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낮에도 덥고 밤에도 덥고.

그래도 오늘은 좀 덜 더운 밤이다. 내성이 생겼나?

 

약속이 저녁 7시 30분이라 눈치 엄청 보면서 6시 땡 퇴근을 하고 쏜살같이 차로 날아들어 운전을 해 서울로 왔다. 대개 그 시간에 나오면 서울 도착 시간이 아무리 늦어도 7시 10분 정도. 안심하고 나왔는데 이게 왠걸. 양재에서부터 막히기 시작한 게 30분이 지나도 그 자리. 그 자리. 안 그래도 밤에 잠을 못 자서 졸음이 막 쌓여 있는데, 차가 막혀 정지해있으니 자꾸 꾸벅꾸벅. 에구. 사람들이 더우니까 다들 차를 끌고 나왔나. 어쨌거나 약속장소 도착하니 8시 10분. ㅠㅠ 암튼 미친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간단히 백반 먹고 커피 마시고. 수다에 수다를 떨다가 헤어진 게 11시 20분쯤? 다들 아쉬워하면서 집으로. 그렇게 집으로 와서 씻고 어쩌고 하니 이 시간이다. 방금 올림픽에선 유도와 권총사격에서  금 하나씩 추가했다 하고 이 제 곧 가봉과의 축구가 시작된다 한다.

피곤한데, 그냥 자기 아깝기도 하고 열대야에 잠 설칠 거 생각하니 막막해서 그냥 앉아 있다. 난 그래서 이렇게 더위에 시달려서 살이 좀 빠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제인가 백화점에 문득 들러서 원피스 하나를 걸쳐보았었다. 모양새가 좀 페미닌하고 허리 쪽에서 리본을 가볍게 묶는 모양이었는데.. 입고 나오니 거기 점원하는 아줌마가 (흥!) 날 지긋이 쳐다보고 한다는 말이 ...

"나도 배가 나와서 이런 옷 입으면 잘 안 어울려요. A라인으로 풍덩한 거 입어봐요."

 

나.도. 라는 말은 그러니까 니 배도 나왔으니 얼른 딴 거 입어봐요 이 뜻인 게지... 흑. 열폭하여 그 백화점 폭파시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가... 나의 배를 지긋이 보니 과연..하는 현실 절감에 고개를 숙이고 얌전히 권해준 풍덩 옷을 입어본 후 조용히 돈 치르고 나왔다. 그 이후 요즘 살 뺀다고 선식과 과일로 연명 중이다. 덕분에 기력이 없어서인지, 더 덥고 지치는 것 같다.

 

살이 많이 찌긴 했다. 우리나라 여자들의 대부분이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정신병적인 증세가 있기는 하지만... 나는 내 작은 키에 비해 점점 똥똥한 체형이 되어가고 있는 게 확실하다. 가끔 바지 단추가 튕~ 날아가기도 하는 거 보면 (챙피해서..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인 게지. 암튼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도 다시한번 결심해보지만 하반기에 5 kg은 뺄 거다. 불끈.

 

 

이 와중에도 여행갈 생각에 책을 골라 읽고 있다. 물론 이렇게 도보로 다닐 생각은 없지만 그냥 느낌이라도 가져보려구. 다들 겨울날의 홋카이도만 얘기해서 여름날의 홋카이도를 보러 가는 건 정신나간 짓인가.. 했었는데, 이 책에 여름날의 홋카이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적어놓은 것을 발견하고 오호~ 하면서 첫 장부터 열심히 읽고 있다. 홋카이도는 처음인지라, 이제부터 열심히 읽고 계획을 짜야겠다 싶다. 작년 1~2월에 일본 간 이후로 좀 뜸하다가 가는 거라, 기대가 크다. 특히나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특이한 곳이라 하므로.

 

그나저나 김남희씨는 요즘은 어딜 걷고 있는지. 급궁금해지는군. 하면서 공식사이트를 뒤져보니, 1년간 남미를 다녀온 모양이다. 끊임없이 길을 걷는 그녀가 부럽다. 그 모험심이. 그 자유로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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