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리보칭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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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일 금요일 새벽 6시 28분 캉티뉴쓰 호텔 뒤 호숫가 산책로에서 총에 맞아 죽은 남자 시신이 발견 됐다는 신고가 긴급 신고 센터에 접수 되고 39분 뒤 인근 파출소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한다.


발견 된 시신의 등 왼쪽 심장 부위에 지름 0.5센티미터의 총알 구멍이 나 있고 손과 얼굴에도 경미한 찰과상이 있었다.

긴급하게 폴리스 라인을 치고 출입을 차단 한 후 오전 9시경 형사와 법 의학자들이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기초적인 감식을 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피살자는  캉티뉴쓰 호텔의 사장 바이 웨이둬, 연회색 기능성 소재 운동복 티셔츠와 검은 색 트레이닝 팬츠 차림에 스포츠 양말은 신었지만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잔돈 25위안 외에 다른 소지품은 없었고 온몸이 물에 젖고 머리카락과 옷은 진흙 투성이였다.


'캉티뉴쓰 호텔은 5성급 호텔이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락한 객실, 훌륭한 서비스, 고급 스파, 좋은 술과 맛있는 안주,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 호텔은 꿈의 결실이다. 타이완 중앙 산맥에 남은 마지막 미 개발지, 그 신비한 호수의 절경이 내려다보이는 60미터 절벽 꼭대기, 바로 그곳에 이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여행 잡지 <크라우디드 선>에 소개 된 캉티뉴쓰 호텔, 호수와 절벽 사이에 절묘하게 서있는 천국 같은 그곳에서 2016년 새해 첫 날 호텔 사장이 피격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 소식을 처음 접한 왕쥔잉 검사로 지방 검찰청에서 12직등급 정도의 서열 3위의 위치에 있지만 화려했던 지난날의 수사 이력과 달리 이제 세월에 맞춰 늙어가는 것만 남겨 두고 있다.

검사 왕쥔링은 2016년 새해 첫날 에 발생한 캉티뉴쓰 호텔 사장 피살 사건이 자신의 경쟁자인 타이중 시 중구 경찰계의 두목 '차이궈안'에게 넘어 갈 까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차이궈안'은 경찰 고위 간부 부터 뒷 골목 조폭 똘마니들까지 탄탄하게 쌓아 둔 인맥으로 그의 직인이 찍힌 서류는 어디를 가도 무사 통과 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검사 왕쥔링은 이 피살 사건을 진두 지휘 하며 경찰들을 병풍처럼 세워두고 수사 결과를 발표 해야 겠다고 결심하고 캉티뉴쓰 호텔로 향한다.

하지만 왕검사 보다 한발짝 앞서 사건 현장에 도착한 차이궈안은 거들먹거리며 차에서 내리려다가 휘청 거리는 왕검사를 부추겨 주며 서로 날카로운 기 싸움을 벌인다.

경찰 측에서 판단한 사인은 총상이였지만 법의학자들의 초기 부검 결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피살자의 호흡기에서 점액 분비물과 진흙이 대량으로 발견 되었는데 이는 숨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물에 빠졌다는 증거로 총탄이 피살자의 등으로 들어와 좌측 폐를 관통한 뒤 갈비뼈 사이데 꽂혔지만 심장과 동맥은 손상 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법의학자들은 부검 결과 피살자가 총에 맞아 즉사 하지 않고 호수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산책로까지 기어 올라온 후에 과다 출혈 상태로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망한 캉티뉴쓰 호텔의 사장 바이웨이둬는 쉰살 의 나이의 타이중 출신 사업가로 결혼은 했지만 자녀는 없었다.

서른 세 살의 나이에 웨이둬 건설을 설립하며 호텔, 실업 개발등의 여러 기업체를 운영했던 촉망 받는 기업가로 2009년 캉티뉴쓰 호텔이 완공 되자마자 그는 자신의 모든 사물실을 호텔 2층으로 이전 하고 자신도 호텔 옆 직원 기숙사로 이사 했다.

아침 8시 부터 밤 9시까지 왕성하게 일했던 바이웨이둬는 누군가에게 원한을 샀던 인물은 아니였고 건축 관리법 위반이나 소소한 민사 분쟁 사기죄 고소 사건이 외에 어떤 전과기록도 없었다.

