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3부작을 다 읽었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이 책들을 손에 든 순간부터 책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니만 결국 3000페이지 가량 되는 이 분량을 일주일 만에 다 해치운 듯 하다. 덕분에 다른 독서도 많이 못 했고 일은..으윽. 생각하지 말자. 암튼, 이 시리즈, 대단한 흡인력이 있다.
<밀레니엄> 잡지의 미카엘 블룸크비스트 기자와 천재적인 해커이자 암울한 과거를 가진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축으로 하여 30년을 아우르는 역사를 한 편 완성했다고 보면 된다. 방예르 가문의 잃어버린 손녀를 찾는 일로 만나게 된 이 둘이 이루어내는 스펙터클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 배경을 이루는 정치와 금융계의 부패, 여성에 대한 폭력, 인권유린, 비밀 결사조직, 공권력의 잘못된 사용 등에 대한 뛰어난 사회의식들이 잘 어울려 있다. 마치 이것이 실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감있고 잘 짜여진 구도들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원래 10부로 예정되어 있었다고 하니 3부에서 대단락을 이룬 이야기 이후에 리스베트의 동생인 카밀라의 이야기도 나왔을 것 같고 미카엘과 모니카의 사랑이 어떻게 진전되었는 지도 나왔을 것 같고 <밀레니엄> 잡지가 어떻게 발전해나가지는 지도 나왔을 것 같고... 아니 도대체, 스티그 라르손, 왜 가버리신 건가요. 아직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남았는데...;;;; 돌아와줘요 돌아와줘요.
제일 맘에 드는 장면은 역시 3부의 마지막. 스포일의 위험이 있어서 말은 못 하겠지만, 그 장면, 맘에 든다. 이 소설은 리스베트가 많은 상처들을 딛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그래서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방법을 알아나가는 과정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읽어볼 만 하다고 본다. 왜 사람들이 그리도 열광하며 이 책을 좋아라 했는 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은 무궁무진하지만.
3부까지 다 읽고 나니 뭐랄까. 허탈하다. 더 많은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인생을 알고 싶은데, 그 끈이 툭 끊어져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