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이라고 하기에도 뭣하다. 요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서점에 간다거나 신간을 들척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그제부터 들어와서 기웃거리는데, 참... 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많은 책들이 세상의 빛을 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한편으론 뿌듯하고 한편으론 부담되고... 어쨌든 근간에 나온 책들을 챙기면서 신간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나열해본다.

 

신영복 선생의 글. 이름만으로 덥썩 책을 집어들게 만드는 얼마 안되는 분들 중의 한 분이다. 나온 책들, 나온 글들 꼭꼭 잊지않고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신영복 선생이 직접 자신의 글씨가 있는 곳을 답사하고, 그 글씨가 쓰여진 유래와 글씨의 의미, 그리고 글씨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 글이라는 알라딘의 설명. 저 심플하면서도 뭔가 의미가 있어보이는 글씨체는 익히 알고 있는 바.. 여러 곳에 글씨들을 남기셨다. 그리고 그 곳들을 다니시면서 만든 글과사진들을 담은 책이라고 하니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책이겠다.

 

꿈은 가슴에 담는 것 - 해남 송지초등학교 서정분교
우리 시대에도 계속 호출해야 하는 코드 - 강릉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통한의 비련, 그 비극적 파토스 - 박달재
탈근대의 독법으로 읽는 <임꺽정> - 벽초 홍명희 문학비와 생가
지혜, 시대와의 불화 - 오대산 상원사
역사의 꽃이 된 죽음 앞에서 - 전주 이세종 열사 추모비·김개남 장군 추모비
민초들의 애환, 700리 한강수 - 서울특별시 시장실의 <서울>
새로운 시작을 결의하는 창조 공간 -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석.

 

 

 

 

 

 

 

 

 

 

어렸을 때,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상당히 큰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감옥에서 수십년을 보내는 동안 느끼고 보고 생각한 내용들을 담은 그 글들은, 그 이후 언제 읽어도 늘 마음에 빛을 주곤 한다. 최근에 나온 <강의>도 역작이다. 어려워 보이는 내용을 꿰뚫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단히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더 좋다.



 

바바라 에런라이크의 책은 <긍정의 배신>을 읽었더랬다. 대단히 잘 썼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생각해왔던 것과 많이 일치한다는 점에 감탄했었다. 자꾸만 힘을 내라 하고 자꾸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는 요즘 세상의 풍토에 매우 반감을 가지고 있던 내게, 참으로 반가운 글이었다. 이번에 나온 책은 <노동의 배신>... 배신 시리즈로 만드는 게 좀 싫기는 하지만, 3년간 직접 최저임금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를 체험한 것이라 하니 흥미가 당긴다. 온몸을 던져 신자유주의 시대의 빈곤 문제를 다룬 '현대의 고전'이라고 표현되고 있으니 한번 사서 봐야겠다.  이론으로만 이야기되던 현대의 빈곤문제, 하우스 푸어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 직접 경험한 내용이라는 것이 흥미를 끄는 주된 요소이다.


 

 

 

책보다는 일드로 먼저 접한 내용인데, 꽤 재미나게 보아서 책도 한번 볼까나 싶은 차였다. 저수지 근처에서 파란 비닐에 싸인 남자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여형사 히메카와 레이코는 이것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사건임을 감지한다. 그녀는 직감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악전고투 끝에 밝혀낸 사건의 진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수수께끼의 단어 '스트로베리 나이트'가 드러나고… (알라딘 소개글)  다케우치 유코가 연기한 히메카 와 레이코는 스스로가 비참한 범죄의 희생양이었고 그래서 마음에 어두움이 늘 있는 형사였다. 매우 뛰어난 직감의 소유자임과 동시에 남자들만 득시글하는 경찰의 세계에서 당차게 스스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캐릭터였고. 유코의 연기는 흡족스럽지 않았으나 그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은 아직도 있어서 책도 찾아보게끔 만든다. 물론 이미 일본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리 차일드의 소설은 읽은 적이 없다. 잭 리처 시리즈가 유명하다는 것과 예전에 이 곳에서 <라인업>에 대한 호평들이 이어졌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을 정도. 그러나 이 책은 표지부터가 눈에 띄고.. 워낙 유명한 소설가라 이쯤에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책들도 한꺼번에 사버릴까나...라는 충동이 모락모락 나는 지금..(으...참자)

 

 

 

 

 

 

 

 

 

 

조너선 프랜즌의 2001년 작품. 난 <뉴요커>라는 잡지에 글을 싣는 사람들이 부럽고 그들의 글들이 좋다. 이 사람도 예외는 아닌. 소설은 한때 가부장적인 독재자였으나 이제는 파킨슨병에 걸려 힘없는 노인으로 전락한 앨프레드, 남편의 압제에 눌린 채 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에 대한 희망으로 자신을 지탱하는 이니드 그리고 이들의 세 자녀로 이루어진 램버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알라딘 소개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비슷비슷한 면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가족의 해체니, 단절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거론되는 때에는 읽고 있노라면 가슴 한쪽이 아려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누구도 가족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순 없는 것. 껌처럼 붙어 떨어지지도 않은 채 나의 근간을 이루고 내 속에서 용서와 화해와 애증의 곡선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상인 가족.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



 

오오오오! 앨러리 퀸 시리즈가 또 나와 있었다니! 국적시리즈 중에서 내가 읽어보지 못한 한 권이다. <미국 총 미스터리>. 뉴욕 한복판에 위치한 현대식 스포츠의 전당 '콜로세움'. 이 거대한 경기장 안에 세계 최대의 로데오 쇼가 펼쳐진다. 왕년에 서부영화의 영웅이었던 벅 혼은 이 쇼를 계기로 뒤늦은 재기를 준비 중이다. 2만 명의 관중이 꽉꽉 들어찬 콜로세움. 로데오 쇼의 화려한 오프닝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두에 서서 트랙을 달리던 벅 혼은 갑자기 말에서 떨어지고 뒤따르던 수십 마리의 말발굽에 무참히 짓밟히는데... (알라딘 소개글) 앨러리 퀸이야말로 정통 미스터리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고, 내 맘대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이 창조해낸 앨러리 퀸과 그의 아버지 퀸경감의 캐릭터는, 셜록 홈즈나 애르큘 포와로에 비견할 만 하다고 감히 말해보기도 하고. 검은 숲 출판사에서 나온 이 시리즈 계속 사고 있었는데, 이게 나온 걸 모르고 있었다니..웅..ㅜㅜ

 

 

 

 

 

 

 

 

 

 

 

 

 


 

흠... 일하러 나와서... 알라딘에서만 1시간을 체류 중인 비연..ㅜㅜ 이제 여기까지 하자..ㅜㅜ 오늘 가서 당장 주문해줘야 할 책들이..한 권 두 권 세 권..켁. 많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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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6-0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책 그만 사야지하는 굳은(물렁한?) 결심과 동시에 이런 신간서적 소개 페이퍼는 꼼꼼히 읽으며 보관함으로 냉큼 집어넣고 5만원 조합을 이래저래 만드는 중. ㅠㅠ

비연 2012-06-07 22:43   좋아요 0 | URL
저도 야클님의 굳음(혹은 물렁한?) 결심과 같은 결심을 매번 합니다만, 지금도 알라딘의 서재늪(!ㅋㅋ)을 헤매며 신간들을 보관함에 넣고 있답니다..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