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는 회사 일도 바쁘고 (끙) 봐야 할 자료들도 많고 해서 (또, 끙) 내가 좋아하는 쟝르소설을 읽는 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주말만큼은 쟝르소설 하나씩은 읽어줘야지 하는 결심 아닌 결심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사실 영화나 한편 볼까..했다가 (영화 본 게 올해 들어서는 딱 한번, 그것도 '2월'에 '하울링' 이라니) 바람도 많이 불고 씻고 화장하고 나가기 급귀챦아지는 바람에 일찌감치 포기한 채 드러누워 자다 졸다 책보다 하는 일요일을 선택했다.


 

라슈 케플레르의 <최면전문의>. 북유럽 작가들이 쓰는 쟝르소설이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지만 스티그 라르손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해서 든 소설이다. 물론 난, 능가한다는 말을 잘 믿지 않는다. 그렇게 말한 작가치고, 원래의 작가를 '능가'하는 예는 잘 보지 못했다는 거지. 스티그 라르손을 능가할 수 있어? 라는 생각도 컸고 말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책은 상/하권으로 나누어진 매우 두꺼운 책들이라 책장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래..못 읽으면 담주 주말에 읽지 뭐 라는 매우 나이브한 생각으로 집어들었다. 큭큭. 그러니까 기실은 나이브하다기보다 그만큼 이 책을 읽고 싶었다는 뜻이겠지만.

 

이제 상권을 다 읽고 하권을 끄집어내놓고는 책상 앞에 앉았다. 우선 말하고 싶은 건..1쇄라 그런가 (아무리 1쇄라도 그렇지!) 오자가 많이 보인다는 거. 요것은 옥의 티다. 나처럼 맨날 책을 끼고 사는 사람들은 이넘의 오탈자에 상당히 민감해서 이게 몇 개 보이면 정말 참기 어려운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예전엔 포스트잍으로 하나하나 붙여서 가끔 출판사에 메일도 보내고 했었지만, 요즘은 귀챦아 그것도 안 한 지 오래. 그래도 거슬리는 건 거슬리는 거다. 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쟝르소설을 끝없이 읽어대다보면 뭔가 예측이 가능한 소설들이 대부분이라 중간부터는 힘이 빠지는데 말이다. 이 책은 상권까지 다 읽었는데 약간의 단초만 잡았을 뿐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가 대답이고 그래서 매우 궁금하다. 하권을 읽고 싶은 굴뚝같은 마음을 내치고 책상 앞에 앉기까지 내 맘 속에는 수많은 잡념들이 스쳐지나갔다는 거.

에릭이라는 최면전문의이자 외과의사가 10년 전의 어느 사건으로 최면요법을 쓰지 않게 되었는데, 어느 사건에서 경찰의 간곡한 부탁과 자신의 마음 속 갈망으로 인해 최면요법을 실시하면서 비극은 시작된 것 같다. 말하자면, 그 최면요법은, 희생자인 듯한 아이에게 행해진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 아이가 가해자인 것으로 드러난 것. 그 와중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개인사들이 겹치고 약간 섬찟한 아이의 캐릭터가 점점 부각되고 있다. 아마도 내 예상에 10년전에 최면요법을 그만두게 된 사건(?)이 관계가 있지 않을까..싶기는 하지만. 흠.

 

뭔가 촌철살인적인 작가적 능력은 별로 안 보인다. 그냥 스토리가 재미나다고나 할까. 근데 스웨덴도 꽤나 무서운 동네인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중학교 2학년 남자애들이 지킨다고 하더니 스웨덴도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지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이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은 모습으로 묘사되곤 한다. 다 읽고 나서 한번 더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고,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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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저물고 있고. 이넘의 일요일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 것인지 말이다. 좀 자고 나면 저녁 때라는 매우 주관적인 시간의 속도라니. 내일부터는 꽤나 신경쓰이는 일들이 있어서 일에 집중해야 할 듯 하다. 회사 새로 들어온지 이제 8개월째인데 일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점점 바빠지고 있다. 역시나 회사는 공으로 돈을 주는 건 아닌 것이지 뭔가. 

 

그래서, 이 쯤에서 굿나잇.

 

 

뱀꼬리) 프로야구 개막전이 어제 있었고 두산은 넥센과 첫 2연전을 펼쳤으면.... 아주 보란 듯이 2연패를 당하셨다. 전력이 좀 절망스러운 지경이었다는. 아 그래서 우울해지려고 한다.

--> 수정... 2연패인 줄 알고 텔레비젼 톡 껐었는데...13:11로 대 역전극을! 역시 뚝심의 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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