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어책을 펴보았다. 오래 전에 사둔 책인 것 같은데 며칠 전인가 문득 눈에 띄여서 집어들게 되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던 것 같은데.... 굉장한(!) 러브스토리라고 했지 아마도.

 

러브스토리를 책으로 보는 게 얼마만인가..를 잠시 생각했다. 어릴 때 읽던 소설들 중에는 많았었는데. 고전도 그랬고 현대물도 그랬고 남녀의 애절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너무나 품위있게 그린 작품들이 있었다. 그 때는 나도 가슴을 두근거리며 그들에게 몰입되었었지. 아 이 얼마나 애절한가...이러면서.

나이를 먹으니, 러브스토리가 좋다 싫다를 떠나서, 무감각해졌다고나 할까. 쟤네 왜 저래? 까지는 아니라도 별반 감흥없이 그들의 사랑을 쳐다보는 일이 늘어나서 점점 그런 류의 책들은 안 읽게 된 것 같다. 책 뿐 아니라 영화도 그런 듯. 영화는, 삶도 슬픈데 영화까지 슬픈 게 보기 싫어져서, 참 우습게도 예전엔 tragedy가 아니면 영화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액션물이나 해피엔딩만 골라보게 된 것 같다. 최근에 본 영화들을 되새김질해보아도..흠. 끄덕끄덕.

 

그러니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좋았다 라는 평임에도 난 영화로 나왔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던 것이고... 내용이 뭔지도 전혀 모른 채 책을 펼쳐 들었다는 거지. 돌이켜보니 내가 너무 삭막해져있는 건 아닌가 싶어 좀 찝찝하기도 하네. 이 책, 이제 몇 페이지 읽진 않았지만, 좋은 것 같다. 뭐랄까.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The romantics would call this a love story, the cynics would call it a tragedy. In my mind, it's a little bit of both, and no matter how you choose to view it in the end, it does not change the fact that it involves a great deal of my life and the path I've chosen to follow. I have no complaints about my path and the paves it has taken me; enough compaints to fill a circus tene about other things, maybe, but the path I've chosen has always been the right one, and I wouldn't have had it any other way.

 

자기가 걸어온 길을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왔던 그 길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나름 성공한 인생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이야 뭐라 하든, 난 때마다 옳은 판단을 내렸고 그것으로 인해 크게 방향이 달라졌다 해도 다른 선택은 없었을 것이다...라는 생각.

 

Afterward he'd combed his hair back, put on some faded jeans and a long-sleeved blue shirt, poured himself another glass of sweet tea, and gone to th porch, where he now sat, where he sat every day at this time.

 

하루의 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머리를 빗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달콤한 차 한잔 받아서 언제나 앉는 그 자리에 앉아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모습...부럽다. 나도 이런 휴식이 늘 그립다. 어딘가에 내 마음 의지할 곳이 정해져 있어서 먼 발치를 뜻없이 바라보며 내 입안으로 흘러드는 차의 향과 맛에 취해 평안을 찾을 수 있는.

 

이렇게 이 책은 시작하고 있고. 이제 주인공이 사랑에 빠졌던 그 시절을 얘기하는 대목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어느새 나도 이들이 어떻게 만나 어떤 사랑의 스토리를 만들어낼지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And it had changed him forever. Perfect love did that to a person, and this had been perfect. 라고 묘사할 수 있는 그 사랑이. 이 차가운 겨울날에 내 맘 속에 난로 하나 살포시 지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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