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회사. 우습게도 저녁 7시에 회의란다. 나는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고 그래서 점심 먹기에는 버거워서 그냥 출근하다가 근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일...1시쯤인가부터였다. 별로 내키지도 않고 별로 맘에도 안드는 장표를 억지로 만들고 나니...이 시간. 뭐라도 먹어야지 하는데...팀장님이 큰소리로 말씀하신다. 시간도 그런데 빅맥셋트나 먹지?
그래서 난 오늘 맥도널드 햄버거로 점심 저녁 배를 채운다. 일년에 한두번 먹을까 말까한 햄버거를 하루에 다 먹어치우는 맛이라니. 좀 괴로와지려고 한다. (참고로 난 밥 이외에는 잘 안 먹는..ㅜ)
이제 허기진 배를 햄버거와 콜라와 감자칩으로 건조하게 때우고 아마 회의를 시작하게 되겠지. 일방적인 지시로 4시간여를 버텨야하겠지. 신경질이 끓어올라 힘들어지겠지.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여기로 들어온 지 3개월이 넘어가는데.. 처음에는 정말 긍정적인 기분이었으나 이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회사 생활이라는 게 그렇지... 맞아. 잊고 있었던 거야...
자료를 일단 넘기고 인터넷을 뒤지다가 프레시안에 실린 글을 발견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1202151621§ion=04&t1=n
루스 렌들의 <활자잔혹극>. 제목이 묘하게 맘에 안 들어서 외면하고 있던 책인데, 이 글을 읽고 바로 보관함에 푱~ 집어넣었다. 기실 오늘 아침 출근하기 전에 열권 정도의 책을 바리바리 장바구니에 넣어 주문한 바 있는 나는...염치도 없이 또 책을 사고 싶다 생각한다.
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
인상적인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와 비견할 만한 작품이라고 하니 당연 읽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 카포티의 이 책은 소름이 끼쳤었다).
알라딘에 들어와보니 이런 책도 눈에 띈다.
와튼스쿨의 최고 인기강의라는. 뭐 인기강의라는 건 그닥 중요하지 않지만, 내용에 관심이 간다.
다이아몬드 교수에 따르면,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이 어떤지 헤아리고 기분을 맞춰가면서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표준이나 프레이밍을 활용하는 것,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는 것 등은 이것이 제대로 행해졌을 때 효과를 발휘하는 하위 전략들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요즘은 조직에서 리더십이란 뭔가 설득은 어떻게 하는가 협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다시금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무래도 회사 생활을 오랜만에(!) 재개해서 그런 듯 싶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나치지 않은 분야가 그런 내용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몇 년 전에 비해서 얼마나 나아졌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사실, 많이 좋아졌다 고 생각했었느데, 상황에 맞닥뜨려지니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속상한 와중인지라.
이제 회의다. 맥도널드 빅맥을 입에 쑤셔넣었더니 입이 다 까칠하다. 집에서는 맛난 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을텐데 난 여기서 햄버거를 먹어야 하는 게 아쉽고 조금은 슬프다. 암튼 회의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