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뭔가 자꾸 마음에서 날 잡아당기는 말들이 있다.

이렇게 사는 거 맞아? 이게 네가 원하는 거야? 웃는 게 웃는 거 맞아? ....

바람도 스산해지고 온도도 내려가고 그래서 온 몸을 두꺼운 털로 돌돌 말고 다녀서 그런걸까. 암튼 겨울이 되면, 그러니까 겨울의 첫 자락에서 꼭 드는 생각들이다. 끝 자락도 아니고 첫 자락.

오늘도 그렇네. 이 일 저 일 생각하니, 내가 어디서 어떻게 했어야 이 인생 말고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되았고, 막연히 주저주저 하는 마음이 생긴다. 한 번 사는 인생, 돌이킬 수도 없고 리바이벌도 안되고 그러니 지금 주어진 것이 최고라 생각하고 잘 살아보자..라고 으샤으샤 하는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넘의 계절이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았어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정말 신나서 임할 수 있는 인생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아 억울하기도 하고. 이미지상으로는 늘 자신감 넘쳐 보이지만 마음은 늘 망설임이고 후회이고 희미함이다.


 

 

 

 

 

 

 

그러던 와중에 만두님 책이 두 권 나왔다. 하나는 추리 리뷰이고 하나는 에세이. 모르는 사이, 만두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계셨던 모양이다. 작년 이맘때, 특히 마음에 바람이 몰아쳤던 스산함은 만두님의 급작스러운 부재 떄문이었고.... 책들을 보니 그 즈음의 스산함이 다시 느껴진다.

사는 게 참 뭔지. 괜히 마음이 잦아드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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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1-12-0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습니다.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비연 2011-12-02 09:0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저도 오늘 내일 주문하려고 해요..
시간 참 빠르죠. 그래도 그 즈음의 아픔이 아직은 남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