사건 수사가 오리무중으로 빠질 수록 경찰 쪽 간부 차이궈안과 검사 측 우두머리 왕쥔잉은 수사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언론의 관심을 한 껏 받으며 직접 수사를 진두 지휘하고 싶은 왕 검사는 또라이 기질을 가졌지만 비상한 두뇌를 가진 젠돤 대학의 푸얼타이 부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범죄 연구가 인간을 이해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 하며 해결하기 힘든 각종 범죄수사를 돕고 있는 푸얼타이 부교수는 조류 연구 전문가로 그의 추리 실력은 거의 신기에 가까웠다.

캉티뉴쓰 호텔 건물의 'ㅅ'자 형태와 절벽이 만들어낸 삼각형 형태의 야외 테라스에 풀장과 노천 카페가 있는데 이곳의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심어 놓은 키 작은 나무와 스테인리스 난간을 넘으면 20층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다.

절벽 곳곳에 있는 바위와 나무들 사이 움푹 파인 곳의 새 둥지를 발견한 푸얼타이 부교수는 사람의 발자국과 나뭇잎에 묻은 화약의 흔적을 발견한다.

cctv영상에 찍힌 수상한 차림의 범인을 찾기 위해 호텔 전 직원들에게 탐문을 하자 '황아투'라는 이름의 인물을 지목한다.

호텔 정원 조경을 담당했던 인물 '황아투' 현재 행방이 묘연 한 상태로 그 사람 이름으로 등록된 엽총이 있었다.

경찰 기록에 의하면 '황아투'는 막 노동, 제철소, 식당, 농협, 호텔에서 일하면서 상해죄, 불법 감금죄, 기물 파손 죄로 처벌 받은 전과가 있었다.

10여년 전 이곳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바이웨이둬와 친분을 쌓아서 캉티뉴스 호텔을 건설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던 인물이였다.

피살자 바이웨이둬는  자수성가한 기업가로 주변의 원한을 산 인물이 아니였다. 그의 아내 란니는 42살로 중부 지역 부동산 재벌의 무남독녀로 흙수저 출신인 바이웨이둬와 결혼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란 씨 가문 사람들이 뉴질랜드로 이민 간 후 이 집안의 사업체를 바이웨이둬가 넘겨 받아 사업 영역을 확장 할 수 있었다.

남편이 피살 당하기 하루 전 란니는 아침 8시에 남편과 함께 사무실로 출근하고 연회장에서 열리는 약혼 파티를 축하해주었고 각자 일을 본 후 새해 전날 밤을 함께 보낼 친구를 데릴러 차를 몰고 나갔다.

송년 파티에 참석한 부부는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난 뒤 귀가 했다.

다음 날 새벽 5시 조깅 복 차림으로 집을 나선 바이웨이둬를 아내 란니가 창가에서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였다.

부부와 함께 송년 파티에 참석했던 여 비서 장커커는 사건 당일 아침 잠에서 일찍 깨서 호숫가 산책을 나갔다가 녹색 윈드 재킷을 입은 이상한 사람과 마주치고 산책로로 내려갔다가 시신을 발견 했다.

1999년 5월 10일 새벽 1시경에 발생 했던 코야오 연못 옆 가스 공장 가스 폭발 사고로 사망자 6명, 부상자 28명의 인명 피해와 함께 가옥 35채가 전소 되었던 '코야오서 가스 폭발 사고'를 찾아낸 경찰 측은 이 사건으로 캉티뉴쓰 호텔 개발 계획이 통과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우연한 가스 누출 사고 였는지 고의적인 폭발이였는지 확실한 물증이 없는 상황으로 사건은 덮어졌다.

차이궈안은 호텔 대연회장에서 수많은 취재 기자들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연다.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마침내 중요한 목격자를 찾아 냈습니다. 호텔의 한 경비원이 오늘 새벽 5시경 호텔 바깥쪽 경비 초소에서 황아투(차량번호 XY-3521)가 트럭을 몰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 했습니다.

경찰이 호텔 단지 내 숲에서 그 차량을 발견 했으며, 조사 결과 황아투(본명 황셴)가 차를 그곳에 버려두고 걸어서 호텔 로비를 가로질러 야외 테라스로 나간 뒤 로프를 이용해 절벽면의 움푹 파인 곳으로 내려가 숨어 있다가 바이웨이둬가 산책로를 지나갈 때 총을 쏘아 살해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찰은 황아투에 대한 수배령을 즉각 내리고 용의자 행방을 찾는데 혈안이 된다.

사건의 중요한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는 일급 보호종 펠리칸 새, 코야오서 가스 폭발 사고, 행방이 묘연 한 호텔 조경 담당자 황아투, 그리고 여비서 장커커....

