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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이 코드 복사가 안되네.... 흠...

 

아뭏든.

 

어제, 두산과 SK 프로야구 경기가 있었다. 나는 열렬 두산팬. 엔트리부터 살핀다. 흠? 흠? 선발투수에 홍상삼?

 

아 정말. 김태형 감독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 선수는 왜 아직까지 안 내보내고 계속 가지고 있는 건데?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내 주변의 두산팬들도 오늘 또 심판 위로 날아가는 공을 보게 되는 거야 라고 자조했고.

 

사실 홍상삼의 구속은 굉장히 빠르다. 90년생인 홍상삼은 아주 어릴 때부터 두산에서 나왔고 선발로도 나왔다가 구원으로 나왔다가 다방면에서 활용하려고 애쓴 투수이다. 근데 구속만 빠른 거다. 일단 자기 마음대로 공이 안 들어가기 시작하면 멘탈이 나가기 시작한다. 계속 볼만 들어가거나 (연속 포볼 쫘악..) 간혹 심판 머리 위로 날리고 간혹은 포스 앞에서 바운드 볼 날리고 간혹은 타자 몸에 맞는 사구도 던지고. 그러다가 만루홈런도 맞고. 그 잔혹사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도대체 투수가, 멘탈이 그렇게 약해서야 어떻게 공을 던질 수 있겠는가. '홍' 때문에 경기가 엉망이 된 날이면 아주 입에 거품을 몰고 욕을 했었다.

 

한동안 안 나오길래 이제 은퇴라도 했나, 했었는데 갑자기 선발이라니. 그동안 2년 가까이 퓨쳐스리그에서 활동했던 모양인데 성적이 나쁘지 않은데 대개 1~2이닝 정도 소화한 상태라 이 정도로 SK 상대의 선발이 가능하겠는가 의아스러웠다. 그래서 어젠 야구를 보지 않고 약속을 잡았고 집에 가는 길에 야구경기를 틀었다. 흠. 이기고 있네? 큰 점수차로? 홍상삼은 4회에 강판이 되긴 했지만 삼진도 많이 던지고 점수도 많이 안 낸 것 같았다.

 

나중에 이 영상을 보니, 야수들도 사력을 다하는 것 같았다. 홍상삼의 부활을 위해서. 원래 홍상삼이 좀 순진한 면이 있어서 어제 '오늘의 선수' 로 뽑힌 후 인터뷰 하는 걸 보면, 참 아이스럽다 싶을 정도인데, 그게 나쁘게 보이진 않았다. 특히나... 너무 욕을 많이 먹어서 공황장애가 왔었다는 말을 하면서 눈물을 못 참는 모습을 보면서, 에구, 나도 그 무리 중의 하나였는데 좀 미안하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지금 저 동영상은 40,000번도 넘게 재생이 되고 있고 사람들 모두,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나이가 아주 많지는 않으니 이제라도 컨트롤을 좀 다듬어서 계속 마운드에 서준다면 이용찬이나 장원준이 왔다리갔다리 하는 이 와중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욕하지 말고 좀 지켜봐야겠다 싶었다.

 

살면서, 일이 참 내 맘처럼 안 풀리고 내 실력만큼 대접도 못 받는 때가 있다. 그게 짧으면 좋은데 길면 정말 못 견딜 일이기도 하고. 일종의 슬럼프일 수도 있고... 실력이 아직 다 무르익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그럴 때 의지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버텨낼 수 있는 거다. 어제 경기내용으로 봤을 때 홍상삼은 동료들이 전심전력으로 도와주는 것이 느껴졌고 그래서 재기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목요일이다. 그저께 4월 16일에는 하도 이상한 (아니 미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슴 속에서 분노가 넘실거렸었는데... 언급도 하기 싫은 인간들이고 그냥 퇴출시켰으면 좋겠다. 독재에 항거한 사람이었다는데 그렇게 늙을까봐 걱정된다는. 어쨌든, 두산도 이겼고 손흥민도 두 골이나 넣어 팀의 승리에 절대적 기여를 했고... 그저 스포츠만이 내게 기쁨을 안겨주는 세월이다. 아. 물론 기본적으로는 책... 어제 <퍼스트 러브>를 다 읽었다. 그 내용은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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