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영교수가 23년동안 번역해온 <알베르 카뮈 전집> 20권이 <시사평론>이라는 책으로 마감되었다는 반가운 뉴스가 최근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알베르 카뮈를 만난건 당연하겠지만 책세상에서 나온 김화영교수의 번역물인 <이방인>이었다. 카뮈의 소설을 좋아하는 엄마가 사왔던 책을 내가 겸사겸사 읽은 것이었고 난 그 이후로 카뮈에게 반해서 그의 소설 뿐 아니라 그의 일대기까지 다 구입해 읽게 되었다. (이 서재의 이름도 camus이다)

책세상에서 나온 책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기는 하다. 몇 권 빼먹은 게 있기도 한데, 찾아보고 (하도 흩어져 있어서 뭘 샀는지도 알 수 없다는) 빠진 부분은 메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화영교수로 인해서 카뮈를 좋아하게 된 사람들이 꽤 많으리라는 생각을 해볼 때 카뮈를 전공한 김화영교수에게는 상당히 뿌듯한 일이 아닐까 싶다.



 

 

 
 

 

 
 

 

 

 

 
 

 

 

 

 


모아놓으니 많다! <태양의 후예> 라는 책 이외에는 글의 종류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 비슷한 표지 양식에 카뮈의 그 우수어린 얼굴을 작게 박아놓았고 이는 어떤 표지 디자인보다 사람들에게 흡인력을 가지게 했다. 무엇보다 카뮈라고 하면 노벨상을 탔고 뭔가 어렵고 뭔가 난해하고 부조리니 하는 말로 설명이 되는 작가라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에게 그는  어려운 소설만 쓴 것이 아니며 희곡도 썼었고 평론도 썼었고 에세이도 썼었고 좀더 쉬운 소설도 썼으며 작가이기도 했고 배우이기도 했고 연출가이기도 했음을 알려준 시리즈였다. 카뮈라는 사람을 훨씬 인간적으로 가깝게 만들어준 모음이라고나 할까.

그의 인생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소설 혹은 글이란 작가의 인생을 투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을 보다 절렬하게 느꼈었다. 그의 사상과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그의 여성편력이나 기타 등등의 생활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카뮈가 현대 문학의 흐름에서 결정적인 이정표의 역할을 했으며 그의 주옥같은 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부조리성에 대해 그러나 그 희망에 대해 느끼게 해주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나중에 시간되면 카뮈의 인생에 대해서 한번 쓸 기회가 있었으면 싶다. 내가 읽은 그리고 지금 읽으려고 둔 카뮈에 대한 글들, 평론과 전기들은 비슷비슷한 내용일지라도 하나라도 놓칠새라 열심히 틈틈히 읽고 있고 한번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하고 싶은 건 너무나 많은데, 왜 이리 시간이 없는 것인지)


















올리비에 토드가 지은 <Albert Camus>는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마찬가지로 책세상에서 나왔다. 물론 이 책은 김화영교수의 번역은 아니다. 합쳐서 거의 15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으로 카뮈의 어린시절부터 죽을 때까지의 인생을 정말 섬세한 필력으로 서술함과 동시에 그의 여성편력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 전기집이다. 내가 읽어본 중에는 이게 제일 카뮈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 것 같다.




 

 

 

 

 


카뮈의 스승이자 문학의 정신적 지주였던 쟝 그르니에가 쓴 <카뮈를 추억하며>도 사적이면서도 뛰어난 글쟁이로서의 카뮈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쟝 그르니에 자신이 훌륭한 작가였기 때문에 (카뮈 이전부터 난 이 사람의 글을 좋아했다. 특히 '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지금 사두고 꼭 읽어야지 하는 책이 이 책이다.  허버트 R. 로트먼이라는 저술가가 쓴 <카뮈, 지상의 인간>은 카뮈 평전의 결정판이라고 불리우는 책이고 연대기별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시대상에 따른 카뮈의 인생, 그리고 내적 방황과 분열을 겪는 인간적인 카뮈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었다고 한다. 이것도 다 합치면 1400페이지가 훌쩍 넘어서 감히 감행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겼으니 슬슬 읽어봐야겠다.

내가 왜 Camus를 좋아하는가? 그것은 그 사람 글을 읽는다고 하면 폼나서? 괜히 어려운 책 읽는다는 자족감에? 사진 속의 작가가 멋져서? 이런 이유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상당히 험난한 인생을 살아낸 카뮈가 어쩌면 누구나 절망에 사로잡혀 생을 자포자기할 수도 있었을 환경이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작가라서 좋다. 그의 글은 흐름이 있어서 살아있었다면 부조리와 반항을 딛고 살아있다는 것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글을 썼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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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2-1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쓰신 내용은 왠지 장영희 님의 글 어느 구석과 느낌과 닮았네요..또한 제가 어딘가에 끄적거려본 내용하고도요^^..

장르와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떠나 결국 희망을 노래하려는 것이 오래 읽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까뮈 전집에 대한 내용을 신문에서 봤는데 다시 발견한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ㅋ

그리고 비연님 서재 주소도 왠지 그런 듯 해서요~ 편안한 밤 되세요!!

비연 2009-12-20 09:40   좋아요 0 | URL
아..바람결님. 비슷한 마음을 가지신 듯 해서 넘 좋습니다~
좋은 일요일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