타이완 중앙 산맥에 자리 잡은 신비한 호수의 절경이 내려다 보이는 60미터 절벽 꼭대기에 자리 잡은 '캉티뉴쓰 호텔'

호텔 사장 바이웨이둬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 처음부터 계획된 살인이였을까?

명탐정으로 알려진 조류학 교수 푸얼타이, 전직 경찰 뤄밍싱, 변호사 거레이, 신비의 괴도 인텔 선생 모두 살해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 호텔에 투숙하고 있었던 것일까?


['1998년 화롄으로 출장을 가다가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는 바람에 산길을 돌아가던 중에 우연히 이 호수를 보았어요. 캉티호가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이라 제대로 된 도로도 없었죠. 힘들게 코야오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늦은 시간이었어요. 지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찾아왔다가 구야오원 목사님 때문에 기절할 뻔 했습니다. 목사님이 내게 활을 겨눈 채 성니콜라스 십자가를 찾아온게 아니냐고 묻더군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했더니 나를 교회로 데리고 가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를 구워 죽통밥과 함께 내어주시더군요. 좁쌀술과 국화차도 함께요. 우린 밤새도록 애기를 나눴습니다. 코야오서의 역사에 대해 듣고 코야오봉에 올라가 일출도 봤죠.

그 일을 계기로 캉티뉴쓰 호텔 건설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어요.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도 맛있고 좁쌀술도 향기롭고 호수 경치는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다웠죠. 수많은 곳을 가봤지만 캉티호와 코야오서 만큼 타이완 고유의 더럽혀지지 않은 신성한 감동을 주는 곳은 없었어요.'

-살아 생전 호텔 사장 바이웨이둬가 검사 왕쥔링과 나눴던 대화 중에서 p.328-329

이들 네 사람의 서로 다른 내밀 한 사정들이 하나 둘 씩 드러나면서 호수와 절벽 사이 자연이 내지른 소리에 빨려 들어가는 천상의 섬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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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0 2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인줄 알았어요 ㅎㅎ 표지는 예쁜데 내용은 추리소설이군요 ~ 스콧님 관심사는 정말 넓은 듯 ㅎㅎ 대만추리소설은 처음 접하는 듯, 궁금합니다. 스콧님 편한 밤 보내세요 ~

scott 2022-03-10 22:05   좋아요 2 | URL
표지가 그랜드! 떠올리게 만들죠.
설정 분위기도 좀 비슷 합니다
타이완 표 밀실 추리 소설!
찬호께이가 인정한 작품이라고 해서 냉큼!!

미니님 편안한 밤 ! 굿! 밤 ^^

미미 2022-03-10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쌩뚱맞지만 무라카미 배지가 욕심나네요ㅎㅎ 스콧님의 별5개 작품은 저도 찜! 😆

scott 2022-03-11 11:53   좋아요 1 | URL
미미님 박사곰에게 달아주고 싶은 거죠!ㅎㅎㅎ
.   /\__.ヘ/ヽ
   /   (_(⌒厂ヽ
  |      ̄\ノ
∩∩ ミ ⌒ o ● ミ
( ⊂) 乀_____ノ

희선 2022-03-11 0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 나온 사람 가운데 범인이 있겠지요 어떤 비밀이 있을지... 자연이 내지른 소리라는 말을 보니 그곳에 호텔을 지어서 자연이 안 좋아지고 누군가 피해를 입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면 좋을 텐데, 사람은 좋은 곳이 있으면 거기에 꼭 뭔가를 짓는군요


희선

scott 2022-03-11 11:55   좋아요 2 | URL
아닙니다
이거 마지막 반전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리뷰에서는 감춰 버렸습니다
사알짝 힌트만 ㅎㅎㅎㅎ

천혜의 자연 속에 자리한 호텔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요런 설정 하나 만으로 작가가 작품 한권 뚝딱!

밀실 살인 트릭 추리는 흥미진진한데
실제 발생하면 안됌요 ㅎㅎㅎ

psyche 2022-03-11 0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재미있겠는데요!

scott 2022-03-11 11:55   좋아요 2 | URL
잼!ㅎ 납니다 ㅎㅎ
이제 일본판 추리 안봐여 ㅎㅎ
타이완 추리 SF가 대세!^^

새파랑 2022-03-11 08: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랜드부다페스트랑 히가시노 게이고가 떠올랐어요 ㅋ 간만에 추리소설이 땡기네요 ^^

scott 2022-03-11 11:56   좋아요 2 | URL
게이고 옹 요즘 필력이 하향세 ㅎㅎㅎ