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일단 믿지 않고 본다는 게 내 철칙. 그렇게 되면 나중에 배신이란 걸 당해도 그 충격에 buffer가 생긴다고 여기고 있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서 배신 비스므레한 심정을 느끼면 (그게 친한 사람의 경우는 더욱) 아주 못 견디겠다. 오늘이 그렇다.

 

누군가로부터 어떤 소식을 들었다. 나는 전혀 모르고 있는 일이었는데, 어느 틈에 프로세스가 진행이 되었고 거의 결정단계였다.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일인데, 최근에 넘 바빠서 잠시 등한시한 틈을 타 나만(나만이 아니라도 느낌상으로는 나만이다) 소외된 것이지.

 

기실 그걸 나한테 꼭 알려줘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챙기지 않은 내가 잘못인 거고, 알아서 하는 거지... 남들이 다 나만 생각하고 사는 것도 아니고. 우선은 내 탓이다.

 

그런데도 느껴지는.. 뭐랄까. 배신감이라고 하면 좀 심한 것 같고. 그냥 섭섭함? 서운함? 그런 거인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말하자면 사람은 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고, 그 역할이 본인에게만 적절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으니 내가 그 사고의 경계 안에 들어있지 않은 건 당연한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는 거다.

 

나는 그렇다. 가급적 같은 기회에 내 주위 사람들을 같이 노출시키고 싶어서 정보를 공유하고 알아봐주고...그런다. 그게 나이브하다고 너만 손해라고 사람들이 그래도 난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삶의 태도는 당하기에만 쉬운 태도인 듯 싶다.

 

머릿 속이 뒤죽박죽이다. 여러가지가 다 예측되고 느껴지고.. 다른 사람들보다 여러가지 정황에 대해 좀 예민한 느낌을 가지는 나로서는, 그 당사자들이 가졌을 생각들과 의논들과 이런 것들이 투명하게 보여서 더 속상하다. 나도 앞으론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좀더 냉정하게 기만하고 속이고 숨기고...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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