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살인사건 - 파일로 반스 미스터리 2
S.S. 반 다인 지음, 이정임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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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다인의 추리소설 중에서도 이 작품은 비교적 범인을 알아채기가 쉬웠다^^;;   이 사람의 작품을 계속 읽어서인지 그 추리 과정에서 누구를 지목하는 지가 조금씩 보이는 탓도 있겠고 처음에 시작되는 편지글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성격이 어느 정도 보인 덕분이기도 하다.

자기가 범인으로 몰리지 않고 싫어하는, 아니 증오하는 사람을 범인으로 몰고 싶어하는..교활한 범인의 잔꾀(본인은 꽤 훌륭하다고 계속 자만하지만 그 얕은 수가 뻔히 보이는...)를 파일로 반스는 아주 훌륭하게 풀어낸다.  그의 늘 하는 방식대로 처음부터 직감으로 느껴지는 범인을 대상으로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가듯 그 음모를 파헤쳐가는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고....경탄스럽다. 이 추리소설의 재미는 이러한 연역적 추리의 극치를 보는 데 있다. 또 하나는 이 작가의 광범위한 지식이다. 독물학과 물에 대한 지식들을 하나하나 늘어놓는데..아 그 해박함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파일로 반스를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그 경지에 항상 감탄이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점들을 착안할 수 있을까....

사악한 인간은 첨엔 그 꾀함이 치밀할 수 있으나 갈수록 스스로에게 도취되면서 헛점을 나타내게 마련이다. 그래서 악의 끝은 멸망임을..추리소설마다 밝혀내고 있는 것일 테고. 이 작품에서도 자신의 범죄를 완전하게 이끌기 위하여 주제넘게(!) 탐정을 끌어들이는 바람에 자멸하는 범인의 모습이 적나라하고..좀더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 단락. 그의 부재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잘도(!) 영위하는 뒤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 잘난 척하며 자기 혼자 욕심부리고 그것을 나쁜 방법으로 얻고자 한 사람의 남겨진 자리에는 누구도 회한을 남기지 않는 법인가....그래서 약간의 씁쓸함마저 느낀다.

히스 경사의 다정함도 돋보인다. 처음 '벤슨 살인사건' 때 반스의 친구인 마크햄 지방검사의 부하로서 반스를 만나 그의 현학적이고 심리적인 분석에 코웃음을 치며 경멸해마지 않던 그가...이젠 마치 반스의 오른팔처럼 행동대원으로 열렬히 참여하고 반스가 위기에 처하자 진심으로 걱정하는 그가 인상적이었다. ㅋㅋ

요즘 반 다인 시리즈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이제 장마도 곧 시작된다는데 이 책 한권 손에 쥐고 비오는 창문을 등진 채 지내봄이 어떨까...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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