 많은 서재분들이 추천하신 이유가 있었던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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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0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이 다섯 권이나 되나요?
헉...
권수 너무 늘린 것 아닌가 모르겠네요 @.@

북녘에서 번역한 레미제라블도 남녘에서
읽을 수 있으면 참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머잖아 그런 날 맞이할 수 있겠지요 @.@

비연 2013-01-06 23:00   좋아요 0 | URL
ㅎㅎ 원본이 그리 긴건가 봐요. 펭귄 클래식에서도 5권으로 나오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