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안 좋아지고 여름인데 살쪄서 반팔 티도 못 입고 등등등의 사유로 난 일주일 전부터 저녁을 선식으로 때우고 있다. 점심도 조금. 저녁은 미숫가루와 꿀을 좀 섞은 선식. 땡. 아무리 배고파도 참았다. 어제는 정말 넘 배고파서 라면, 떡볶기, 고기 등등의 기름진 것들만 잔뜩 떠올리다가 정신병 걸릴 것 같아 매점으로 허겁지겁... 그런 와중에도 꾸욱 참고 요거트 하나 먹고 땡. 이 짓을 일주일 했더니 어라.. 몸이 좀 가벼워지네? 기분 좋았다. .

 

오늘. 약속. 삼겹살집. 나는 결심결심 했다. 조금만 먹으리라. 절대 많이 먹지 않으리라. 그러나 삼겹살집 (그 유명한 흑돈가..)에 앉는 순간, 그리고 고기를 본 순간, 모든 결심을 잊었다..ㅜㅜ 완전히 정신없이 고기를 입안에 밀어넣고 있는 나를 눈치챈 건 벌써 몇 인분인가가 사라진 후. 게다가 더워서 맥주까지. 꺼억.... 배가 터질 것 같은 압박감. 정신이 혼미. 안 먹다가 먹으니 정말이지 신경줄이 다 늘어지는 느낌이 나면서 드러눕고만 싶어지는 식곤증.

 

결국 집에 와서 소화제 두 알 섭취한 후 지금 이렇게 분에 못 이겨(?) 글을 쓰고 있다. 하긴 뭐 누굴 탓하겠느냐마는... 아. 일주일. 일주일동안 정말 애썼는데.. 이게 뭔 결과란 말이냐.

 

 

 

 

이것이 문제의 흑돈가 삼겹살. 무슨 삼겹살이 등심처럼 야들야들하단 말이냐. 웅... 옆의 소스를 찍어서 깻잎에 싸악 싸먹으면 맛이 그만... 이라고 쓰는 비연. 왜 이러니? 너 왜 이러는 거니? 퍽퍽퍽.

 

오늘 저녁에 와서 뭐든 밀린 일을 해야지 했는데...망해버렸다. 너무 먹어서 머리 회전이 스탑. 그냥 책 읽다 자야겠다. 정말 가지가지 하는 비연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인데 완전 잔잔. 작가가 독일 사람으로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함께 제작했다 하여 흥미가 당겨 샀었던 책이다. 얇고 가벼워 통근 길에 들고 다니기 쉬워 집어 들었다. (요즘은 책 선정의 기준이 '가벼움'이다. 워낙 가방이 무거워서.. 뭘 그리 싸들고 다니는 지.. 암튼 무조건 가벼운 책 위주로 들고 나간다) 

 

어떤 작가가 오후에 산책을 나가 음식점을 들르고 벤치에 앉고 여기저기 거닐면서 생각나는 것들 보이는 것들을 나레이션 하듯이 쭈욱 쓴 글이다. 아무 사건도 없고 아무 등장인물도 없고 무슨 과거회상 내용도 없고. 그저 작가가 생각하는 건, 사물에 대한 그대로의 느낌, 글쓰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뭐 그런 것들만 떠올리며 '읊조리는' 듯 하다. 그런데... 읽으면서 왠지 녹록치 않다는 느낌. 이건 뭘까?

 

 

 

아. 얘기 너무 많이 했다. 배부른데... 책보다 잘란다. 오늘은 13일의 금요일이었으나, 매우 일상적으로 지나갔다. 조금은 무료하게 조금은 지루하게 조금은 바쁘게. 하긴 13일의 금요일이라고 별 게 있겠는가. 그저 영화제목이 주는 인상이 사람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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